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감독들의 대결은 계속된다.

선동렬 삼서 감독 유남호 기아 감독, 맞대결 승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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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석(jmihaha)등록 2004.11.09 20:08
9일 김응용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사령탑에서 물러나고, 선동렬 수석코치가 감독으로 임명되면서 내년 시즌에도 초보 감독들의 지략 대결이 뜨거울 전망이다.

지난해 조범헌 감독이 이끄는 SK가 포스트시즌에서 삼성, 기아를 연파하고 한국시리즈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불기 시작한 '젊은 감독' 열풍과 때마침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코치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국보급 투수' 선동렬(현 삼성 감독) 의 거취가 맞물리면서 서울 라이벌 LG와 두산의 감독이 바뀌었고,

당시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롯데가 프랜차이즈 스타인 LG 양산문 코치를 새 사령탑으로 임명하면서 어느 해보다 많은 초보 감독들이 등장했다.

여기에다 지난 7월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기아 타이거즈 김성한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았던 유남호 감독 대행이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정비하면서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내년 시즌부터 코치가 아닌 감독으로 기아를 이끌게 됨에 따라 선동렬 신임 감독과 함께 나란히 초보 감독의 자존심을 겨룰 것으로 보인다.

"초보 감독 베경은 극과 극

선동렬은 고교야구의 명문인 광주일고를 거쳐 고려대를 졸업한 뒤 1985년 고향팀인 해태 타이거스 투수로 프로에 발을 들여놓았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그 해 후반기부터 마운드에 설 수 있었던 그는 한화 이글스의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와의 첫 경기에서 빙그래 에이스인 김일융과 맞붙어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비록 7회 상대팀의 4번 이해창과의 끈질긴 승부에서 무너지며 패전 투수가 되고 말았지만 “거물 신인” 으로 평가받기에는 충분했다.

95년까지 통산성적 141승(29완봉승) 37패 99세이브, 방어율 1.25를 기록했다. 11년동안 그는 프로야구 통산 최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3회(1986,1989,1990),골든글러브 6회, 3년연속투수 4관왕(1989~1991), 0점대 방어율 3회(1986,1987,1995), 44경기 연속 무패(1991.8. 등 숱한 기록들을 남겼다. 다른 투수들은 겅기에서 이기는 것이 화재가 된 데 비해 선동렬은 지는 것이 화재가 되었던 선수였다.

이후 96년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현해탄을 건너 주니치 드래곤즈에 입단했다. 입단 첫해에는 부진했지만 97년에는 일본 정규시즌 최다 세이브포인트 신기록(38)을 수립하며 ‘주니치의 태양’으로 명성을 날렸다.

투수운용에 대한 전권을 부여받은 그는 선수생활에서 터득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젊은 선수들에게 접목, 올시즌 마운드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올시즌 정규리그 MVP에 등극한 배영수를 비롯 권오준, 권혁 등을 조련해내며, 삼성이 중위권 전력이라던 예상을 깨고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삼성 선동렬 감독이 화려한 스타로 기억되는 인물이라면 기아 유남호 감독은 김응용 전 삼성 감독과 오랜 동안의 코치 생활을 함께 했던 인물로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투수 출신인 유감독은 선린상고,연세대,등을 거쳐 82년 해태 플레잉코치로 참여했다. 이후 청보 코치(1985∼1989) 해태 코치(1990∼2000) 삼성 코치(2001∼2003) 등 22년 동안 코치생활을 했다.

이 기간 중 유남호 감독이 85년부터 89년까지 청보에서 코치 생활을 했던 때를 빼고는 김응용 삼성 감독 옆에서 수석 코치로 함께 일하며 해태 시절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누었으며 2001년 김 감독이 삼성으로 이적했을 때도 역시 한 배를 타며, 그 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이 삼성에게 패하면서 김응용 감독의 한국시리즈 불패신화가 무너지던 순간도 함께 나누었다.

그러나 2001년 당시 유남호 수석코치가 김응용 감독과 지도 방식의 차이를 두고 의견 대립이 생김면서 야구계에서 "찰떡 궁합" 으로 대표되던 두 사람의 관계는 멀어지기 시작했다. 유 코치가 전담하던 투수 교체는 그가 아닌 다른 코치로 바뀌었고 1군 코칭스태프 명단에서도 그의 이름은 없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유남호 코치는 삼성 유니폼을 벗었고, 친정팀 기아에서 2군 감독을 맡아 새 삶을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05시즌 두 사람은 감독으로 다시 만났다.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해태 시절 선수와 코치로 한솥밥을 먹던 동지였지만 이제는 적으로 덕아웃에서 만나게 될 뿐 아니라 각자의 자존심도 걸려 있다.

올 시즌 삼성 투수코치를 맡아 성공적으로 지도자에 대뷔한 선동렬 삼성 감독이지만 코치와 감독은 다르다. 경기에 대한 모든 것을 결정하고, 그 책임을 홀로 뒤집어 써야 한다. 이는 지금까지 쌓아 왔던 그의 명성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 분명하다. 지난 시절의 화려했던 과거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유남호 감독은 오랜 코치 생활로 경험 면에서는 선동렬 감독보다 한수 위로 평가된다. 그러나 내년 시즌 두 사람의 맞대결은 초보 감독들의 대결이자 "스승과 제자의" 대결로도 많은 관심을 끌 것이다.

하지만 기아는 2001년 팀 창단 이후 한번도 우승을 하지 못한 한을 가지고 있다. 내년 시즌 적어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성적 앞에서 하루 아침에 목이 달아나는 우리 프로야구의 현실을 생각해 볼 때 유남호 감독이 가야 할 길은 험난해 보인다.

2005시즌 두 초보 감독들의 맞대결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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