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뭡니까 이게~ '공무원이 시의원 몰카 협박'!!!"

경남 도내 한 공무원, 시의원의 부적절 행위 몰카 찍어 협박

검토 완료

김호경(kimuk)등록 2004.09.17 15:09
의회도 '쉬쉬', 시의원들 해외 나가 무슨 짓 했길래....
지난 2월경, 시정질문 앞두고 협박에 사용

도내 한 기초단체의 공무원이 평소 시장을 곤혹스럽게 만든 시의원의 부적절한 행위가 담긴 '몰카' 사진으로 협박(?)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창원시의회 의장단 뇌물 선거에 이어 심각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몰카가 촬영된 장소가 해외 시장 개척차 방문한 외국의 한 국가로 시의원의 해외 시장 개척단 동행에도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해당 자치단체장은 자신이 데려온 공무원이 시민의 대변자인 시의원을 몰카로 협박한 사실을 보고 받았음에도 징계나 문책등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어 제식구 감싸기에 급급했다는 비난도 면키 어렵게 됐다. 올해 2월경, 도내 모 기초의회는 물론 해당 자치단체 공무원에게까지 만연했던 소위 '공무원의 시의원 몰카 협박' 사건의 전말을 <우리신문>이 단독으로 입수해 전격 공개한다.(이 기사는 의회나 시청과는 무관한 순수한 시민의 제보에 의해 탐사 취재한 것임)

수 년전 도내 모 시(市)는 관내 중소기업체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시장과 관내 중소기업 대표, 그리고 시의원 4명이 포함된 시장 개척단은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귀국했다. 당시 언론에도 "××시 해외시장 개척단 큰 성과 거둬'라는 제하의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보도된 바 있다.

'몰카' 보여주며 "시장 괴롭히지 마라"
그런데 올해 초 2월 어느 날, 시의회 청사 B모 의원 연구실에서 욕설이 섞인 고성이 터져 나왔다. 우연히 앞을 지나가던 한 동료의원이 무슨 일인가 싶어 황급히 문을 열었고, 이때 공무원 A씨와 B모 의원이 결재판을 잡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결재판에서 A4 용지 한장이 떨어졌다.

무심코 주워든 용지에는 흐릿하지만, 얼굴이 화끈할 정도의 그림이 프린터 되어 있었다. B의원이 공무원에게 "나를 협박하는 거냐"며 사진을 뺏으려한 것으로 보아 사진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날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의회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을 앞두고 있던 이날 해외 시장 개척단에 다녀온 한 의원 연구실에 공무원 A모씨가 나타났다. 그는 "우리 시장님 좀 괴롭히지 말라"는 투로 사정을 했고, 개성이 강한 B모 의원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러자 A모씨가 결재판에 끼워져 있던 사진을 보여주며 은근히 압박을 넣었다. 이에 발끈한 B모 의원이 공무원을 향해 거칠게 욕설을 퍼부으며, 사진을 뺏으려 했고 이 공무원은 안 뺏기기 위해 서로 힘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진은 언제 누가 무슨 의도로 촬영했을 까.

해외 방문 중 무슨 일 있었나(?)
당시 해외 시장 개척단에 합류했던 일부 의원에 따르면 '몰카'가 촬영된 시점은 일정을 마치고 귀국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일부 기업체 사장들이 감사와 축하 차원에서 마련한 술자리가 끝난 뒤, 어디론가 자리를 옮겼을 때 부적절한 모습을 누군가 촬영한 것이었다. 물론, B의원은 자신의 부적절한 행위가 누군가에 의해 촬영되는 몰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공무원 A씨가 B의원을 협박하는 데 사용된 문제의 사진이 바로 이것이었다.(부적절한 행위는 독자 상상에 맡긴다)

모 시장, 시의원 협박 알고도 그냥 넘어가
공무원의 협박을 받은 B의원은 곧바로 시장을 찾아 강력히 항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해당 모 시장은 6일 오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당시 B의원이 사진을 들고 와 '××이 한테 협박을 당했다'며 강력히 항의 해온 사실이 있다"고 확인해줬다.

사진 실체에 대해 그 시장은 "B 의원이 ××한테서 뺏은 사진이라며 보여 줬는 데, 윤곽이 흐릿해 누구인지 분간하기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젊은 사람끼리 감정이 상해 그런 것이니 원만히 타협점을 찾으라고 권유했다"면서 "얼마 뒤 당사자끼리 만나 잘 해결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장의 오른팔 역할을 하는 최 측근 공무원이 시민의 대변자인 시의원을 "시정질문 살살 해달라"며 몰카를 들이 밀며 협박했는 데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시민을 우습게 본 처사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대목이다.

의회, 부끄럽다 '쉬쉬'
또한, 해당 의회의 대응도 한심 그 자체였다. 시장 최 측근 공무원이 왕성한 의정활동을 하던 동료 의원을 '몰카'사진으로 협박을 했음에도 의회는 시장에게 강력 항의나 해당 공무원 문책도 요구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모 의원은 6일 기자에게 "당시 협박당한 B의원이 '몰카' 사진으로 협박을 당했다면서 의회 차원에서 강력 대처해줄 것을 요구한 적 있었으나, 양쪽 다 개망신 당할 수 있다고 설득한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해당 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어 '야이 ×××야!' 몰카를 찍어 시의원을 협박해.."라고 욕설을 퍼부었고, 그 공무원은 "내가 촬영한 게 아니고, 현지인이 사라고 해서 산 것이며 협박은 하지 않았다"고 강력 부인해 "그러면 그 사진은 왜 결재판에 끼워 갔느냐"고 호통을 친 사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동료의원도 "올해 2월초 공공연하게 '몰카 협박' 사건이 의회는 물론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 만연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개인의 명예와 의회의 위상에 문제가 될 수 있어 '쉬쉬'해왔다"고 말했다.

거액의 세금으로 해외시장 개척차 외국에 나가 무슨일을 하고 왔길래, 협박을 당하고도 '쉬쉬' 했는 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당사자들 강력 부인
이에 당사자인 B모 의원은 5일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으며, 6일에도 "시장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항의한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해당 공무원도 "시정질문 때문에 다툰 것은 사실이지만, 사진을 갖고 협박하지는 않았으며, 사진의 실체도 모른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해당 시장과 의회 의장단 모 의원, 현장을 목격한 의원, 해외 방문시 동행했던 일부 의원에게 확인한 결과, 한결 같이 '몰카 협박 사건'에 대해 "당사자로부터 상담과 항의를 받았거나, 다투는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의원은 기자의 질문을 받은 직후인 5일 오후와 6일 아침 모 의원에게 "공무원과 다툰 사실은 C의원 밖에 모르는 데, 그 의원이 기자에게 말해준 것 같다"면서 상의를 해 놓고도 기자에게는 "그런 사실 없다"고 딱 잡아떼고 있다.

해당 시장과 의회 의장단 의원 그리고 일부 동료 의원들과 B의원·A공무원 중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공무원이 시의원을 협박한 것이 사실이면 시민 전체를 협박한 것으로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며, 시정을 감시 견제 비판해야 할 시의원이 해외시장 개척 방문 일정 과정에서 발목잡힐 짓을 했다면 즉각 응분의 책임을 스스로 물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해외 시장 개척에 시의원의 동행이 반드시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되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