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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한당뇨학협회에서는 10년 후 우리나라 사람 4명 중 1명이 당뇨로 고통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를 했다. 협회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후 당뇨 합병증에 시달릴 인구가 600만명에 달하며, 여기에 환자 1인당 1명의 간병인이 필요함을 감안할 때 전 인구의 25%인 1천200만 여명이 직,간접적으로 당뇨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나의 친척 아저씨 한 분도 당뇨를 앓으시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가까이 지내던 아저씨라 그 분 댁을 자주 찾아뵙는데 찾을 때마다 당뇨측정을 위해서 채혈하시는 모습을 보게 된다. 손 끝을 당뇨측정기의 바늘로 찔러서 채혈하는 과정은 옆에서 보는 사람 입장으로서도 그다지 편한 것은 아니다. 매일 채혈 측정을 해야하는 당뇨병 환자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번거롭고 지겨운 일일 것인가?
“아저씨, 아프시죠?” 라고 물으면, “아프지만 참아야지. 다 내가 몸관리 잘 못 해서 얻은 병인데.” 라는 대답이 들려온다.
“피를 매일 그렇게 뽑으시면 어떻해요” “모기에 몇 번 물렸다고 생각하지 뭐.”
평소의 아저씨처럼 낙천적인 대답이다.
“다만 친인척들 앞에서는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내가 환자라는 것을 알리기 싫어서 간혹 다른 사람들 앞에서 당뇨측정하는 경우가 생기면, 그게 부담스러워.”
어쩌면 이러한 고충은 당뇨환자들에게 공통적일 것이다.
이러한 당뇨병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현재 국내 및 해외 기업 및 연구기관에서 무채혈 당뇨측정기를 개발하여 상용화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국내의 한 기업도 전기 삼투압을 이용하여 추출한 채액에서 당뇨를 측정하는 제품을 개발 중이며,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 대학의 Galsssetti박사 연구진은 날숨에서 나오는 미세한 양의 가스를 분석하는 임상 실험을 수행하였다. 호주의 시드니에 있는 AiMedics Ltd. 회사의 연구진은 환자의 가슴 부위에 벨트로 연결, 장착되어 피부상태의 변화로 당뇨를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한다.
그러나,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이스라엘의 한 기업에서 개발중인 무채혈 당뇨측정기이다. 이 제품은 광자(빛의 입자)를 피부 밑의 혈관에 쬐어 반사되어 나오는 초음파를 측정하여 당뇨를 측정하는 것이다. 혈관 내의 혈액이 묽고 투명하고에 따라 반사되는 초음파가 다르다고 한다. 내년 미국 FDA승인 절차를 앞두고 치른 임상실험결과 대단히 만족할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이 제품이 특히 눈에 띄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당뇨병 환자들은 자신이 환자임을 드러내기 싫어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손목시계형 측정기나 요즘 나오는 헬쓰케어폰 같은 핸드폰에 내장될 수 있는 타입으로 이동성, 편의성이 좋은 제품이어야 한다. 이 제품은 그러한 특징을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될 수 있다. 남들 안 볼 때 간단히 측정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은 그저 당뇨측정기를 그저 손목시계나 핸드폰으로 여긴다면 아주 좋을 것이다.
정말 과학기술은 나날이 발전하여 우리가 감히 상상치 못 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그 어떤 발명품보다 반가울 것이다. 생활과 밀접한 과학기술. 그것이 과학기술자, 엔지니어가 추구할 가치가 아니고 무엇인가?
조만간 “아저씨, 이제는 당뇨채혈 안 하셔요” 할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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