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위험한 보복론

테러 응징 주장은 피의 악순환만을 부를 뿐

검토 완료

최사라(pilhwa)등록 2004.06.24 11:13

테러응징을 부추기는 조선일보 6월 23일 인터넷판 ⓒ 조선닷컴


일부 언론을 비롯한 일부 네티즌들은 성급하게 테러응징론을 이야기한다. 대체 무엇을 응징하자는 말인가. 조금만 이성을 찾자. 테러를 응징하자는 것은 말이 어떤 의미를 지니며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어떤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 평화로운 고향땅을 폭탄으로 초토화시키며, 이웃을 학살하고 주변의 여인들을 욕보이고 고문하며 그 앞에서 웃으며 사진을 찍는 점령군에게 관대할 수 있겠는가.

분명 테러는 잘못된 것이지만 그 근본원인은 이라크를 침공하고 학살을 벌인 미국이 제공한 것이다. 6월 23일 조선일보 인터넷판은 조선일보가 김선일씨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파병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조선일보, 죽음의 저주를 부르지 말라

<6월 23일 조선일보 인터넷판 표제들>

- “테러 응징 못하면 문명국 아냐”
- 분노한 네티즌 ”파병 찬성“ 늘어나
- 김선일씨의 죽음을 헛되이 해선 안된다
- (POLL)파병에 어떤 영향 미치나?



조선일보는 위와 같은 선정적인 제목으로 지금의 적개심을 악용하려는 시도를 멈추어야 한다. 적개심 때문에 남의 나라에 군대를 보내고 전쟁을 하자는 것은 비상식이며 엄청난 후과를 초래할 것이다. 조선일보가 원하는 것이 복수가 또 다른 복수를 낳는 파국이 아니라면 더 이상 의미 없는 죽음의 복수를 말하지 말아야 한다.

히틀러의 연설문 중에 “한명의 우수한 아리안 민족의 수백명의 슬라브인에 필적한다.”는 구절이 있다. 김선일씨의 죽음을 계기로 전투병을 파병하여 싹 쓸어버리자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사람 목숨의 가치를 모르는 파시스트일 뿐이다.

국민의 죽음을 욕되게 하려는가

죽음을 애도한다면서 분노한 네티즌을 상대로 파병에 대한 여론조사를 하는 것은 또 무슨 수작인가. 복수와 응징, 전투병 파병이 김선일씨가 정녕 바라는 것이었다고 생각하는가. 김선일씨는 분명 생명이 소중함을 절규하며 한국군의 철군을 호소했다. 지금의 들끓는 분위기를 이용해 피의 복수로 국민 여론을 몰고가려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조선일보은 고인의 시신이 아직 고국에서 잠들기도 전에, 고인의 뜻을 욕되게 하려는 시도를 당장 멈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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