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네들의 대한민국-1] 노인들이 존경받을 수 없는 이유

말로만 하면 소용없어요, 행동으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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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호(이솝003)등록 2004.12.17 09:10
오늘, 서울대에 특수교육 선정신청서를 내러 열두시부터 움직였다. 한시에 인하대병원에 가서 제출서류에 필요한 장애인 진단서를 받고, 1시 50분 정도가 되어서야 서울로 출발할 수 있었다. 도원역에 도착하여 기차를 타고나서 서울로 향했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인가. 중간에 처음에 가지고 갔던 콩유유의 팩이 터져버렸다. 가방을 메고 곧바로 자리에 앉은 충격일까. 수습중 주안역에 도착하여 곧바로 급행열차로 차를 바꾸는 사이에 휴지를 사고 나서 열차에 다시 탑승했고, 곧 열차는 출발했다.

한동안 그거 수습에 열심히 휴지, 손수건등을 동원하고나서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런데, 부천역 즈음에 왔을까. 장애인*노약자 보호석에 앉아 있던 우리 옆에 갑자기 노인 한 분이 우리 둘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그 자리에 우리가 연양갱을 떨어뜨렸었나 본데, 갑자기 연양갱을 집어서 냅다 던지는게 아닌가.

그 뒤로 난리 났다. 어머니와 그 노인은 곧바로 설전에 들어갔다.
" 아니, 자리에 뭐가 있으면 우리에게 먼저 말해야 하는게 아니에요?"
" 왜? "
로 시작한 이 논쟁은 그러나 그 노인이 갑자기 어머니의 가방 속을 뒤지기 시작하자 심해졌다. 하도 어이없는 일이었다. 좀 더 심해지자 몸싸움과 주먹질이 난무했다. 나는 기가 막혀서 열차 뒤로 물러갔는데, 그 열차 뒤에서도 싸움소리가 들릴정도로 그 소리가 심했었다. 모두가 나와 어머니, 그리고 그 노인을 쳐다봤고, 나도 기가 막혀서 욕이 다 나올 정도였다.

한참 뒤에 어머니는 뒤로 오셨다. 그리고, 거의 전철도 우리가 갈아탈 신도림에 거의 와 있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우셨다. 하도 기가 막혀서 나는 이렇게 크게 경고했다. "내일 어떻게 되나 봅시다!" 그게 내가 이 기사를 쓰는 이유이다.


이거 보고 열받을 분들 꽤 있을것 같다. "그러길래 왜 그 자리에 앉았어?" 그러나, 분명히 나에게도 '이성적' 명분은 있다. 어떤거냐고? 위에 썼던것과 같이 나는 장애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자리는 노약자 보호석이 아니라 '장애인'*노약자 보호석이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자. 그럼 장애인이 장애인*노약자 보호석에 앉는것이 '뭐가' 잘못 되었는가? 대답해 보라.

이 시리즈를 오늘 쓰기 시작하면서, 나는 첫번째로 노인에 대해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오늘 사건의 충격이 그 첫 이유이지만, 둘째 이유를 대자면, 사실 노인들이 현재 국가를 말아먹는 최일선에 서 있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도. 그리고 수구 기독교도. 수구 불교도 이들에게서 유래하며, 국가보안법,사학법의 원인도 이들에게서 유래했다. 그들은 열심히 나라에서 각종 혜택은 얻어먹을대로 먹으면서 지금 나라가 잘못되었다고 반대만 하고 계시고, 청년들은 잘못되었다. 애들이 지각이 없어서 그렇다. 4대'악법' 통과되면 우리나라는 공산당의 나라가 된다고 열심히 외치고 계시다. 그리고, '우리' 625 세대들은 나라의 기틀을 삼았다.. 어쩌니 저쩌니 하면서... 떠들어 대신다. 그러면서 '청소년 문제'는 심각하다고 이야기하고, '청년 실업' 문제도 심각하시니, '위대하신'의 택도 없는 '노무현이'는 물러나야 한다고 외친다.

그런데, 그런식으로 자기의 주장을 외치면서, 남은 잘못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남이 자기식으로 고쳐야 한다.. 이거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그리고 노무현이가 물러나는 것은 기정사실이 되어야 하고, '서민'을 망친 이 정권을 '쳐부시고 잘못된 것을 바르게 잡는 데' 비 민주적인 방법을 사용해도 되는데1), '위대하신 박정희 대통령'은 나라를 살리'셨'고, 아주 민주적인 방법으로 통치했다? 그리고 청년들은 노인의 말은 무조건 들어야 하고, ''우리'들이 인정한 높으신 분'들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그분'들이나 '자신'들이 '못된' 청년 및 청소년을 때리거나 처벌해도 아무런 반발을 하지 못해야 한다? 그런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니 노인들이 존경받을 수 없는 거다. 그리고 세대간의 통합이 이루어 지지 않는거다.

4대악법은 모조리 나쁘다? 물론 사학법이나 언론개혁법은 조금 정부가 잘못한 것이 있다고 인정해 줄 수 있다. 그런데, 나머지 국가보안법, 과거사진상규명법은 왜 반대하는가? 자기네들 '체면' 깎이는거가 그렇게도 중요한가? 당신들의 말은 중요하고 나머지는 그릇되었는가? 그리고 당신들의 방법은 '이성적'이고, 나머지는 '비이성적'인가? '당신들'은 사람을 막 '지도'해도 되고, '명령'해도 되고, 잘못된 '양'들을 '저지'해도 되면서, 그 반대는 왜 안되는가?2)

그러니 청년과 청소년들이 터질 수 밖에 없다. 왜? 우리는 '이성적'으로 행동하려고 하는데, 그쪽에서는 '비이성'과 '권위'로 모든걸 처리하려고 하니까. 그리고 그건 합법적인 일이고 거기에 대해서 군소리 안해야 하니까. 터지는 거다. 지금 이른바 '사랑의 매'라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학생들이 노인의 잔소리는 견뎌낼 수 있을까?

물론, 양쪽 다 문제는 있다. 그리고 모두가 화해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그나마 '열려 있는' 청년들의 마음을 노인들이 이런식으로, 생활 속에서 '닫혀 버리게'하고 있다. 나중에 상술하겠지만, 바로 이것이 기독교나 불교와 청년층이 멀어지는 이유이다. 그리고 이것이 세대논쟁을 더 불 붙게 만드는 기름의 역활을 하기도 한다.

제발, 자신들의 권위 그런건 인정할 수 있으니, 제발, 그리고 제발, 자신들의 말과 행동은 일치하면서 살아주었으면 한다. 밖에서는 자신들이 가장 '정당하고 깨끗한 것'처럼 묘사하면서, 안에서는 아내나 남편 때리고, 아들과 딸, 그리고 손자
때리면서 살아가고 있는 당신들의 모습에 청년은 분노한다.


마지막으로, 왜 이런 기사를 쓰냐고 물을 사람들에게 답한다. 나는 오마이뉴스 기자이기도 하지만, 먼저 나는 장애인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보다, 아니 더 장애인으로서 체험한 아픔은 더욱 크다. 나의 장애유형(자폐증)이 98년에나 인정되었고, 그 '인증'이 겨우 작년에 완료된 것부터 시작해서, 학교에서 당해 온 (지금은 수능 끝이라 잠잠해졌지만) 왕따들, 그리고 인터넷에서 겪어온 실패들... 지금은 이야기하지 않겠지만 사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이야기 할 것이 많다. 그리고 그것들을 참고 12년의 대미를 장식하는 수능 공부를 하면서 생각했던 생각들.. 이제야 터뜨리는 것이다. 앞으로도 비판적 기사는 대부분 격한 어조로 흘러갈 것이다. 하지만, 관용성 있으신 분들, '사회 초년생'이 그냥 일 한번 저질러 보았다고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다.
앞으로, 몇주간, 아니면 몇달간 -중간에 전체적 압박으로 중단해야 할지도 모른다- 계속해서 사회 전반의 부조리한 이야기를 써 나가게 될것이고, 새 세대의 문화들에 대한 설명과, 총체적 대안도 제시할 것이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 나가면서, 그리고 '논쟁'이 아닌 '토론'을 해 나가면서 이 이야기를 계속했으면 좋겠다.

1) 신동아 11월호, 진짜 보수가 말하는... 기사 참조.
2) 헌법 37조 2항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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