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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9분의 진흙탕 명승부". 오늘아침 모 스포츠신문의 헤드라인이다. 느끼기 나름이겠지만 어제의 승부를 명승부로 표현하는데는 개인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이번의 고무줄 한국시리즈를 보면서 결국에는 마지막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맞아 억수같은 비를 맞아가며 어쩔수 없이 경기를 강행하는 모습을 보자니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비가 와도 진행이 가능한 종목이 있고 그러지 못하는 종목도 있다. 야구라는 종목은 후자에 속한다. 빗방울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미미하다면 경기를 해도 되겠지만 야구의 경우 비를 맞으면서 특히나 어제처럼 억수같은 비를 맞고 경기를 하는것은 실제 가진 능력의 반에 반도 발휘할수 없다.
따라서 어제는 빗방울이 굵어지면 경기를 중단해야했고 만일 경기가 이어지지 못했다면 다음날 속개 해야 하는것이 맞지 않나 싶다. 정상적인 플레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평범한 플라이가 실책으로 이어지고 베이스러닝중 미끄러져 넘어지는 상황, 빗물이 고여 공이 구르지 않는 상황에서 만일 그로인해 승부가 뒤집어 졌다면 웃긴 일이 아니겠는가. 한국시리즈는 최고의 무대이다. 최적의 경기장 상태에서 선수들이 가진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고 승부가 갈려야 진정한 명승부가 아니겠는가..
따지고 보면 경기를 지속할 수 밖에 없었던 결정적 이유는 이미 세차례의 말도 안되는 무승부로 인해 한국시리즈 자체가 엿가락처럼 늘어날 만큼 늘어 났기 때문이다. 심판으로서도 경기 연기에 대해 부담을 가졌을꺼란 생각이 든다. 앞서 세차례 무승부의 경우..시즌초 8개구단 감독들이 모여서 협의를 한 사항이 경기시간4시간 이내 12회 이상 경기를 할수 없게 합의를 봤다고 했다. 선수층이 엷어 부담이 가기 때문이란게 주된 이유였다.
미국야구는 승부가 날때까지 연장전을 계속 한다. 선수층이 두터운 메이저리그라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 실정에서 보면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충분히 이해를 할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도 이 규정을 그대로 적응한 KBO를 보면 참으로 어리석다는 생각이 든다. 양팀 선수들 이번 9차전을 치르는 동안 엔트리에 등록된 25명의 선수들 가지고 경기를 계속해 왔기에 상당히 지쳐 있을꺼란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최종전에서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이어진 경기. 그 경기를 보면서 참으로 애처롭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명승부라니...
정신력은 높이 살만 하나 정상적 플레이가 도저히 이루어지지 않은 진흙탕을 보면서 KBO 스스로 파 놓은 구렁텅이에 빠져 든건 아닌지 묻고 싶다. 승부를 꼭 가려야 하는 포스트 시즌에서는 승부가 날때까지 연장전을 진행하고 기상상태가 좋지 않다면 과감히 다음날로 경기를 미룰수 있는 방향으로 규정이 바뀌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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