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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륙을 뜨겁게 달구며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미대선 레이스에 막판 최대 돌출 변수로 떠오른 '빈 라덴 테이프'가 의외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오히려 미국의 전설적 언론인 월터 크롱카이트가 '빈 라덴 테이프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서 한 표가 아쉬운 부시진영의 발목을 잡는 등 각종 악재와 비관적 전망이 부시를 괴롭히고 있다.
신문 지지율에서 케리가 부시를 206:166 이란 격차로 따돌리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고, 미 주식시장에서 흘러나오는 징후들도 케리의 우세를 예고하고 있다.
물론 승부는 개표가 끝나 봐야 알 수 있을 정도로 초박빙 접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어 운명의 주사위가 멈출 때까진 그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투표일이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부시진영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빈 라덴 테이프'가 공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파장이 미미하다는 대목에서 이번 선거의 결과를 어렴풋이 짐작해 볼 수도 있을 듯하다.
그런데 이처럼 '빈 라덴 바람(風)'이 미대선에 별다른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다름아닌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이 아닌가 싶다. '화씨 911'을 뜨겁게 관통하고 있는 쟁점은 다름아닌 '부시와 오사마 빈 라덴 家의 유착 관계'였다. 마이클 무어는 911테러의 총책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부시가 비호하고 있다는 의혹을 영화 속에서 제기했고, 이 영화를 접한 많은 미국인들은 부시와 빈 라덴이 한 통속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대선 직전에 빈 라덴이 부시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슈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이미 폭넓게 유포되었고, 실제로 '빈 라덴 테이프'가 공개되자 '그것 봐라'는 식의 반응을 보인 미국인들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만약 '화씨 911'이란 영화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빈 라덴 테이프'는
뉴욕 양키스 스타디움에서 9회말 2아웃 2스트라익 3볼의 숨막히는 순간에 터져나온 굿바이 홈런 같은 극적인 승리를 부시에게 안겨 주었을 지도 모른다.
아무튼 아직 결과는 알 수 없지만, 부시와 케리의 메인 이벤트와 함께 마이클 무어와 오사마 빈 라덴의 장외대결 또한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미대선은 더욱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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