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교통개선 실패와 이명박 시장의 경우

혁명적인 개혁정책은 혁명적인 홍보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검토 완료

임병기(imbg)등록 2004.07.07 12:03

인터넷에 유포된 이명박 시장 페러디 ⓒ 작자미상

1997년쯤에 이곳 광주광역시에서도 서울시와 비슷한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이뤄졌는데 참담한 실패로 돌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서울시가 야심적으로 추진하는 교통개편정책을 메스컴을 통해서 유심히 지켜보았습니다.

지방도시에서 대충진행하다 실패한 교통개혁과는 달리 일국의 수도에서 진행하는 교통개혁은 기획이나 사전준비나 홍보 그리고 불도저 시장의 추진력 등등에서 지방도시와는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라는 생각으로요.

더구나 서울 시장직을 차기 대권의 디딤돌로 생각하고 있는 이명박씨가 1천만 시민들의 발인 대중교통의 개편 정책을 절대로 어설프게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저의 이러한 예상을 비웃기라도 한듯 여기저기서 파열음이 들리더니 마침내 7.5일 서울시장이 직접 교통 혼란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사과하는 이명박 시장 ⓒ 임병기



100만명 규모인 '조그만' 광주와는 달리 1천만이 넘는 수도서울에서 벌어지는 이번 혼란은 아마 수습하는데도 엄청 시간이 걸리고 그에 따른 인적 물적인 기회비용 손실이 어마어마 할 것 같습니다.

이것은 이명박 시장 개인의 잘못도 크지만 책상머리에서 팬대만 굴리는 (지금은 키보드만 두드리는) 정책관계자들과 실무자들의 탁상공론 탓이라고 할 것입니다.

공무원들이 얼마나 탁상공론을 일삼았는지 광주시의 경우를 들어보죠. 97년경에 실시된 광주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굴곡노선 정비와 버스번호변경으로 비교적 단순한 것이었습니다.

그때까지 기존 노선은 버스회사들이 수익이 나는 구간을 찾아서 운행하다보니 굴곡이 심한 곳은 1시간 걸릴 노선이 1시간 30분 혹은 2시간으로 늘어난 곳이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런 곳을 일직선으로 바로잡아 운행시간을 단축한다는게 굴곡노선 개선의 핵심이었습니다. 꾸불꾸불 돌아서 2시간 걸리는 길을 것을 반듯하게 운행하여 1시간에 주파한다고 하니까 얼른 보기에는 그럴듯 하고 좋아 보이지요?

그러나 시행해 놓고 보니 기존의 노선에 맞춰 살아오던 시민들이 바로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지요. 기존 노선이 비뚤어지든 말든 시민들은 이미 자기가 살던 집과 직장을 그 노선에 맞춰 살아왔기 때문에, 버스가 조금 늦거나 돌아가더라도 기존 노선이 그대로 유지되기를 바랬던 것입니다.

이런 단순하고 뻔한 문제를 예측하지 못하고 운행시간만 빠르면 시민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책상머리에서만 계획을 세웠으니 이게 성공하면 오히려 이상했겠죠.

개편 내용중 나머지 하나는 버스번호 전면 개편이었는데 정말 그야말로, 말그대로, 혁명적이었습니다!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버스번호 150여개를 전부 없애고 출발지- 경유도로-도착지 순으로 번호를 매긴거죠.

가령 출발지인 지원동은 1번, 통과하는 간선도로인 금남로는 3번, 도착지인 광천동은 6번 이런 식으로요. 그러니까 지원동에서 금남로를 거쳐 광천동으로 가는 버스는 136번이 됩니다.

그래서 136번을 보면 그 버스 노선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도 '아, 저차는 지원동에서 출발하여 금남로를 경유하여 광천동으로 가는 버스구나' 라고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정말 획기적이고, 편리하고, 기발한 번호체계였습니다. (저는 지금도 이 번호체계가 실용화되지 못한 것을 애석하게 생각하며 신도시가 건설된다면 이 과학적인 번호 체계가 활용하기를 내심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과학적인 체계는 그 과학적인 체계에 걸맞게 체계적이고 철저한 홍보(재교육)이 이뤄져야 했습니다.

가령 기존의 자연발생적인 번호체계에서는 6번버스는 송정리행 버스, 7번 버스는 화순행 버스 이런 식으로 버스노선 신설과 도시발전역사와 함께 수십년간 자연스럽게 머리에 입력된 것이기 때문에 번호체계에 대해 홍보할 필요가 전혀 없었지만,

출발지 - 경유지 - 도착지 라는 '방정식' 번호체계를 실용화 하려면 당연히 시민들이 광주시의 모든 동과 그 동에 부여된 번호, 그리고 광주시 주요 간선도로 명칭과 그 명칭에 부여된 번호 등을 달달달 외워야만 이 체계가 정착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책담당자들이 한 일이라고는 조그마한 홍보수첩하나 달랑 나눠주는 것 뿐이었습니다. 시에서 혹은 구청에서 나눠준 홍보 카타로그나 수첩 받아서 보관하거나 휴대하는 모범 시민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 국민중 1~2%나 되고 하루후면 그것을 어디 쳐박아 뒀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터이니 이 제도가 정착될 턱이 없었던 것입니다.

자 그러니 옛날에는 1번, 6번, 22번 이렇게 2자리였던 번호가 갑자기 324번, 728번, 973번 이렇게 세자리로 바뀌니 외울 엄두도 안나죠, 또 기존의 어떤 번호가 지금 어떤 번호로 바뀐지도 모르고 한마디로 아수라장이 된거죠.
(헉! 그런데 서울의 광역버스(red)의 경우 4자리 숫자네요. 노인들은 4자리수를 출발권역 + 도착권역 + 일련번호 이런식으로 이해하지 않고 자연수 천 자리로 보고 왜 번호가 천자리 수냐고 불평할텐데.. 제대로 홍보가 안된 상태에서 이 불평을 누가 감당해 낼 수 있을지..)

그래서 광주시 버스들은 궁여지책으로 세자리수 버스번호 밑에 구 번호를 덧붙이고 다녔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신구 번호가 함께 통용되어 혼란만 가중될뿐 신번호체계 정착은 요원했습니다.

홍보가 되지 않은 새 번호체계는 한참 머리가 잘돌아가는 학생들도 헷갈리게 했습니다. 그러니 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아줌마와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불평불만과 광주시와 시장에 대한 인식이 어땠을지는 말하나마나겠죠.

그래도 그 정책을 추진한 시장이나 관련부서는 개혁에는 약간의 혼란과 불편이 따른다는 변명을 하며 시장임기 끝까지 대중교통 개편을 중단없이 추진하였습니다.

그리고 2년후쯤인가 민주당의 차기시장 후보 경선이 치러졌지요. 결과는 보나마나.... 꼭 대중교통 개편 실패 때문만은 아니겠으나 명망가 시장으로 통했던 현직시장은 당초 시장후보 여론조사에서 맨꼴찌(5위)였던 모 후보에게 그야말로 참담한 패배를 당하고 맙니다.

광주시민의 영원한 호프(?) 그 후보의 공약 중 하나가 바로 현직 시장의 대중교통 개편을 아예 없었던 일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보의에게 있어서 그 이유는 아주 단순명료했습니다. '노인들이 새 번호를 외기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노인들에게 자기가 시장이 되면 구 번호체계로 환원하겠다면 노인표를 부지런히 끌어 모았던 것입니다. 즉 노인들의 새번호 체계에 대한 불평과 표를 맞바뀐 것이죠. 그렇게 시장에 당선된 신임 시장에게는 세상의 모든 것이 오직 자신의 표와 등가로 교환할 수 있을 때라야만 그가치가 있는 것이었죠.

따라서 새교통정책이 개혁적이냐 아니냐, 광주시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이냐 아니냐 따위는 아무래도 괜찮았던 것입니다. 그에는 오직 어떤 정책이 자신의 득표에 도움이 되느냐 마느냐에만 중요했던 것이죠. 이런 생각을 가진 시장이 등장하였으니 새교통정책이 일고의 여지도 없이 폐지되고 마는 것은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죠.

새교통정책에 근본적인 하자가 있어서 정착이 되지 못한것이라면 한시바삐 폐지해야겠지만 시행기관이 제대로 추진을 못해서 정착이 안되고 있는 것이라면 시행방법론상의 문제점을 보완하여야 함에도, 정착이 못되는 것 그 자체를 정책의 하자로 보고 과감히 폐지하는 통에 세상에서 가장 획기적이었던 버스번호변경 정책은 그대로 묻혀지고 말았습니다.

이쯤에서 눈치가 빠른 분들은 제가 왜 이 버스번호변경에 그토록 지대한 관심을 갖는지 파악하셨을텐데요... 제가 송언종 시장의 이 실패한 개혁정책의 가치를 알아보고 이를 완벽하게 정착시킬 수 있는 홍보방안을 광주시에 제안하려고 하던 참이었죠.

혁명적인 개혁정책에는 그에 걸맞는 혁명적인 추진방안이 제시되어야 하는데 체계적인 홍보대책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뜨뜨미지근하게 추진하다가 실패하고 만 것을 주시한 끝에 새 교통개선 정책을 효과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는 방안을 나름대로 구상하고 있었습니다.

광주 시민들이 시내 주요가로명을 모르는 상태이므로 가로명에 얽힌 재미있는 전설이나 역사 등을 TV 등 메스컴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홍보하는 방안과 도로번호와 버스출발 지에 부여된 번호등를 자연스럽게 외울 수 있는 방법, 그리고 이런 정보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수단-수첩형태가 아닌 전혀 새로운 방식- 등등을 을 열심히 준비하여 막 제출하려는데....

신임 시장은 개혁적인 교통정책의 존폐여부를 따지고 말고할 것도 없이 취임하고나서 첫번째 과제로 삼아, 이를 바로 폐지시켜 버렸던 것입니다. 이집트 파라오들이 자기가 취임하면 제일먼저 하는 일이 오벨리스크에 새겨진 선왕의 이름을 지우고 자신의 이름을 새겨넣듯이 신임 시장도 전임시장의 실패한 정책을 보란듯이 지워버림으로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영웅이 이뤄놓은 위업을 범인은 보잘것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라고 했던가요. 이렇게 하여 전임 시장이 추진했던 독창적이고 획기적이었던 대중교통 개선정책은 모든 것을 표로 연관시켜 생각하는 후임 시장에 의해 여지없이 짓밟히고 폐지되는 운명을 맞고 말았던 것이죠.
(엄밀히 말하면, 광주시의 대중교통체계 개선정책은 정책 자체의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그 시행방법상의 오류와 미숙으로 인하여 스스로 종말을 재촉했다고 봐야하며 후임 시장의 결정은 실재로는 종속변수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평가일 겁니다)

각설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서울시 교통정책에 대해 몇마디 하겠습니다.

어떤 정책이든지 그것을 추진하는데는 부작용이 따릅니다. 특히 그것이 개혁정책일 경우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예측가능한 모든 부작용에 대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광주시의 경우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행정공무원들 개혁-그 과정을-을 너무 우습게 봅니다. 버스번호 같은 것을 체계적으로 바꾸는 것은 좋으나 시민들이 일평생 동안 써왔던 번호를 그들의 기억에서 지우고 새 번호를 기억시키는 것을 마치 컴퓨터에서 글자하나 지우고 새 글자 입력 시키는 것 쯤으로 쉽게 생각하는 데 그것은 큰 오산입니다. 그런 안이한 생각으로 개혁에 나섰다면 아예 처음부터 개혁이고 나발이고 시작을 하지 않는 게 국민을 돕는 길인데 말입니다.

국민들은 절대로 관에서 발송한 홍보 카다로그 한장, 혹은 수첩 한권에 자신의 평생 기억을 달랑 내주지 않습니다. 평생을 살아오면서 축적한 국민의 기억은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기억이더라도 그 개인에게는 곧 자신의 살이고 피입니다. 그런데 국민의 그 살과 피를 종이대기 한장으로 달랑 뺐어 올 수있으리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어림 반푼도 없는 짓입니다.

정책입안자와 홍보담당자가 자신의 피와 살이 마르도록 홍보를 한다면 혹시 가능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렇게 애를 써도 홍보방법이 평이하다면 한 동네사람에게나 잠깐 동안 자신의 뜻을 알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정도로는 한 도시 혹은 1천만이 넘는 대도시 시민전체의 기억을 되돌리는데 몇십년 몇백년이 걸릴지 모릅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그렇게 오래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이번 서울시 대중교통체계 개편 '사태'에서 보듯 2~3일내에 효과가 없으면 시민들은 짜증을 내기 시작하며 1주일이 넘으면 바로 소환운동에 들어갑니다.

따라서 서울시는 이번 정책이 시행되기 전에 모든 메스컴과, 모든 홍보수단과 도구를 총동원해서 1천만 시민들이 유행가 가사를 흥얼거리듯이 새 버스번호, 노선, 색깔 등을 외고 교통카드사용법도 사전에 숙지하도록, 혁명적인 정책에 걸맞는 혁명적인 홍보대책을 세워 홍보에 만전을 기해야 했습니다.

그게 매스컴을 동원해도 어떻게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그 사람은 개혁정책을 추진할 자격이 없습니다.
1천만 시민들의 발인 대중교통체계를 하루 아침에 뒤바꾸는 대혁명을 일으켜 놓고서 막상 홍보는 수줍은 새색시처럼 숨어서 소곤소곤 거리는 수준이었다면 이 명박 시장은 개혁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쏟아부어, 당신 취임 2주년 이벤트를 하려는 짓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실패한 이벤트를 말입니다.

저는 이명박 시장에게 다음과 같이 묻고 싶습니다.


"시장님, 부디 당신이 벌린 혁명에 걸맞는 혁명적인 홍보 방안을 마련해서 귀먹고 눈먼 사람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서울시가 온통 쩌렁쩌렁 울리도록 당신의 개혁정책을 홍보해 보십시오.
시장이 홍보를 하겠다는 누가 시 예산을 못쓰게 하는가요? 아니면 시에 홍보 담당직원이 없는 건가요? 도데체 무엇을 주저하십니가? 더 이상 홍보고 나발이고 할 능력도 아이디어도 없다고 포기하신다면 저라도 도와드리겠으나 서울시 산하에 유능한 홍보원도 많이 있지 않습니까.
당신 치적 홍보하려던 그 열의를 시민을 위하고 개혁을 위해 온전히 바치십시오, 그러면 그 막히힌 길이 훤히 뚫릴 것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사람을 도우며, 뜻이 있는 곳에는 길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 길은 어쩌면 뜻밖에 가까이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전에 광주시 사례를 보면 바뀐 노선을 수첩으로만 홍보하고 정작 필요한 곳에는 홍보를 안하더군요. 버스 좌석 배개뒷에 광고란이 있는데 거기에 해당 버스노선도를 그려 붙여주면 버스승객 싫으나 좋으나 버스에 타있는 몇십분동안, 그것도 매일 그 노선공부를 할텐데 시당국은 시당국대로 버스회사는 회사대로 새노선 홍보방안을 못찾고 쩔쩔매고 있더군요.

현대가 이룬 최대의 기적중의 기적인 사우디 주베일항 석유터미널을 건설하는 것은 치밀한 설계와 숙련된 기능공만 있으면 성공이 보장된 신화일 수도 있지만 1천만 시민들의 습관를 바뀌는 일은 그것과 또 다릅니다.

그런데 제가 멀리서 지켜보기엔 이명박 시장은 1천만 시민들의 안위와 시장 자신의 대권도전의 시금석이될 중대한 개혁정책을 추진하면서 주베일항 공사 반에 반만큼의 치밀함도 보여주지 못한 것 같습니다.

시민이 아직 버스 번호 못 외우는 것은 시장이 직접 어떻게 할 수 없는 사람의 일이니까 그렇다쳐도 70년대 개발신화를 신봉하는 신자로서 어찌하여 교통카드 장애나, 버스중앙차선 정체같은 시스템상의 오류상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친단 말입니까?

버스운행방법과 시스템 부분은 사전에 수십번 수백번 시뮬레이션하고 실전연습하여 아예 장애가 발생하지 않게 하든지 아니면 이에 대체할 제2, 제3...제10단계까지 대비책을 마련해 놨어야 하지 않나요?

7.5일자 오마이 뉴스를 보니 이명박 시장이 머릿기사로 얻어맞고 있군요. 아주 동네북이 되었군요. 대중교통개혁은 꼭필요한 것이고 오마이뉴스처럼 개혁지향 인터넷 신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홍보와 서포터즈를 도맡아야 할텐데 비난에만 바쁜 모습이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오마이 같은 진보언론을 우군으로 활용하지 못한데서 서울시 대중교통 개편의 실패는 예정되었다고 볼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시와 이명박 시장 혼자 공을 독차지하려고 언론과 담을 쌓은건지 모르나 결국 밴뎅이 속알머리같은 인간들의 새우 싸움에 우리 수도 서울만 엉망이 되고 만 것 같습니다. (참고로 네이버 뉴스 홈 혹은 지역정보에 서울시 대중교통 개편에 대한 홍보가 일목요연하게 소개되어있음)
네이버 홍보 보기

*여기서 잠깐 - 네이버에 홍보되고 있는 것은 아마도 네이버에서 독자적으로 한 것 같은데 만일 이것을 서울시에서 의뢰해서한 것이라면 또다시 서울시의 한계를 드러낸 셈입니다.

‘G, R, Y, B’ 이 무슨 약자인지 또 그것이 어떤 식으로 운행되는지 알아맞추기 퀴즈를 내고 자동차 몇대 혹은 노트북이나 에어콘 몇대만 경품으로 내놨어도 이번 대중교통 개편 홍보는 100% 성공하고 제도정착도 완벽하게 성공을 거둘뻔 했는데..... 이렇게 맨숭맨숭 홍보하니까 결국 홍보는 홍보대로 실패하고 ‘G, R, Y, B’ 이 ‘지×염병’ 이란 욕만 서리 얻어 먹게된거죠....

GRYB 패러디 ⓒ 작자미상



앞에서 새 교통카드 시스템이 완벽하게 작동한다고 하더라도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장애에 대비해 제2,제3대안 마련해야 했다고 역설했는데 어제 윗 글을 쓴후 몇시간도 못되 보도된 것을보니까 이명박 시장과 서울시는 교통카드 시스템이 정상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명박 시장의 취임 2주년인 7.1일에 대중교통 개편을 개시하려고 무리수를 뒀다고하는군요.

(참고 -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 대중교통 개편의 결정적인 하자를 일으킨 교통카드 시스템의 개발 및 구축 과정 전반에 대해 감리를 맡은 ㈜한국전산감리원의 이상인 책임 감리인은 지난달 28일 서울시측에 `오픈 불가'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1천만 시민의 일상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정책을 시행하는데 이렇게 경솔하게, 졸솔으로 추진하고, 정작 마음은 콩밭에 가있었다면 정말 시장의 자질이 의심되는군요.

윗 글에서는 주로 홍보와 운영 시스템의 미비점들을 주로 비판했는데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시민들이 가장 불평하고 있는 것은 교통요금 인상이더군요. 서울시의 계획대로라면 대중교통이 편리해져 대중교통 이용률이 15%정도인가 늘어난다고 한 것 같은데 이것은 바로 버스회사와 지하철 공사의 수익성이 증대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당연히 교통요금을 15%정도 내려야지 거꾸로 그만큼 요금을 인상했으니 이를 좋아할 시민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뒤늦게 내놓은 한달 정액권은 철도청에서 난색을 표해 불가능하게 되었고 결국은 시민들만 봉을 쓰고만 것입니다.

우려했던 6.7일 월요일에는 카드인식기도 제대로 작동하고 일부 소통이 않됐던 중앙차선 구간도 원할히 뚫려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차츰 시스템상의 문제점은 바로 잡혀 가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이를 다루고 이용하는 사람, 즉 소프트웨어에 있습니다. 지선과 간선으로 나눠진 노선과 변경된 번호에 대한 홍보대책과 요금인상에 대한 거부감을 해소시켜야만 새 제도가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액권 카드 발급이 불가능하다면 시에서 버스회사나 지하철 공사측에 보조금을 지급해서라도 요금을 인하시키는 문제나 기본요금 구간을 10km에서 2~30km로 대폭 늘리는 방안 등을 진지하게 고려해 봐야 합니다. 교통개편의 부차적인 요소에 불과한 요금문제 때문에 새 제도에 도입에 대한 불필요한 반발을 자초할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보도를 보니 김덕룡 원내대표도 요금 인상과 교통개편을 동시에 추진한 것은 실책이라고 언급을 했군요. 새 제도가 정착된 후 몇달 후에 인상해도 될 것을 뭐가 그리 급했는지....

홍보는 새 제도의 정착 여부를 거의 100% 좌우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현재 극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한 대시민 홍보를 짧은 시일내에 획기적으로 아니, 혁명적으로 높이지 못한다면 교통시스템이 아무리 잘돌아가도 결국 실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이명박 시장은 대권 도전은 커녕 시장직 임기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중도하차 당하는 치욕을 겪게될 것입니다.



* 서울시 '교통개편'을 패러디한 '서울구경'을 감상할 수 있는 음악파일 주소를 소개합니다.

http://myhome.nate.com/ktm0203/antibus.wma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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