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의 열쇠, 행정수도 이전입니다

김완주 전주시장님과 한현규 경기개발원장님의 반론, 재반론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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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은(dreamje)등록 2004.09.30 17:56
<주장> 지방분권의 열쇠, 행정수도 이전입니다

김완주 시장님에 대한 반론으로 한현규 경기개발원장님의 글을 보고 저 또한 몇 가지 반론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어 펜을 들었습니다.

저는 전남의 조그마한 도시, 나주시의 시장인 신정훈이라고 합니다. 저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여 당선되었습니다. 모든 가치가 당리당략에 의해 좌우되는 시대흐름에 벗어나야 나라의 미래가 있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3차례나 무소속 일꾼으로 지방정치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손학규 지사님이 경기도 발전을 위해 외국기업은 물론 외자 유치에 온 힘을 쏟아 붇고 있으며 그 성과 또한 상당한 것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경기도나 서울시가 고유한 자기 발전 전략과 목표를 위해 활동을 하시면 됩니다. 행정수도의 이전과 수도권 발전 전략은 서로 상생의 관계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행정수도 이전이 수도권은 물론 국가 전체에 손실을 입힐 수 있다며 반대논리를 펴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지금 세계는 국가라는 이름과 경계가 무너졌으며, 또한 세계 시장에서 국가는 경쟁력을 상실한 지 오래입니다. 어떤 분의 표현대로 국가는 이제 무장해제 되었습니다. 지역 균형 발전을 구체적으로 추진하는 데에는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시대의 흐름이 중앙 집중에서 지역 분산의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는 데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같이 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전략이 바로 균형발전을 통한 지역혁신체계 구축입니다.

서울은 서울대로 열심히 뛰고, 전주는 전주대로 열심히 뛰면 됩니다. 조그마한 농촌도시 나주도 열심히 뛸 것입니다. 그런데, 서울과 경기도와는 달리 지방에서는 열심히 뛸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과 환경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바로 자원과 인재입니다. 그 모든 것을 서울과 경기도가 다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 5형제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데 농토와, 농기구, 그리고 일꾼을 모두 독점한 2형제가 나머지 동생들에게 너희들도 우리들처럼 열심히 일해 성과물을 만들어 보라고 주장하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우리의 주장은 농기계와 일꾼을 거느리고 있는 농업센터를 중간지대에 놓고 서로 활용하자는 공정한 제안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두고 농사일을 모두 망친다며 자신들의 가솔들을 선동해 농업센터 이전을 반대하는 행위만큼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시장님, 손학규 지사님. 우리는 가족을 위해 일하자는 것입니다. 서울시민만을, 경기도민만을 위한 이기적인 처사는 고사되고 있는 지방의 형제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며 국가 전체를 위해서도 자살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 어느 나라가 대한민국처럼 인구와 자원, 그리고 권력이 수도권에 비대하게 집중되어 있습니까? 전통적인 중앙집권 국가였던 프랑스조차도 중앙정부가 발 벗고 나서 10여 년 동안 집중적이고 강제적인 분권․분산을 추진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이 같은 분권․분산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행정수도이전을 선택한 것이고, 이 같은 정책은 이미 지난 대통령 선거를 통해 국민들의 동의를 얻었으며, 지난 16대 국회에서 합의된 사안입니다. 행정수도 이전을 통한 분권․분산 정책이 성공을 할 것인지, 실패할 것인지는 역사에 맡겨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기득권과 독점을 포기하지 않고 공정한 경쟁을 말하는 것 자체가 불공정한 것이며 이를 시정하려는 정책 추진에 대해 일방적으로 반대만을 하는 것은 불공정을 넘어 비겁한 행위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특히, 지역개발 전공자인 한원장님께서 “남의 것을 탐내고, 남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시대정신이 아니다”고 밝힌 반분권적 표현에는 서글픔마저 느낍니다.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행정수도 이전을, 남의 것을 탐내고 빼앗는 정도로 판단하는 ‘시대정신’ 이야말로 ‘불균형의 근본씨앗’이 아닐까요?

지금 우리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할 수 있는 공동의 전략을 위해 서로가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정치적 이해관계와 당리당략을 떠나 국가전체를 위해 그리고 국민들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목표를 세울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해야 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는 공멸할 것입니다.


나주시장 신정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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