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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여성 관객이 뽑은 최악의 영화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실미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말죽거리 잔혹사>와 같이 굵직굵직한 영화도 최악의 영화로 선정되었다.
시상 내용을 보면서 국내 영화가 아니라 해외 영화라면 과연 어떤 작품이 선정되었을까를 생각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작품이 바로 <스텝포드 와이프>다.
물론 상세한 시상 내역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예상치 못했던 영화가 의외의 이유로 선정될 수도 있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그 결정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스텝포드 와이프>는 여성 관객이 뽑은 최악의 영화에 뽑힐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영화의 시작은 조금 의외다. 맡은 일을 완벽히 소화해 내는 여자. 그 결과 얻은 부와 명예와 직위. 또 그녀가 다니고 있는 방송사 직원들은 거의 여자다. 게다가 모두 똑똑하고 세련된 사람들이다.
반면 남자는 순진하고 어리숙하고 어리석다. 어딘가 모르게 빈곤해 보이고 초라하다. 남성 관객이 뽑은 최악의 영화에 선정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영화 초반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전형적이고 부정적인 여성상을 보여 주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 권장되고 있는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녀의 실수로 인해 지금껏 쌓아왔던 것들은 단숨에 무너진다. 그 결과 그녀와 그녀의 남편은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스텝포드에서의 삶.
지금부터 영화는 철저하게 여성 관객의 점수를 잃는다. 집안일과 잔심부름을 불평 하나 없이 해내는 여자. 언제나 화려한 금발과 우아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 아내. 성적 매력이 물씬 풍기는 행동거지와 자태.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이고 부정적인 여성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한편 남자들은 늘 모여 여가를 즐기고 여유를 누리기에 바쁘다.
게다가 그런 모습을 굉장히 아름답고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만든다. 여성이 뽑은 최악의 영화가 되기에 손색이 없다.
영화는 결국 스텝포드 마을의 비밀이 폭로됨으로 마무리 된다. 그녀는 그 곳에서의 경험을 통해 남편과의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또한 스텝포드에서의 생활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여 과거의 부와 명예를 되찾는다. 그리고 많은 남자들은 그 마을에 그대로 남아 새로운 삶을 위한 교육을 받는다.
만일 여성 관객이 뽑은 최악의 영화에 해외 영화 부문이 있었다면 <스텝포드 와이프>는 단연 1순위로 뽑힐 것이 틀림없다. 그 만큼 이 영화는 전형적인 성 역할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영화는 그 모습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다. 극 전반부와 중후반부의 상대적인 성 역할을 통해 모든 사람은 완벽한 모습을 추구 하지만 결국 완벽함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풍자하고 있다.
영화는 단편적인 대사 하나, 장면 하나로 이해할 수 없다. 전반적인 내용과 그 장면이 전체적인 내용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여성 관객이 뽑은 최악의 영화가 100% 잘못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선정이 진정으로 여성 관객에 의한 선정이며 과연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가 있은 후에 선정된 것인지 의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텝포드 와이프>는 여성 관객이 뽑은 최악의 영화에 선정될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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