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의 민간보험 도입 주장, 결국 국민도 의료인도 손해

관리비 국민건강보험 5%에 비해 민간의료보험은 무려 55%나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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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도(rheebd)등록 2004.07.13 16:41
최근 '대한의사협회가 생각하는 의료보험 3단계 모형'이란 내용을 대한의사협회가 발표했다. 그 내용은 자동차보험을 응용하고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정책내용을 일부 빌린 것으로 아래와 같이 3단계로 나뉘어 있다.

1단계: 의료급여 → 저소득자,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 대상(국가가 모든 의료비용 책임).
2단계: 책임보험 → 취약계층을 제외한 전 국민 대상(적정한 의료비 본인부담, 필수적 · 기본적 의료서비스 위주의 현실적인 보험기능 강화).
3단계: 종합보험 → 기본적인 의료서비스에서 부가된 서비스(민간보험을 도입을 전제로 국민 및 의료기관이 자신의 상황에 맞는 부가 의료서비스 선택).

그리고 '민간보험 도입되면 서민은 병원에 못 간다 (진료비가 엄청 비싸서...).'
'민간보험 도입하면 의사만 좋다.' '민간보험은 비싸서 일부 부유층만 가입할 수 있다.' '민간보험이 도입되면 공보험인 국민건강보험은 부실화된다.'란 제목에서 민간보험의 장점들을 나열하고 있다.

그럼 갑자기 의협에서 민간보험을 도입하자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 첫 번째 저의는 민간보험을 도입 의료보험공단을 무력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며, 또 하나는 이를 통해 영리법인을 허용을 주장하려함이 아닐까한다. 그러나 이런 의도는 의사들 입장에서는 소탐대실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민간보험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오히려 지금의 보험공단보다 더욱더 이른바 의사들의 '진료권'을 압박할 것이고 영리법인이 허용되면 의료계의 빈익빈 부익부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의사들에 대한 통제는 더 심해질 것이며 이는 자동차보험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국민들에게도 좋을 것이 없다. 민간보험회사들은 수익을 위해 적용범위나 적용질병들을 제한하여 혜택을 줄여나갈 것이다. 민간보험 도입은 의사가 아니라 민간보험회사만 좋은 일 시키는 것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현행 민간보험 중 환자에게 급여로 나간 돈은 45%밖에 안된다고 한다. 반면 국민건강보험은 95%가 급여로 나갔다.

같은 급여를 받기 위해 민간보험에는 국민의료보험에 비교도 안되게 엄청난 많은 돈을 더 내야한다는 결론이다. 그리고 민간보험이 도입되면 환자에 대한 차별이 더욱 더 심해진다. 극단적으로는 이로 인해 공보험이 부실해져 대다수 국민들은 보건소밖에 이용 못할 수도 있다. 이는 칠레의 예에서도 볼 수 있다.

칠레의 경우 민간보험처럼 차별화된 보험체계가 도입되면서 공보험이 붕괴되고 공공의료체계 또한 붕괴되었다. 80% 이상 국민들이 의료의 사각지대에 빠지게 된 것이다. 민간보험 체계인 미국도 이제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보험은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며 인구의 15%인 4300만명이 어떠한 형태의 의료보험에도 가입되 있지 못한 상황이다.

이렇게 국민들도 죽이고 일반 대다수 의사들도 죽이는 - 다만 민간보험회사나 일부 자본만을 위할 수밖에 없는 - 민간의료보험을 대다수 의사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의사협회가 주장하는 이유를 납득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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