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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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miso00)등록 2004.05.27 15:36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Christine No"stlinger) - 1936년 10월1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1970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약 200여 권의 그림책, 어린이 책, 청소년 책을 썼다. 독일 어린이 문학상, 오스트리아 국가상 등 유수 어린이 문학상과 1984년 안데르센 상을 수상했다.

'우리들의 행복놀이'는 뚱뚱한 64세의 노처녀 피아 마리아 티랄라의 눈으로 본 아이들의 세상이다. 일년 전 직장 일을 그만 둔 할머니 노처녀 피아 마리아는 생크림 과자 먹기와 창 밖을 내다보는 것을 낙으로 삼고 살아간다. 어쩌면 피아 마리아는 결혼할 남자를 40년 전 저 세상으로 보냈는지도 모른다.

피아 마리아는 길거리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아이들을 눈여겨본다. 아이들이 너도밤나무 집을 드나드는 것을 관찰한 다음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직접 가 본다. 아이들처럼 담을 넘어 들어간 그곳에서 가장 소중했던 남자친구를 만난다. 사십 년 전에 웅덩이에 빠져 죽은 남자 친구 페리를 만나게 된 것이다.

페리는 그곳에 탈의장을 갖다 놓고 "행복 놀이"를 하며 즐겁게 살고 있다. 얼굴이 지나치게 못 생긴 아이, 공부를 못 하는 아이, 따돌림당하는 아이, 부모님이 이혼하여 함께 살지 못하는 아이. 저마다 하나씩 아픔을 가진 아이들이 모두 모여 "행복 놀이"를 즐기고 있다.

신문에 대서 특필 된 적이 있는 수영장 탈의실이 헛간에 있고 방안에는 못 생기고 말더듬이 이혼 가정의 아이들이 놀고 있다. 그 안에서는 못생긴 아이들은 예뻐진 모습을 가진다.

열등생은 가장 뛰어난 학생이 되고 이혼 가정 아이는 부모님과 행복한 한때를 보낸다. 가난한 남매는 새로 생긴 백화점에서 물건을 원 없이 살 수 도 있다. 너도밤나무 집은 아이들의 구원 처이며 안식처이다. 페리는 동네 속속들이 사정을 다 알고 있다. 수줍어서 같이 놀지 못하는 아이를 불러오게 한다. 페리는 피아게게 앤디 라는 푸줏간 집 아이의 일을 부탁하게 된다. 앤디는 왕따이며 몸이 약해 담을 넘을 수 없는 허약한 체질의 아이다.

피아는 페리가 알려준 대로 간호사 복장을 차려 입고 면접을 보러 간다. 까다로운 푸줏간 주인의 면접을 통과해 앤디의 보모로 취직하게 된다. 앤디를 1kg 늘릴 때 마다 특별보너스로 살라이 소시지 10개를 받기로 한다. 앤디의 부모가 강요하는 고기를 감추고 사탕을 내미는 피아 덕분에 살이 붙고 키가 자란 앤디를 보며 푸줏간 주인은 기뻐한다. 소시지를 받으면 피아는 침대 밑에 쌓아둔다.

푸줏간 기름진 음식 탓에 더 뚱뚱해진 피아는 소시지를 좋아하지만 사 먹을 형편이 안 되는 아나에게 가져다 준다. 피아 마리아는 소시지를 얻어 가난한 친구에게 줄 수 있다. 아나는 음악학교를 운영하는데 냄비 북과 머리 빗 불기 뚜겅으로 심벌즈 치기 주먹 트럼펫 불기 등 악기 없이 즐거운 음악학교를 열고 있지만 운영 난이 심각해 소시지도 제대로 사먹지 못한다. 주인없는 떠돌이 개를 먹여 살리려고 피아노까지 먹여 살리는 넉넉한 마음씨를 갖고 있는 피아 마리아의 친한 친구다.

그런 가운데 친구가 없는 앤디는 머리 빗 불기 천재인 발터와 친구가 되어 학교를 같이 간다. 그리고 먹성 좋은 음악학교 개는 앤디를 지키는 보디가드다 된다. 그러나 그 개가 푸줏간에 영업을 방해하게 되자 앤디의 아버지는 닫아 놓았던 볼링장을 개방하기로 한다. 지나친 억압과 권위속에서 앤디를 키우던 푸줏간 주인의 변화된 심리를 끝으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저마다 "작은 불행" 하나씩 품고 있는 아이들을 모조리 페리씨의 집 지하실에 초대해서 "행복놀이"를 한다. 이혼문제. 학교 폭력. 차별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의 심리를 잘 나타낸 작품이다. 주인공이 아이들에게 특히 소외된 아이들에게 다가가 따스함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져 새 희망에 도전하게 하는 다소 진부한 스토리지만 부드러운 사건전개로 자연스럽게 읽혔다. 애피소드도 그럴듯하고 등장인물도 적절하다. 유머가 있고 눈물이 있다 잔잔하지만 따스한 이야기다. 군데군데 폭소를 터뜨리게 하는 장치가 있다.

현실과 상상을 맞물린 이야기 속에서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동화이다. 의심스러운 것은 페리가 시작한 행복놀이는 날마다 창문 밖을 내다보았기에 얻은 상상의 세계였을까? 날카롭고 보라빛(작가는 보라를 좋아한다)차가운 코를 가진 살아 있으면 남편이 되었을지도 모를 남자의 환상으로부터 시작했나 하는 것이다.

64살의 결혼 한 적이 없는 피아가 아이들 속으로 들어가 다 해결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페리가 도와주었지만 아이들의 어려움 속에 작가가 깊게 개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호천사가 되어 동심을 골고루 뿌리는 것은 동화만의 매력일지라도 말이다.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는 근본적으로 온화하고 따스한 품성을 지닌 작가다.
판타지와 생활동화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한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작가는 아이들을 내세워 아이들이 본 세상을 리얼하게 그려내는 데에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나 해피엔딩 구조는 맘에 들지 않았다. 또한 뚱뚱한 캐릭터가 작품 곳곳에 숨어 있었다. 보라를 위시한 현란한 색깔설명과 음식이 반드시 등장하는 이야기가 많았고 약사라는 직업이 겹치기로 여러 작품에서 나와 식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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