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UE로 촉발된 DVD 시장의 파급효과

누구를 위한 한정판인가?

검토 완료

전원주(imuzz)등록 2004.08.27 16:07
경제상황이 좋지도 않은 작금의 상황에서 DVD시장 또한 어려운게 현실이다. 그런 와중에도 DVD 유저들의 관심을 받는 올 하반기 기대작중 하나인 올드보이 UE가 윤곽을 드러내고 프리오더를 받고 있다.

출시사인 스타맥스는 OST를 포함한 4disc와 화보집, 순동케이스, 필름컷 3개를 포함하여 99,000원의 가격을 책정하였다. 이에 국내최대의 DVD 커뮤니티인 DVDPRIME(이하 DP)에서는 많은 유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지금도 많은 논란을 양산하고 있다. DP에 처음 올드보이 UE에 대한 정보가 올라오자마자 스타맥스에 대한 성토가 줄을 이었다.

스타맥스는 이를 구매하는 고객들의 타이틀에 대한 희소성과 차별성을 부여하겠다는 논지에서 이러한 가격을 책정했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이 발언이 무책임할 수밖에 없는 것이 많은 사람이 봐야할 영화를 희소성과 차별성만으로 제한하겠다는 건 UE타이틀을 구입한 소수 소비자만을 생각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가뜩이나 좁은 국내 DVD시장에서 하나의 타이틀에 십만원의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더 작은 시장만을 위해서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표현이다.

물론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생산자의 목표는 최대의 이익을 내는 것이다. 그건 그렇게 허물이 될게 아니다. 스타맥스의 이같은 행위는 ‘모 아니면 도’ 식으로 도박을 걸은 거지만 이도 문제될 건 없다. 정작 문제는 이같은 도박이 현 DVD시장의 존립자체를 흔들 수 있는 파급력을 갖고 있다는 데에 있다.

이런 일이 스타맥스만의 문제로만 된다면 그리고 올드보이 UE만의 문제라면 하등의 상관은 없다. 그러나 하나의 상품이 성공하면 비슷한 상품들이 줄을 지어 출시되고 비슷한 마케팅 방식이 도입되는 현실에선 크나큰 문제가 된다. 만약 올드보이 UE의 마케팅 방식이 성공한 선례를 남긴다면 다른 제작사들 역시 따라할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된다면 스타맥스와 올드보이 UE만의 문제를 넘어선 DVD 존립자체에 대한 논의를 해야 되는 시점에 선 것이다.

DVD라는 매체의 큰 장점이자 매력은 감독이나 스탭, 배우들의 코멘터리와 그 외 제작과정이나 인터뷰 등의 부가영상까지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비디오테잎보다 월등한 화질과 사운드는 기본이다. 그래서 DVD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올드보이 UE는 4개의 코멘터리와 4시간의 부가영상을 제한 배포하겠다는 건 시장을 왜곡하자는 의도가 명백해 보인다.

올드보이 UE라는 하나의 문화상품을 고급화시켜서 소비에 인위적인 제한을 가해 타이틀을 구입한 소수 소비자에겐 희소성과 차별성이라는 만족을 주고 자기들은 마진을 극대화해 달콤한 꿀을 먹겠다는 것이다. 그 외 다른 문제에 관해선 자기들이 상관할 바가 아니라며 손을 털고 있다. 어찌 보면 잠재적 핵폭탄을 심어놓은건데 나 몰라라 해버리면 남는 사람들은 어찌해야 할까?

이는 어찌 보면 몇몇의 한정판에 목메는 콜렉터들의 욕구로 인해 일어난 것일 수도 있다. 경매사이트에서 몇 배나 가격이 올라 매매가가 형성되는 걸 어느 누가 마다할 것인가? 하지만 제작사가 앞장서서 그 왜곡을 먼저 해버린다면 DVD시장의 장밋빛 미래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스타맥스가 조만간 DVD사업을 접을게 아니라면 생각을 달리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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