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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기다리던 첩혈쌍웅이 출시됐다. 오우삼 감독. 주윤발, 이수현, 엽청문이 출연한 이 영화는 홍콩 영화팬을 위시한 많은 사람들의 추억의 영화다. 홍콩 느와르의 정점에 선 걸작이라고까지 칭송받는 작품이다.
나또한 이 영화를 홍콩느와르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처음 봤을때의 전율을 잊지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작품을 접한건 개봉후 몇 년뒤였다. 이유는 개봉당시엔 보러갈 형편은 되지 못했고 비디오테잎으로 출시되선 VCR은 부자집에나 있다고 생각하던 시기여서 쉽게 접하지 못했다.
그렇게 한동안 ‘첩혈쌍웅’을 접하지 못하고 귀로만 듣고 있다가 93년 고등학교 수학여행때 버스에서 틀어준걸 보게되었다. 흔들리는 버스속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서 조그만 화면과 크지도 않은 볼륨에도 영화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첩혈쌍웅’은 내 기억속에 아주 강렬하고도 깊은 자극으로 각인되었다.
추억은 미화로 점철된다고 했던가? 지금 시각으로 냉정하게 평가하면 좋은소리는 안나오는게 정확하다. 그러나 현재의 잣대로 평가할수는 없는 법. 그래도 단 한가지 개인적 아쉬움을 토로한다면 남자들의 우정이 우선시되었다는 점이다. 총알이 빗발치는 곳에서도 친구의 복수를 위해 사랑하는 내 여자는 내버려두고 총쏘기에 여념이 없다. 물론 그 여자를 처음부터 사랑한건 아니었고 시력을 잃게 한 책임감 및 동정심에 의한 발로였긴 해도 사랑은 사랑이다. 그것에 딴지 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영화는 영화일뿐….
DVD는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포장되어 출시되었다. 화질은 좋다곤 볼수 없으나 감상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오래된 작품이지만 나름대로 만족할만한 수준의 화면을 보여준다. 문제는 사운드다. 모노 사운드를 5.1로 무리하게 리마스터링하는 바람에 어찌된 일인지 배경음악이 죽어버렸다. 나오긴 나오는데 모기소리만큼 들린다. 더욱이 DTS와 돌비 5.1 사운드만 수록되었는데 오리지날 사운드는 팔아먹었는지 어디에도 없다. 대신에 타격음은 확실하게 들려주긴 하나 배경없이는 밋밋한 느낌이다.
서플은 그다지 충실하게 실려있지는 않다. 첩혈쌍웅 예고편 2개와 몇장의 스틸사진, 10분가량의 영화 속 무기 해설과 <용행천하> <첩혈가두>의 예고편이 수록되어 있다. 메이킹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감독과 배우의 짤막한 인터뷰라도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사운드에 관한 문제를 출시사인 스펙트럼에서 어떻게 해결할지는 모르겠지만 빠른 대응이 요구되는 부분이니 잘 처리되기를 기대해본다. 어찌되었든 불완전한 타이틀로 나와서 아쉬운 감이 더하지만 추억의 영화를 만났다는 기쁨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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