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건만남'이 아녀요"

인터넷 속의 성거래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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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용(zangiya)등록 2004.07.13 13:56
“오늘은 ㅈㄱ(조건)만남이 아닙니다. 필(feel)이 통하면 즐길려구요.”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남녀의 만남관계도 새롭게 변한지 이미 오래다. 채팅으로 서로 약속 시간을 정해 만난다는 ‘번개’(또는 벙개)에서부터 시작해 여성이 돈을 받고 몸을 파는 ‘ㅈㄱ(조건)만남’이 성행하더니 이젠 여성이 자신의 알몸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놓고 남자 파트너를 찾는 ‘야매(야한 몸매)사진관’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 1]
그들은 자신의 알몸 사진만 올리는게 아니다. 신체의 음모와 음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묘한 자태도 뽐내기도 한다. 이런 사진을 올리면서 그들은 ‘오늘 하루 밤 조건없이’, ‘술한잔 어때?' 등의 자극적인 글 제목으로 남성을 유혹한다. 심지어 그곳에서 만난 남자와의 성행위 장면 사진과 남자에 대한 평가를 당당하게(?) 공개하기도 한다.
[사진 2]
정보통신 기기가 만들어 낸 또 하나의 결과물이다. 사회에 널리 보급된 디지털 카메라와 휴대폰 카메라로 그들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자신들의 모습을 촬영해 인터넷에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제법 알려진 대형 커뮤니티 싸이트에 접속하면 쪽지를 통한 여성들의 수많은 유혹이 기다리고 있다. ‘옵빠 어때? 여긴 강남. 2시간 15만’이라는 조건 만남에서부터 성인 ‘야동’(야한 동영상) 싸이트 광고, 060-전번을 이용한 폰섹 유혹 등에 시달리게 된다. 그녀들의 쪽지를 통한 유혹의 융단폭격은 깊은 밤이면 더욱 기승을 부린다.
[사진 3]
이것이 인터넷이란 새로운 매체가 만들어낸 새로운 성 풍속도 백태라면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오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는 음성과 이미지가 결합된 새로운 유혹이다. 분당 몇 백원씩 하는 이용요금 체계로 돈벌이에 나서는 그녀들의 노력도 눈물겨울 정도다. 그러나 휴대폰 성인전화유혹에 넘어가면 수십만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이용요금으로 집안문제나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기도 한다.

성 관련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를 ‘매춘공화국’으로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 편이다. 95년 국정감사 당시 보건복지부는 ‘전국의 윤락여성수는 4,800명’이라고 발표했다가 여성단체들로부터 터무니없는 조사라는 비판만 받았다. 국내 여성단체들은 성거래를 통한 년간 매출액이 43조원이 넘고, 관련 종사자 수만도 120만명을 웃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출규모로 따진다면 세계적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맞먹는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추정치일 뿐이다. 인터넷이 보편화된 현 시점에서 얼마나 많은 여성이 성거래에 참여하고 있는지는 추정조차도 불가능할 것이다.

인터넷이 보편화 되기 전에는 인삼찻집·티켓다방·단란주점·러브호텔·증기탕·안마시술소·이발소 등이 성거래의 장소로 이용되 었으나 이제는 인터넷이라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등장으로 인해 가정, PC방, 사무실 등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면 장소의 제약없이 어디서든 가능해졌다. 인터넷이 '성의 해방구'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 이들을 어떻게 불러야 할까? 성을 거래하는 여성들의 명칭을 살펴보면 윤락가 여성, 룸싸롱 여성, 요정집 여성, 단란주점 여성, 다방 여성, 핸드폰 걸, 맛사지 걸, 이발소 걸, 보도전문 걸, 나이트홀 걸, 여관/모텔 걸, 노래방 도우미 등등이므로 인터넷으로 몸을 파는 여성은 ‘인터넷 걸?’

신분노출을 염려하며 노래방 도우미 등 기존 오프라인 장소로 진출을 꺼려하던 가정주부들이 인터넷 걸에 대거 합류했다는 점이 새로운 특색이다. 2000년 인터넷이 만개하던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가정주부 대상 인터넷 교육을 가르켜 ‘대한민국 전 여성의 창녀화 교육에 정부가 앞장서고 있다’고 갈파했던 어느 인사의 탄식이 절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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