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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몬스터'의 세 작품이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공통 키워드는 인간 누구나의 본성에 숨죽이고 있는 악마성이다.
'올드보이'의 박찬욱, '착신아리', '오디션'의 미이케 다카시, '메이드 인 홍콩'의 프루트 챈 등 한국, 일본, 홍콩의 최고 감독들이 따로 또 함께 만들어 낸 이 영화는 지난 2002년 3국 최초 합작프로그램 '쓰리'에 이어 지난 20일 개봉해 관객들에게 기괴한 공포의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1st. CUT
영화감독의 딜레마가 만들어내는 잔인한 유머
영화 세트 같은 집. 블랙 앤 화이트의 대리석 바닥과 정교한 앤티크 가구들, 그리고 정교한 거미줄에 걸린 인형처럼 피아노 앞에 꽁꽁 묶인 '아내'
한 쪽에는 아내가 묶여있고, 시시각각 그녀의 손가락이 잘려나간다. 그 와중에 남편이라는 사람은 아내를 살려보겠다고 화를 내다가는 엉덩이로 이름을 쓰며 범인을 웃기려 노력한다.
"능력 있고 부자인 데다 착하기까지 한 것은 용서할 수 없다"는 엑스트라에게 잡혀 감독은덮어두었던 이기적 본성을 드러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인간의 숨겨진 위선을 들춰내기로 작정한 듯한 이 영화는 인간 내면의 악마성을 가장 원색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쓰리, 몬스터'에 나오는 영화 속 영화가 평소 박찬욱 감독이 도전하고 싶어했던 '뱀파이어 영화'라는 사실!
2nd. BOX
한 남자를 사랑한 쌍둥이의 몽환적 판타지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는 작가 교코 앞에 오래 전에 죽은 쌍둥이 언니 쇼코의 환영이 찾아왔다.
서커스 단원이었던 어린 시절. 한 남자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언니를 죽인 기억이 악몽처럼 되살아난 것이다.
쌍둥이인 그녀들은 서커스단에서 일한다. 둘은 춤을 추고 상자에 들어간다. 남자가 그녀들이 들어간 상자들에 표창을 던지면 소녀들은 사라지고 꽃이 휘날린다.
그녀들은 샴 쌍둥이였을까? 아니면 단지 상자에 갇혀 불에 타죽은 언니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생긴 동생의 착각이었을까.
3rd. 만두
미적 욕구와 모성본능의 정면충돌
왕년의 인기배우였던 칭은 젊음을 되찾기 위해 메이가 만들어 파는 신비의 만두를 사먹는다.
낙태아를 재료로 만두를 빚는다는 사실을 알고 직접 만두의 재료인 낙태아를 보기도 하지만 아름다움을 원하는 칭의 욕구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다.
메이에게 중절수술을 받은 여학생이 죽고, 그로 인해 메이가 사라져버리자, 신비의 만두를 먹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칭은 되찾은 남편의 사랑으로 인해 갖게 된 아이를 먹어버리고야 만다.
인간의 영원한 바람인 아름대움에 대한 욕구와 모성본능을 정면 충돌시킨 이 영화는 메이의 날렵한 칼끝에서 만들어 내는 리듬과 만두를 삼키는 칭의 매혹적인 입이 번갈아 클로즈업되면서 독특한 '잔혹미'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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