'동성결혼 승인에 대한 차별적 시각의 접근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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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우(lotrec78)등록 2004.03.17 17:32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장애인 이동권 쟁취 운동', '외국인 근로자 고용보장 및 인권문제'등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해 판단을 내리기 전, 대중적 가치편향에 쉽게 편승하는 것은 아닌가 자문해 봐야 한다.

그들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거나 반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자의식에 대한 근거를 스스로 캐물을 수 있는 입체적 사고를 견지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기 때문이다. 얘기인즉슨 '현실적으로'라는 부사의 수식에 의지하지 않고 '누구나 다 수긍하는 원칙'적인 부분에 대해 공정하고 정당한 판단을 존중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대하는 대중의 차별적인 시각과 배타주의는 시민사회가 계속해서 개선시켜 나가는 것이 옳다. 서로가 차이를 인정하고 구분하는 것과는 별개로 다수의 권익을 옹호한다는 미명아래 소수자를 차별하는 것은 엄격하게 구별되어야 한다. 근대사회로 접어들면서 여성, 장애인, 흑인, 동성애자에 대한 비이성적 차별은 세계 도처에서 점진적으로 이성의 조율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적 소수자는 암묵적으로 열등한 입장을 강요당하고 동등한 권리를 제한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동성애자에 대한 시각은 지속적인 문제제기에 비해 가장 더디게 사회적 합의의 영역 안에 편입되고 있다. 어떤 차이보다도 두드러지는 육체와 몸에 관한 차별에 대해 사회의 시각은 냉담하기 때문이다.

즉 다른 것보다도 장애자와 동성애자의 권익신장이 속도가 더딘 이유는 육체에 대한 차이가 이성적인 차원보다 감성적인 차원에서 더 쉽게 감응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사회로부터 격리되서 관리되어야 할 대상으로 그들을 인식하는 동안은 모든 인간이 똑같은 인권을 누려야 한다는 선언은 허울좋은 도덕적 명제일 수 밖에 없다.

역사의 지평선 이면에는 동성애자들이 줄곧 존재해 왔다. 여전히 혐오의 대상이나 정신 질환자로 치부되는 경향이 강하지만 여러 전문가들의 연구들은 그것이 일종의 성적일탈이나 비정상이 아님을 밝혀내고 있다. 그래서 아직까지 유교적 가부장제의 사회의식을 갖고 있는 국내의 사정과는 달리 많은 국가에서 동성애를 인정하고 있으며 인권 및 법적권리의 형평도 계속해서 보장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2.11 샌프란시스코 시장인 '개빈 뉴섬'의 동성결혼 승인과 결혼증명서 발급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다. 법적권리의 차별로써 성정체성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두고자 하는 여론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의외로 그 속내가 간단하다. 그들에게 권리를 차별 적용함으로서 상대적인 불이익을 통해 나와 다름에 대한 가치판단을 적용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또한 한편으로는 자신과 연대하고 있는 주변 사람들과 강한 연대감을 구축하기 위한 심정적 마지노선을 양보할 수 없다는 것으로도 읽힌다. 동성애를 인정하는 미국에서도 이것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울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기존의 가치관에 대한 수정을 현실적으로 요구하는 첫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동성애는 전염병이 아니다. 또한 그들을 문란한 육체행위로 AIDS를 급속도로 세계에 퍼뜨리는 숙주로 인식하는 몰이해와 맹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성적 정체성은 신드롬 및 유행과는 별개의 것이다. 더군다나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 각자의 성정체성이 쉽게 동성애로 변이되는 형질차원의 문제도 아니다. 인간이라는 생물체가 지구상에서 계속해서 번영을 누리기 위한 생식의 차원에서도 동성애자가 끼치는 해악은 무시할 정도로 미미하다.

오히려 딩크족과 같이 젊은 부부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아이를 갖지 않으려고 하는 사회인식의 변화가 더욱 근본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이것 또한 제 3자가 왈가왈부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개인의 자유의사에 관련된 문제다. 즉,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주의자들은 그토록 천장이 무너질까봐 걱정하는 기우의 원인분석에 좀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포르노나, 변태 웹사이트에서 성적 정상인들의 굴절된 욕망을 채워주는 상품으로서의 동성애에 대한 선입견은 스스로를 건전한 주류에 자리매김하고자 안달하는 허위의식에 다름아니다. 정확한 인식에 기반한 판단을 담보한다면 오히려 그들의 더 건전한 성적 평등관에서 기존 사회가 갖고있는 흠결을 보완해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평등과 자유라는 측면에서 '동성결혼'인정은 하등의 불협화음을 내지 않는다.

이와같이 성적 소수자로서 그들을 인정하면 법적 논쟁은 가당치 않은 근거에 존립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성정체성을 인정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현시점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일견 곤란한 점이 있다. 모두에 밝혔듯이 원칙적으로 옳고 그름의 시시비비가 가려진다고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것과 직선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을 괴물로써 인식하는 태도는 스스로 경계해서 수정해 나가야 한다.

장애인에 대한 시각은 대체로 정상인들로부터 보호와 수혜를 받아야 하는 열등적 지위자로 인식해 왔다. 그러나 그런 감정적 평등론 및 동정론은 님비나 바나나현상(생활권에 장애인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으로 적나라하게 가짜인식임이 드러나지 않던가. 물론 개인 및 집단의 이익관계에 있어서 그러한 처신이 이해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영구적인 몰이해와 표리부동의 것이어서는 안된다. 싫고 좋음은 개인의 입장이되 옳고 그름은 사회적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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