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 올림픽 정신이 보이지 않았다

새벽에 잠을 잊은채 올림픽 축구 8강전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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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imuzz)등록 2004.08.22 18:16
조별 리그전은 안봤는데 축구를 그다지 좋아하는건 아니고 더구나 새벽같이 볼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 8강에 올라갔기에 봐야겠다 마음을 먹고 기다렸다. 새벽에 배도 출출해서 냉동실에 만두가 조금 남았길래 찜만두임에도 불구하고 귀찮음에 그냥 물만두로 해먹고 두근대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기다렸다.

그리고 경기 시작. 아이스 카페라떼(수제품)를 준비한후 TV에 눈을 고정시켰다. 보자말자 선수들의 무성의한 그라운드 뜀박질. 그중 몇 선수는 열심히 뛰었지만 수비수들의 뻥뚫림. 따라가다 말고 그냥 시늉만 한다.

결국 한골씩 먹더니 3대0이 됐다. 그때까지 감독은 별 표정변화없이 그냥 경기만 지켜보고 있었다. 내가 봤을때는 8강에 오른것도 훌륭하니 이것으로 내할일은 다했다는 표정이다. 그정도로 느긋해 보였다. 진지하게 게임을 보는것도 아니다.

선수교체도 뭔가 뚜렷한 주관이 있어서 하는것도 아니고 그냥 이때쯤 선수를 바꿔야 겠구나... 이런식으로 그냥 선수 바꾸고... 별다른 변화는 없고... 그나마 3골먹고는 초반보다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아졌다.

최원권은 심판에게 대들줄만 알지 별다른 활약은 없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승부욕이 보이지 않았다. 설렁설렁 뛰는 모습만 보인다. 이천수와 김영광만 그런면에선 돋보였다.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뛴 선수가 있겠지만 일단 내가 봐선 그랬다.

그리고 정경호... 특유의 닌자모드란걸 첨으로 봤는데 정말이었다. 혹시 일본가서 닌자수련소에서 연수를 받은듯 했다. 그 은닉술이란... 근데 시간이 부족했는지 은닉술만 배우고 다른 공격술은 배우지 못한것 같았다.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그 어두웠던 새벽에 밖에서 응원하신분들이 참 많았는데 이기고 지는걸 떠나서 치열하게 그 경기에 임했느냐라는 점에선 욕먹어도 마땅하다. 특히 감독의 용병술이나 전술엔 어이가 없음이 땅을 치며 통곡이라도 하고싶은 심정이었다.

올림픽이란 무엇인가?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지금까지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이는 곳이 아니던가? 이기는게 보고 싶은게 아니다 물론 이기면 더 좋겠지만 과정의 열정을 느끼고 싶을 뿐이다. 그런면에서 이번 축구에선 그러한 열정을 느낄 수가 없었다. 올림픽 정신의 실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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