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火葬대란 속, 사설납골시설들 사면초가에 놓여...

서울장묘사업소, 산골시설 이용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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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웅(davico)등록 2004.08.16 18:43
금년 8월 서울장묘사업소의 일일 화장건수가 평균 90건에 육박하고 있어 바야흐로 화장대란을 실캄케 하고 있다. 이는 화장에 대한 인식변화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국내경기의 침체에도 원인이 있다고 보인다. 아무래도 매장보다는 화장에 소요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화장이용객들의 산골비율이 급속하게 올라갔다. 일 90건의 화장이용객 중 50%이상인 60건 정도가 매일 용미리 추모의 숲 등의 산골장을 이용한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 13일 91건의 화장건수중 61건이 산골, 6건이 서대산추모공원(시립), 3건이 용미리납골당(시립), 7건이 가족납골묘, 14건이 사설납골당으로 갔다.

산골비율은 지난 2003년 5월부터 급속하게 상승, 7월에 37%였고, 9월엔 45%까지 올라갔다. 금년엔 꾸준히 상승하여 50%를 거뜬히 넘어서고 있다. 산골형태도 다양해 지고 있는데, 승화원 내부의 산골시설 이용이 대부분이었던 작년에 비해 올해는 용미리 추모의 숲 이용률이 70%, 기타 선산, 강, 바다 등이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장묘사업소와 시민단체들의 산골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이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점차 변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화장 후 장묘방법의 변화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중국은 화장 후 납골당에 안치하지 않고 산하에 뼈가루를 뿌리는 제2의 장례문화혁명이 일어나고 있으며, 일본도 자연주의 장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상장, 숲속장 등 다양한 형태의 산골방법이 행해지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연주의 장례(산골)모임도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산림국가인 스위스나 뉴질랜드, 독일 등은 이미 수년전부터 수목장을 행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산골의 증가로 수도권 37개의 사설납골당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몰려있다고 한다. 작년 5월 시립납골시설의 이용제한 조치로 반짝특수를 누렸던 사설납골당은 금년에 들어와 작년대비 50%이하의 안치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물론 여기에는 침체된 경기탓도 있겠으나 무엇보다 산골의 증가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수도권 근교에 3만~10만기규모의 대규모납골시설 몇 곳이 새로 운영을 시작하고 있어, 수도권지역 사설납골당 전체 봉안가능기수가 약70만기에 육박,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납골시설이 부족해 화장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를 하는 목소리가 들리곤 했는데 말이다.

이러다간 우리도 일본의 예처럼 사설납골시설들이 연쇄부도(일본 요꼬하마묘원) 처리되어 사회문제로 골머리를 썩힐 수도 있을 것이다. 더욱 우려 되는건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부분의 사설납골시설들이 장사법에 명시된 운영주체, 관리비의 적립, 설치신고 등에 있어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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