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희망의 대명사, 삼미 슈퍼스타즈와 감사용

아름다운 삶의 가치를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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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돈(foje)등록 2004.10.01 17:14
요즘 많은 사람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주고 있는 영화가 하나 있으니 바로 <슈퍼스타 감사용>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감사용씨는 실제로 1982년 프로야구 원년 시절 삼미 슈퍼스타즈 투수로 활동했는 바 이 삼미 슈퍼스타즈는 꼴지의 대명사로서 지금도 전설처럼 남아 있는 팀이라고 할 수 있다.

프로야구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나는 당시 MBC 청룡팀을 열렬히 응원하고 있었는데, 우리 팀 청룡이 슈퍼스타즈와 맞붙는 날이면 마음이 꽤나 편했던 기억이 난다. 왜냐하면 언급한 대로 이 슈퍼스타즈는 어떤 팀과 경기를 해도 승리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완벽한 꼴지 팀이었기 때문이었다.

당시에 지금도 깨지지 않는 기록으로 슈퍼스타즈는 프로 야구 역사상 최저 승률을 올렸는데 1982년 전반기에는 10승 30패, 후반기에는 무려 5승 35패를 기록하면서 그 해 18경기 연속 패배를 당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희안한 것은 계속 지다가도 가끔가다 한번씩 꼭 중요한 시점에서 잘 나가던 팀의 발목을 잡곤 하여서 그 시절 사람들은 이 삼미 슈퍼스타즈를 도깨비 팀, 즉 컬트(Cult) 야구단으로 명명했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그 시절, 그 최악의 성적으로 인한 슈퍼스타즈의 비애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말이 18연패지 차마 프로야구 팀의 성적이라고는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시절 프로야구 어린이 회원 붐이 대단히 활성화되어서 MBC 청룡 회원 어린이, OB 베어즈 회원 어린이 등이 있었는데, 당시 이 삼미 슈퍼스타즈 회원 아이들은 얼굴도 못 들고 다니는 그런 처지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들끼리는 이 삼미 슈퍼스타즈를 이른바 '삼미 슬퍼스타즈’라고 불렀던 것이다.

그런데 이 슬퍼 스타즈 선수들 중에서도 더 비참하게도 패전 처리 전문 투수처럼 여겨지는 선수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이 감사용 선수였던 것이다.
당시 우리들이 이해하기로는 팀이 큰 점수 차로 지고 있는 경우, 이길 가망성이 전혀 없게 되면 다음 게임을 대비하기 위해 다른 주전 투수들은 쉬게 하는 차원에서 이 패전 처리 투수를 내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니까 감사용 선수는 그냥 경기를 형식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내보내는 선수로 여겨졌던 것이다. 그리하여 당시 슈퍼스타즈의 마무리 투수 감사용 선수는 1승 15패 1세이브라는 성적을 남기고 그렇게 프로야구를 은퇴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얼마 전『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라는 책이 큰 관심을 모으더니, 바야흐로 감사용 선수의 야구 인생이 영화로 재조명되고 그려지면서 감사용 선수의 그 삶을 통해 과연 가장 아름다운 삶의 모습은 어떠한 것이며 진정으로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지가 아름답게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제는 꼴지의 대명사가 아닌 절망하지 않는 삶과 아름다운 희망의 대명사로서 '감사용’이라는 이름 석자가 사람들이 뇌리와 마음에 깊이 새겨지고 있으며, 그의 인생 이야기가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삶에서 어떤 결과가 궁극적으로 더 중요한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그 삶의 내용 자체가 진정으로 가치 있고 아름다운 것임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면서 그의 삶은 한 줄기 테마가 되어 이 시대 우리네 마음속에 지금 깊이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요즘 우리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좌절된 결과 앞에서 그렇게도 많이 절망하며 아파하고 있다. 하지만 그 결과가 참으로 비참하게 보일지라도 그 삶의 내용이 진실 되고 최선을 다한 것이라면 그것은 결국 아름다운 가치로 영원히 남게 될 것이다.

영화 서두에서도 등장하는 앙드레 말로의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는 그 말처럼 부디 우리 모두가 미래를 바라보며 희망을 품고 오늘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그리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그런 아름다운 삶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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