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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언론마다 통일연대 죽이기에 바쁘다. 8.15 민족공동행사가 무산된 것이 마치 통일연대의 책임인양 신이 난 듯 하다.
이번 8.15 민족공동행사는 한가지의 문제로 성사가 보장되지 못했다. 8.15 민족공동행사에 참가하겠다고 하는 범민련, 한총련 대표의 평양방문을 국가보안법이라는 이유로 절대 불허한 정부의 태도 때문이다. 덕분에 2000년 6.15공동선언 이후 매해 이어졌던 8.15민족공동행사가 무산되고, 함께 추진위를 꾸려왔던 민화협과 7대종단 역시 등을 돌렸다.
한반도 이남에서 이루어진 통일운동사는 범민련, 한총련의 역사와 같다. 통일운동에서 주춧돌의 역할을 해 온 그들을 통일과정에서 배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주춧돌이 없어진 집은 무너진다. 범민련과 한총련이 이루어낸 통일업적들이 있는데, 그것을 ‘이적단체’라는 이유로 물거품 취급 할 것인가.
국가보안법의 폐지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고, 주적에 대한 의미가 사라진 지금 과연 국가보안법이라는 제도적 덫으로 더욱 거세지고 있는 통일흐름을 막을 수 있을까. 북을 적으로 규정하기에 생겨난 ‘이적단체’라는 개념은, 6.15공동선언에서 우리 민족끼리를 정의한 것만 보아도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번 평양방문 불허와 8.15민족공동행사 무산은 국가보안법의 문제 뿐 아니라 정부가 통일에 대해 얼마나 잘못 생각하고 있는가를 말해준다. 이적단체 운운과 그로 인한 방북 불허방침은 정부가 6.15공동선언을 이행할 의사가 없다는 것만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 통일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 문제도, 사상적 문제도 아니다. 문제는 통일과정에서 설득력 없는 논리로 자신의 고집만 주장하는 정부에 있다.
통일은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 하는 문제이다. 통일을 자신의 판단과 기준에서만 하려는, 그것도 과거 국가보안법에 의해 마음대로 도안하는 ‘제멋대로 정부’는 통일의 주체가 될 수 없다. 통일을 준비하는데 있어 어떤 단체를 배제해서는 통일을 이룰 수 없다. 게다가 그 단체가 통일을 가장 열성적으로 외쳤던 단체라면 말할 것도 없다.
6.15공동선언이 명시한대로 우리민족 모두가 ‘자주적’인 입장으로 통일문제를 해결하는데 힘을 합쳐야 한다.
만약 통일과정에서 배제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외세이다. 우리의 문제인 통일을 고민하는데 우리 민족끼리의 만남은 방해하면서 외세의 눈치 하나하나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부. 과연 정부가 생각하는 통일에 6.15공동선언이 있기는 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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