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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과거사 되짚기에 한 몫을 하겠다는 발표가 조금 전 방송을 통해 보도 되었다. 정치인이 아닌 학자 등의 전문가를 동원한 진정한 의미의 과거사 되짚기를 통해 우리의 역사를 바로 잡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한가지 덧붙인 조건이 있다. 친일 뿐 아니라 용공의 과거도 바로잡자고 했다. 아버지에서 딸로 대를 잇는 색깔론, 친일 진상 규명이 주를 이루었던 과거사 바로잡기에 용공 인사까지 포함시키자고 지금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좌경용공세력, 북한을 지원하는 세력, 한총련이 여기에 속한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 있다. 이념 논쟁이 심했던 냉전시대, 용공 인사는 국가의 최대의 적이었고 아무 말 없이 죽여도 좋은 그런 존재였다. 이들은 비단 대한민국의 적일 뿐 아니라 모든 서방 자유세력의 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이 모두 붕괴하면서 냉전이 종결되었다. 마르크스도 엥겔스도 모두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는 학자들이라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그들은 경제, 철학, 사회 등에서 큰 획을 긋는 이론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미 서구 여러 국가들에서는 사회주의를 이념으로 하는 정당이 정치를 휘어잡기도 하고 있으며 사회가 극도로 다원화되어서 사회주의 역시 하나의 이념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친일과 용공을 같은 적수로 파악하여 과거사 진상 규명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예시로 '빨치산'을 들었다. 하나된 나라를 위해서 끝까지 저항을 하다가 남, 북에게 모두 버림받은 그들을 파르티잔이라고 부르는 것 조차 불만인 지식인들에게 그들을 '친일'분자들과 한 선상에 놓아 처리하자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 두 부류는 엄연히 다른 존재다. 전자가 자신의 목숨을 연명하며 아니, 개인적인 풍요로움을 위해 나라를 팔아먹고 자신의 안위를 지킨 사람들이라면 후자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이념을 목숨을 걸고 고수한 사람들이다. 엄연히 그 목적과 성격과 성질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박정희 시대에는 빨치산과 같은 좌경 용공 세력들이 친일 세력의 몇 백만배가 되는 국가 반역자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시대에 다름아니다. 통일을 위해 평생을 연구한 남한 최대의 학자가 대통령이 되었던 시대를 산 우리로서는 납득하기 힘든 발언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여당의 친일 진상 규명법에 대한 주장이나, 야당의 색깔 논쟁 모두 정치적 계산과 술수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과거사를 청산하고 올바른 미래를 지향하는 것은 온 국민 모두의 염원이다. 수십명의 일본 정치인들이 신사참배를 하면서 우리를 비롯한 아시아 전역의 나라들을 조롱하고 있는데 우리의 정치인은 그 어느 한 명도 실제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그저 제 당의 이익을 챙기기에 급급할 뿐이어서 매우 안타깝다.
정치인이 권력을 유지하는 방법은 국민의 편에 서는 것이 최선이다. 지금 우리 정치인들은 그것을 잊고 있는 듯 하다. 교육, 행정, 외교 각 분야에서 친일파의 청산과 과거사 진상 규명을 위한 현실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올바른 과거사 진상 규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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