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개 기획부동산 설친다

토지매매 규제 없는 용인 동부권이 ‘사냥터’

검토 완료

전자영(knhakbo)등록 2004.10.29 14:26

전자영 기자 jjy@yongin21.co.kr

용인 동부권은 토지규제가 없다. 그러나 용인시 각종 개발 계획이 쏟아지고 있는 곳이다.
용인시 문화복지행정타운, 경전철, MBC영상파크, 차이나파라다이스…등 개발계획 호재를 악용한 기획부동산의 먹잇감이 되고 있는 용인 동부권. 인근 서부권만 해도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는 제한이 따르지만 동부권은 땅을 사고팔기에 쉽다. 삼갇역북·고림·유방·양지·포곡·모현·백암 등이 이 일대다. 용인 전체 면적의 절반이나 되는 동부권 토지 시장을 기획부동산이 어지럽히고 있는 셈이다.



▲ 기획부동산이 판매한 땅

“땅 없냐고 찾아오는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있지요. 개발 가능성도 없는 땅 갖고 많이들 해 먹었어요. 여기서도…” 유림동 S중개업소 사장 말은 용인에 손을 뻗친 기획부동산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본지 보도<본지 267, 268호 designtimesp=21498>에 따르면 용인땅을 노리고 땅을 매매한 ‘기획부동산 업체’는 10여개에 이르며 이 업체 대부분 2~4개 정도의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보도 나간 뒤 업체 해산 신청

기획부동산 업체의 운영방식은 전반적으로 모업체가 한 필지를 매매하고 관련 회사 직원이 계열사나 지점 형태로 회사를 다시 설립, 또 다른 필지를 매입해 투자자들에게 땅을 쪼개 파는 것이다. 거대 자금과 인력을 동원해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면서 책임지지 않는 수법이다.
사무실은 대게 강남역·삼성역 인근 역삼동, 대치동, 논현동 등에 분포하고 있으며 00컨설팅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영업을 하고 있다.
특히 삼가동, 역북동, 유방동, 고림동 등에서 땅을 쪼개 팔고 400억 규모의 이익을 낸 H산업은 이미 폐업한 상태며 H산업 계열사로 알려진 E알앤디는본지보도<268호>가 나간 시점인 10월21일, 임시주주총회 결의로 해산 신청한 사실을 법인등기부등본상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더욱이 유림동 산 144-2번지 땅을 H산업이 매입한 후 10월5일자로 E알앤디에 땅을 매매한 것이 등기부등본상으로 확인돼 H산업 계열사인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또 한 제보자는 “14일 보도된 이후 H산업 임원들이 직원(텔레마케터)들한테 지금 ‘민방위(국세청에서 세무조사 나올 때 회사에 나오지 말라고 지시하는 용어)’상태라고 하면서 일주일 동안 회사에 나오지 말라고 했다”며 “그 쪽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데 월급도 못 받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특히 싼 값에 땅을 사들여 10배 이상 폭리를 취하고 있는 기획부동산은 대부분 회계사무실을 본점에 두지 않고 오피스텔에 별도로 두는 등 치밀하게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미등기 상태에서 땅을 매매하는 경우다. 모현면 초부리 산 81번지를 매매하고 있는 S레저산업 김모사장은 H산업에서 근무하던 간부로 땅 주인과 구두로 계약한 상태에서 투자자들에게 땅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보에 따르면 또 다른 업체인 SIN도 미등기 상태로 땅을 매매하고 현재 다 팔고 200평 정도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용인 땅에 기획부동산이 깊게 침투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보도 이후 전화제보를 한 최모씨는 “최근에 영업을 시작한 D알앤디 업체도 H산업에서 일하던 임원이 차렸으며 현재 용인 땅 매매를 준비하고 있다”며 “용인땅에 손을 대고 있는 기획부동산이 많다”고 말했다.
확인결과 D알앤디 업체는 사장 장모씨를 내세워 9월말 회사를 설립하고 역삼동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획부동산 업체 확인 과정 중에 또 다른 제보자는 “기획부동산 이사나, 감사, 사장까지 다 그 물(사람)이라며 수백억원씩 챙긴후 ‘바지사장’(명의만 사장)은 얼마든지 내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획부동산으로 알려진 D랜드에 본사 직원이 직접 전화통화를 시도한 결과 용인시 개발 계획을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시세보다 높게 땅을 쪼개 팔고 있었다.

토지이용계획 등 따져봐야

용인 동부권에서 설치고 있는 기획부동산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대부분 ‘사는 사람들이 조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등기부등본상에 나타난 땅 매입자 대부분이 서울, 충청도, 분당 지역에 거주하는 투자자들로 언론 또는 입소문이나, 관례대로 전해지는 것만 듣고 땅을 구입하기 때문에 기획부동산에 당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중개업자 관련자들은 이러한 이유로 기획부동산이 계속 해서 용인땅에 눈독을 들이고 폭리를 취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용인 동부권은 거래허가, 투기지역 제외구역이므로 용인시 조례 등 관련법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견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시 환경과 관계자는 “용인시 4개동(중앙동, 동부동, 유림동, 역삼동)은 팔당상수원 경안천 수계지역이므로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이라면서 “이러한 경우 각 면별로 확인하고 모현면은 1권역으로 건축행위 개발규제를 심하게 적용 받는다”고 설명했다. 또 “수변구역 경우 경안천을 중심으로 양쪽 1km를 지정해 놓았으며 음식점 등은 문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또 녹지과 관계자는 “용인시는 산지관리법을 따른다며 개발행위에 대한 것은 제10조부터 12조항을 자세히 읽어보면 개발 규제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개발행위에 대한 제한은 용인시 도시계획조례에 나타나 있다. 자연녹지지역은 개발행위를 허가 받아 3030평 미만으로 제한하며 도시지역 안에서 토지형질변경 허가 때 자연경사도가 17.5도 미만(31.5%)인 토지만 개발할 수 있도록 명시 돼 있다.


<관련표 참고 내용>
▲ <2004년 10월26일 현재>

※총분양가=분양*평수(잠정치)
※경사도는 평균치로 필지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개별공시지가는 2004년 1월1일 기준(단위 : 원/㎡)
※위 지도와 아래 표는 제보에 따라 작성한 것임을 밝혀둔다.



<기획부동산 D업체 통화 기록>

지난 27일 오후, 백암면 용천리 땅을 매매하고 있는 D랜드와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땅 좀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용인땅이요.
“전화상으로는 자세한 사항을 알려 줄 수 없어요. 회사만의 노하우가 있는 거니까…어떻게 알고 전화했죠?”

-며칠 전에 땅사라고 전화가 왔어요. 용인땅도 있다고 하던데.
“용인땅은 백암면 용천리라는 곳인데.”

-요즈음 기획부동산이 문제라고 하던데요.
“(함이사) 저희 회사는 땅 분양 해놓고 등기 안 내주는 곳과 다르다. 그런 곳이 문제가 되는 거지요. 우리는 일단 매입을 하면 지분 등기가 바로 나갑니다. 그런 다음 벌목해서 측량이 끝나면 개인분할 등기를 해 주지요.”

-(용천리)어떤 곳인가? 가격은 얼마나 하는지.
“가격은 40만원 안팎인데 위치에 따라 차이가 나지요. 그리고 관광지 상업지입니다. 자세히 알고 싶으면 MBC뉴스 2월23일자를 보세요. 그곳을 미국유니버셜 스튜디오처럼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니까. 그런 곳인만큼 투자가치는 좋아요.”

-그리로 가서 함께 현장을 보게 되나요.?
“원하면 개별적으로 안내해 줄게요.”


ⓒ 2007 OhmyNews
첨부파일 지도로 한눈에...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