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지배들이... 어쭈구리!"

종로경찰서 전기완 정보과장 성폭언 물의

검토 완료

김현진(jrs1915)등록 2004.07.23 20:35
"이 지지배들이... 어쭈구리..."

종로경철서(http://jr.smpa.go.kr) 전기완 정보과장이 기자회견에 참석한 여성 참석자들을 향해 거침없는 성폭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23일 오후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굴욕적인 용산기지 이전협상 타결 무효선언 기자회견'을 연 평통사, 미군기지확장반대평택대책위 등 회원 50여 명은 외교통상부 앞으로 자리를 옮겨 농성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사람들이 약 5미터쯤 걸어갔을까... 검정제복에 헬맷으로 중무장한 경찰 80여 명이 이들의 앞을 막더니 고착하기 시작했다. 그리곤 사방으로 열려 있던 모든 길을 막았다. 모여서 함께 걸어가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뿔뿔이 흩어져서 걸어가지 않으면 길을 열어줄 수 없다는 주장만을 되풀이했다.

10년만의 폭염이라는 무더운 날씨 속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짜증이 날만한 상황. 경찰들은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오로지 방패로 위협하는 힘의 논리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그러던 중 검정색 썬글라스를 낀 채 현장을 지휘하는 종로서 정보과장이 나타났다. 그는 현장에서 무리한 대응으로 집회 참석자들과 종종 마찰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오늘도 역시 그의 횡포는 예외가 아니었다.

다짜고짜 밀어붙이기 식 대응을 하더니 급기야 힘으로 치자면 자신을 따라오지 못할 여성들이어서 그랬을까. 무리 지어 걸어가던 여성들을 향해 "이 지지배들이..."하며 한 대라도 칠 기세로 중얼거린다. 이 말을 들은 여성들이 강력히 항의하자, "어쭈구리!"라며 항의하는 한 여성을 향해 "너 몇 살이야?" 한다. 이것이 서울의 중심, 종로경찰서 정보과장이라는 사람이 한 말이다.

한 순간에 '지지배'들이 되어버린 여성들은 이 폭언에 즉각 항의했고, 주변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시민들도 힘을 합쳐 성적 폭언을 내뱉은 정보과장의 정중한 사과를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나 정보과장은 어느새 현장에서 도망치듯 사라져버렸고, 지휘책임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정보과장에게 성폭언을 당한 이들은 즉시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냈다. 또한 "모든 방법을 다 써서 정보과장의 사과를 반드시 받아내겠다"고 했다. 정부의 굴욕적인 용산협상 타결로 울분에 차있던 이들은 "경찰의 이런 대응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했다.

뜨거운 여름공기 속 헌법에 표현의 자유가 분명하게 보장된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풍경이다.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