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만평]가상뉴스 - 화장실 실명제가 도입되어 논란

어쨌든 실명제는 필요한 곳에만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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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ssmlu)등록 2004.03.23 13:55

ⓒ 신상민


탄핵도 통과시키고 하릴없던 16대 국회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22일 화장실 사용자 실명제를 입법해 뒤늦게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H당 홍모의원은 "화장실 한번 가보면, 가관입니다. 온갖 낙서에 욕설에 허위비방까지. 이거 무슨 수를 써야 하는거 아닙니까? 알아서 정화를 못하는 바보같은 국민 때문에 우리가 있는거 아니오. 입법안 만들어 봅시다"라며, 최초로 화장실 실명제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M당의 조모의원도 "맞아요, 이거 규제 해야해요, 누가 정확히 과녁에 못 맞혔는지 실명제로 밝혀야 해. 국회의원'님'이 화장실 쓰시는데, 너무 불쾌해. 꼭지도 더러워서 물을 셀프로 내릴수가 없어."라며 강한 찬성의 뜻을 나타냈으며, 뒤에서 모 의원의 "맞아, 싸가지없는 XX들"이라는 야유도 나왔습니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찬성한 가운데, 반대의견도 상당수 나와 민감한 사안임을 반증했습니다. Y당 유모의원은 "아니, 화장실에서의 잠깐의 쾌락을 방해하겠다는 겁니까? 그렇다면 누가 공중 화장실에서 일을 보려하겠습니까? 누구는 수십번 갔으니 뇨실금이다, 누구는 한번도 안가는데 변비아니냐라는 사생활 침해는 어떻게 하실겁니까?"라며 강하게 따졌습니다.

하지만 찬성, 반대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국회의장은 국회 경위권을 발동해, "제 일생을 살면서 가슴아픈 오점이 될지도 모른다는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부득이한 조치"라며, 화장실 실명제를 표결에 붙였습니다. 결과는 195명 중 193표의 찬성으로 가결되었습니다.

이에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촛불축제때 화장실 관련 기사를 보고, 화장실 사용을 더욱 곤란하게 만들어 참가인원수를 떨어뜨리자'는게 당 내부 결론"이라며 입법취지와 무관함을 제보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각 시민단체에서는 실명제 반대운동을 대대적으로 펴 나가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하얀쪽배 기자 ssml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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