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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학교나 학생에 관한 이야기에서 '왕따'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또 왕따로 인해 가슴앓이를 하는 어린 학생의 이야기가 TV 뉴스와 신문에서 종종 심심찮게 보인다. 이처럼 예전에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왕따란 말이 요즘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말이 되고 있다.
왕따란 강조의 의미로 '왕' 접두사가 붙은 왕따돌림에서 줄여진 말로 따돌림의 속된 표현이다. 원래는 은어였으나, 오늘날에는 그 말이 급속도로 번져나가 은어의 성격을 잃고 있는 것이 현실.
이런 중에 초등학교 5학년 딸이 학급에서 받은 "칭찬릴레이"가 '왕따 학생 만들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되어 반가웠다. 이 칭찬릴레이는 담임선생님이 제안하여 아이들이 동참하고 있는데 그 효과가 좋은 것으로 생각된다.
"칭찬 릴레이"는 문집의 형태로 시작은 3월의 신학기초였으며 아이들이 아직 서로의 이름도 잘 모르고 서먹서먹한 시기. 또 신학기가 아니라고 하여도 짝꿍이나 같은 모듬이 아니면 서로를 잘 알고 지낼 기회가 드물다. 이런 경우에 칭찬릴레이는 대단한 효과를 나타낸다.
학급의 반 아이들은 1주일 동안, 미리 정해진 칭찬받을 친구를 잘 살펴보고 A4 용지 한 장에 칭찬을 적어 금요일에 선생님께 제출한다. 선생님은 표지를 깔끔하게 만들고 선생님이 해주는 칭찬을 덧붙여서 아이들이 적어낸 칭찬과 함께 칭찬받을 아이에게 전달해 준다. 칭찬 받는 아이는 순서대로 이어져 릴레이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것.
이 칭찬릴레이의 좋은 점은, 잘 모르던 친구에게도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는 점이다. 또 다음에 자신이 칭찬을 받을 것을 예상해서 서로에게 배려를 하고 친절을 베풀게 된다. 친구가 무엇을 잘 하는지, 좋아하는 지를 유심히 살펴보게 되는 것. 그리고 칭찬을 하려면 좋은 점을 찾아야 하기에 단점보다는 친구의 장점이 먼저 눈에 띄이며 잘못된 점을 보아도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칭찬릴레이는 '사랑뭉치 5학년 7반'라는 부제를 달고 있으며 표지의 그림은 주인공이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일 때 조금씩 달라진다. 예를 들자면 남자아이일 때에는 축구공을 발로 뻥 차는 그림, 여자아이일 때에는 순정만화에 나옴직한 그림이다. 이처럼 아이들의 기호에 알맞은 형식을 갖춘 칭찬릴레이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장은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보내는 긴 장문의 편지이다.
이 칭찬릴레이를 받은 용희는 동생들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간직하며 이따금씩 혼자 읽어보고 빙그레 웃음 짓는다. 그러면서 칭찬받은 글처럼 행동하려고 마음 먹는다. 같은 반 친구 승은이, 서희, 현식이도 칭찬릴레이를 받았을 때 무척 좋아하는 표정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1학기가 끝나갈 무렵의 근래에는 칭찬릴레이에 대한 아이들의 열의가 조금 낮아지고 귀찮아 하는 경우도 있다는 귀뜀이다. 부디, 아이들이 선생님의 높은 뜻을 헤아리고 평생토록 간직할 고운 추억거리로서 칭찬릴레이를 계속 재미나게 이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박미향 smile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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