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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행정에 부는 신문방송계 낙하산 주의보
언론계 인사들이 문화행정을 주무르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문제는 언론계 간부들이 문화예술행정에 손을 대도 크게 나아진 게 없는 점이다. 온갖 소음과 잡음으로 불협화음을 토해내고 있는 것이 대구문화예술계의 현주소이다. 지하행정만 어두운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도 암흑상황이다. 이런 차에 5월 4일 개관한 동구문화체육회관장에 새로 임명된 분도 방송계 인사다. 대구문화방송 출신 방송계 인사가 문화행정을 진두지휘하게 된 것이다. 낙하산을 탔다고나 할까.
대구 동구청은 무슨 연유에서인지 모케이블 방송국을 문화부문의 수탁운영자로 선정했다. 대구동구문화체육회관은 건설비용 만 해도 303억을 소진했다. 7천500여평의 대지에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1천200여석의 공연장과 수영장까지 딸린 초호화시설인데 비하면, 운영주체나 인사는 상당히 허접해 보여, 선심행정, 낭비행정으로 흐르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이에 대해 팔공문화원은 "심사결정에 대한 취소와 함께 공정한 심사기준에 의한 재심의를 실시하라"고 요구한 적도 있다. 문화행정에 도사리는 비전문화 비공개 밀실행정이 문제인 것이다.
언론계의 문화행정 지배현상은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심화되었다. 점점 하나의 관행으로 자리잡아나가는 추세이다.
문화예술관장은 특정신문사 논설위원들 뺑뺑이자리?
대구문화예술회관의 경우, 대구매일신문 논설위원들이 문화예술회관 관장을 연임한데 이어, 새로운 방식이랍시고 공모한 관장 인사에서도 전직 관장이 또 다시 문화예술회관장에 취임함으로써 인사난맥상과 함께 '문화삼재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곡필행위를 명예로 아는 매일신문 명예주필 김정길씨의 자리를 대물림받은 홍종흠 문화예술회관 관장은 조해녕 대구시장의 경북고 43회 동기이며, 2.28학생의거를 뻥튀기해 역사의 사유화작업을 주도한 인물이다. 우리는 그가 어떤 공로와 실적을 인정받았고 앞으로 어떤 문화예술행정을 펼칠 전망을 제시해서 연임에 성공했는지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다. 다만 시립예술단원 해고에 대한 최상층 책임자라는 비난의 목소리를 전해 듣고 있을 따름이다.
"우리는, 문화와 예술을 너무나 사랑했습니다. 평생을 무대에서 손가락이 아프도록 가야금을 튕겼고, 발이 불어터지도록 무대에서 춤을 추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대구시립예술단의 해고자들은 평생을 함께 해온 그 무대에 더 이상 서지 못합니다. 연습과 공연을 위해 문화예술회관으로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부당해고에 맞서 문화예술회관과 대구시청 앞 길거리로 나서며 아침밥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엄마에게 '빨리 복직했음 좋겠다'는 어린아이들을 뒤로한채 싸운지 벌써, 100여일이 되었습니다. 다시, 무대에 서서 공연할수 있도록 시민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해고당한 대구시립예술단원의 읍소문>
지난 4월 10일 국채보상공원에서는 "나라의 녹을 먹는 쟁이들이 모여 벌이는 소리와 춤의 난장"이라는 이름 아래, <쟁이굿> 행사를 열었다. 시립예술단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달라는 것이 행사의 요지였다. 단원들의 입을 통해서는 "시민들을 위한 공연을 보여주기보다는 문화예술회관장이나 시장이 접대해야 될 공식자리에 단원들을 동원해 춤과 악기를 연주하게 하는 일들이 많으며 그런 자리는 술과 음식으로 초대받은 자들의 뒤풀이 장소이다...그런 공연은 정말 하기 싫다."는 내부 고발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의 비공개밀실행정에 본노한 해고단원들은 "갑자기 기량이 현저하게 떨어져서 재위촉을 할수없다"는 시립예술단장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무지를 시민여러분에게 고발하고자 나섰다고 주장했다.
언론계 인사가 문화예술행정가로 변신하면 평론시장의 침체를 가져오는 것이 다반사였다. 대구에 평론시장은 거의 없었으니까 그렇다치더라도, 실제 언론계의 봐주기 풍조로 감시기능은 현저하게 약화되었다. 아니나다를까 지방조선으로 통하는 매일신문은 해고된 시립예술단원들을 철밥통 가족으로 매도하는 붓놀림을 일삼고 있다. 곡필언론은 책임을 전가시키는데 동원된다. 뻔뻔스럽게도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봐주고 편들고 곡해하며 동료하는 지방조선 매일신문!
"...... 대구시향 단원이 됐다고 해서 평생 직장으로 간주하는 것은 이기적인 생각일 뿐이다. 대구시향은 대구지역 기악 연주인이라면 반드시 들어가고 싶은 단체이다. 외국에서 고생해가며 공부를 하고 귀향했는데 시향에 들어가지 못하는 음악인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자신을 대구시향 서포터스라고 소개한 한 독자는 "일부 단원이 선동해 지휘자를 흔드는 관행이 되풀되는 것에 크게 실망해 서포터스에서 탈퇴하고픈 심정"이라고 비판했으며, 음대교수 ㅇ씨도 "단원들은 시향을 생계수단이라고 생각하기 보다 예술인.음악인이라는 자부심부터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일신문 김해용 기자 2004/1/30일치>
매일신문의 입김은 중구청이 지원하는 예술영화전용관 '필름통' 운영에까지 미치고 있다. 매일신문사 영화담당 기자가 예술영화관 운영주체가 된 사실은 분개할만한 사안이지만 쟁점거리가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필름통'이 보여준 한 사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례를 들자면, 대구지하철참사를 다큐멘터리화한 영화 현종문감독의 '2003 메모리즈-2.18 대한민국 지하철 참사'의 경우, 예술전용관에서 상영을 하지 못하고 회관 같은 곳에서 시사회를 가졌다. 상영은 세미나실에서 이루어졌다. 후일담이지만, 그 운영자는 "작품수준 미달"이라서 상영불가 판정을 내렸다고 전해졌다. <2003메모리즈-2.18 대한민국 지하철 참사>는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본선부문에 진출했고, `KBS 독립영화관'과 대구문화방송에도 방송이 되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매일신문 정재완사장 신부의 지하철참사유가족 망언이 부담스러워서 상영불가 판정을 내리는 검열관 노릇을 한 것이다. 매일신문 김중기 기자는 알량한 기자의식이라도 있다면 '필름통' 운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 영화 메모리즈의 자막을 자세히 보면 도움을 안준 곳으로 씨네아시아가 등장한다. 기자 개인이 도움을 준 사람으로 소개되어 있는 것과는 다르다. 지역에서 제작된 유일무이하다고 할 독립영화 상영을 방해한 사람이 국민세금이 지원되는 자리에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다. 사장님의 허물을 비호하기 위해 영상문화 발전을 저해하는 언론계 출신 검열관은 잉여인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논설위원은 문화예술회관 관장, 기자는 예술영화전용관 총책임자?
일련의 사건만을 놓고 보더라도 문화행정 인사에 일대 쇄신이 뒤따라야 함을 절감하게 된다. 그 첫 번째가 인사관행을 판갈이 하는 것이다. 사회문제가 고도화할수록 갈등의 조정자들이 각광을 받는다. 언론인 출신들이 인사 때 중용되는 현상을 하나의 흐름으로 받아들이지만, 군홧발, 등산화를 신은 낙화산이 문제였던 것처럼 문민화의 흐름에 편승해서 가방끈 연줄을 동원해가면서, 자기검열을 방기하고 채신머리없이 구는 언론인들의 경거망동은 사라져야 한다. 꼭 출신성분을 따질 건 아니지만, 누구의 부름을 받았다면 먼저 자기성찰부터 해야 한다. 언론계도 적폐처럼 눌러 붙은 동업자 봐주기 관행에 대오각성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문화예술행정 인사 때 지방정부의 언론계 인사 모셔오기 관행은 근절되거나 크게 개선되어야 한다. 언론계의 봐주기를 의식한 듯한 인사 발탁은 언론과 행정의 관언유착현상을 낳는다. 도를 넘으면 사회병리현상이 된다. 대구가 딱 그꼴이다. 특히 특정언론사가 지방정부의 문화예술행정을 떡고물만지듯이 하는 악폐는 반드시 도려내야 할 것이다.
도처에 야시장 축제난장이 마루구스병처럼 창궐하고 있다. 설사하는 문화행정에 일대 쇄신이 있어야 하겠다. 그리하여 문화행정 전문가들을 발탁하는 인사 대혁신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문화행정계 낙하산 바람은 반드시 엄격한 인사검증시스템 도입으로 정화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관계당국은 언론사의 '문화조폭화' 현상에 철퇴를 내려야 할 것이며, 지방문화예술관 운영에 대한 감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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