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는 외자유치사업...파장 확산

부모.형제.친인척 '가족회사', 성남시"구성원 중요치않다"

검토 완료

이종구(hippiejg)등록 2004.05.17 18:24
외자유치사업 전면 백지화해야
어린이 교육.문화 사업과 무관한 회사에 시유지 제공?


성남시가 뜬금없이 분당구청 옆의 노른자위 땅 2천여평(한화 6백억원대)을 미국 회사에 제공하고, 이보다 적은 액수인 미화 3천만 달러(한화 3백50억원)를 유치해 어린이 종합교육.문화시설을 건립하겠다는 발상이 논란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더구나 이 사업의 주체가 불분명한데다 시가 시행사라고 내세운 펀스테이션 USA나 펀스테이션 코리아나, 모두 다 이 사업을 시행하기에 적합한 업체인지 여부조차 제대로 검토할 수 없이 베일속에 가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만 취재팀이 조사한 결과 펀스테이션 USA는 홈페이지상(funstationusa.com) 가족.친구단위의 휴양센터를 운영하는 업체 정도로만 안내하고 있다. 또 본사는 뉴욕에 있으며, 린부르크와 뎀벨, 뉴저지 엘리자베츠 등 3곳에서 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모회사는 funstation associates로 표시돼 있다.

이는 성남시가 취재팀에게 일부 밝힌 ''펀스테이션 USA는 어린이교육문화시설을 미국현지에서 직영으로 3군데, 체인으로 10군데 운영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과도 배치되는 대목이다.

특히 대규모 사업을 시행하는 회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홈페이지조차 국내에서도 초급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펀스테이션 코리아의 김용석 대표도 ''우리가 보기에도 홈페이지가 워낙 엉망이어서 국내(한국)에서 한국지사인 우리가 직접 다시 제작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게다가 시민의 재산인 시유지로, 그것도 분당신도시에서 가장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분당구청 옆의 공공청사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사업을 펼치면서도 가장 기초적으로 공개해야 할 해당 회사인 미국 본사의 자본금과 자산규모 정도마저 밝히기를 꺼려한다는 사실은 이 사업의 실체를 더욱 의혹 투성이로 몰아붙이는 부분이다.

여기에다 시가 이 사업의 시행사로 펀스테이션 USA의 한국지사인 펀스테이션 코리아라고 밝혔으면서도 일부 언론이 문제를 삼자 시 관계자는 ''업무 편의상 그렇게 표기한 것''이라고 발뺌하고 있고, 회사측도 ''우리는 한국지사로 시장조사만 할 뿐''이라고 뒷걸음질치고 있다.

특히 펀스테이션 코리아의 경우 취재팀이 검증차원에서 취재한 결과 대표자의 부모와 형제, 여동생의 남편까지 이사와 감사 등으로 참여된 소위 '가족회사'인 것으로 확인돼 미국 본사가 직접 출자한 회사인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 본사의 한국지사라고 말한 국내 법인임에도 법인 등기부등본상 대표는 현재 대표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용석씨가 아닌, 미국 국적을 소유한 그의 친형인데다 이사인 G모씨는 여동생의 남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말소된 이전 등기(최초 설립 당시)에는 현 대표자의 부친이 대표이사였고, 모친은 감사, 여동생은 이사, 여동생의 남편인 매제도 이사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재 대표자로 나서고 있는 김용석씨는 지난 93년 2월 (주) 우림영화사를 설립했으며, 96년 2월에 (주) 우림영화여행으로 상호를 변경한 후 이 사업이 본격 진행되던 시기인 지난해 12월까지 운영하다가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문을 닫았다''고 밝히고 있다.

당시 김씨가 운영한 영화사도 감사에는 모친을, 이사에는 부친을 앉혔었다.

펀스테이션 코리아가 설립될 당시 대표이사였던 김씨의 부친은 성남시장과 비슷한 연배의 나이대(1932년생)로 일본에서 출생했으며, 농산물유통공사의 사외이사까지 지냈던 인물이다.

성남시는 이에대해 ''미국 본사의 자본금과 자산규모는 공개할 수 없다''면서 ''대기업도 가족들이 주주와 이사로 구성된 경우가 많다. 사업하는 회사가 중요하지 주주나 이사진 구성은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펀스테이션 코리아의 김용석 대표는 ''시에서 시행사를 잘못 표기했다. 우리는 시장조사 정도의 역할만 수행하고 있다. 자꾸 거론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사업주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성남시는 지난달 22일자로 도시계획 변경을 위한 주민공란공고를 실시했으며,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업을 결정할 방침이다.

시가 분당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사업대상 부지의 용도를 변경하는 내용의 골자는 현재의 공공청사 용도를 교육연구 및 복지시설로, 용적율은 50%이상에서 무려 320%이하로, 층수는 10층이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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