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 같은 껌 이야기

껌 씹는 모습 참 다양합니다

검토 완료

이임숙(asp0606)등록 2004.06.18 15:54
껌, 언제 씹으십니까? 저는 입이 좀 답답하거나 파김치나 마늘 등의 냄새가 오래 남는 음식을 먹고 난 후에 입냄새가 남아 있을까 싶어서 씹습니다. 그런 음식들을 먹고 난 후엔 양치질을 하여도 냄새가 잘 없어지지 않거든요. 그런데 말입니다. 낮에 한가한 전철 타 보셨나요? 또는 아주 한적한 버스 타 보셨나요?

얼마전에 모임 약속이 있어서 전철을 탔습니다. 그런데 저와 같은 전철역에서 전철을 함께 타신 옆자리의 그 아주머니가 지금도 생각납니다. 어쩌면 그리도 큰 소리로 껌을 딱딱거리며 씹어대시는지 나중에는 소음 공해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한결같이 일정하게 딱딱거리는 그 소리, 씹는 사람은 소리를 내는 재미에 옆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안중에도 없으신지 모르지만 가만히 그 소리를 듣고 있어야 하는 사람은 참으로 곤혹스럽습니다. 제가 신경이 날카롭고 예민한 탓이었을까요?

아휴, 참다 못하여 저는 생각도 다른 데로 돌릴 겸 껌 씹는 소리도 좀 덜 듣기 위하여 다른 사람들은 껌을 씹지 않는지 가만히 관찰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역시 껌 씹으시는 분들 생각 외로 많더군요. 껌을 입안에 넣고 우물거리거나 안 씹으시는 척 가만히 입에 두고 있다가 이따금 한번씩 입운동 삼아 씹으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껌은 친숙하고 부담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기호식품이긴 합니다. 인간은 먹고 마시는것 이외에도 항상 무언가를 씹고자하는 충동으로 껌을 씹는 습관이 생겼다는 말도 있습니다.

추잉껌, 치클민트 껌, 자일리톨 껌, 판껌, 풍선껌, 당의껌, 캔디껌 등등 요즘은 껌의 종류도 참 다양합니다. 제가 어릴 때는 추잉껌, 풍선껌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껌의 종류였습니다. 한번은 풍선껌을 크게 불다가 얼굴 전체에 껌을 뒤집어 쓴 적도 있었습니다.

오늘 잠시 시간이 있기에 오래 못본 장을 보려고 할인매장엘 가기로 하였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어떤 젊은 아주머니 한 분이 딱딱 소리를 내며 껌을 씹고 계셨습니다.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설마 같은 버스를 타실 분은 아니겠지! 아님 같은 버스를 타게 되더라도 저렇게 점잖게 생긴 아주머니가 버스 안에서도 소리를 내며 껌을 씹진 않으시겠지.'

크, 그런데 그 아주머니는 같은 버스를 타셨으며 그 버스 안에는 다른 또 한 분의 아주머니가 이미 껌을 소리내며 씹고 계셨습니다. 이미 전주곡이 있는데 박자를 안맞출 수는 없었는지 저와 함께 버스를 타신 그 아주머니도 더 큰 소리를 내며 박자를 맞추시는 거였습니다.

할인매장에 들렀더니 껌 판매대가 다르게 보입니다. 포장이 커져 버린 껌은 양도 많았지만 껌값 수준 우습게 보았다간 큰코 다칠 지경으로 비쌌습니다. "치아를 위한 건강한 습관"을 위한 투자라고요?

요즘 경제가 어려워서 다들 신경이 곤두선 탓일까요? 껌을 씹으며 스트레스를 달래시는 분들 많아 보입니다. 보도블록이나 아스팔트 길에는 껌자국이 아주 많습니다. 검은색 덩어리가 짓눌려 한데 엉긴 것들이 징검다리처럼 여기저기 뱉어져 있습니다. 종이에 싸서 쓰레기통에 넣으면 좋을 텐데요. 하긴 요즘은 거리에 쓰레기통도 드물더군요. 인심 참 사납지요? 쓰레기통 인심까지 야박해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껌을 뱉으실 때는 종이에 싸서 뱉어 두었다가 나중에 쓰레기통에 넣는 여유를 보여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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