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입시, 외고생은 혼란스럽다?

이번 입시의 정시모집 등에서 여러모로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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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연(sandrine)등록 2005.01.07 19:28
요즈음 한창 각 대학별로 논술 및 구술면접고사가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6일 저녁 5시, 서울대학교 1차 합격자 명단이 발표되었다. 1차 합격자는 각 과별 지원자 가운데 내신성적과 수능성적을 합산한 성적이 높은 사람을 우선으로 선발 인원의 두 배 수를 뽑는 것으로 오는 12일부터 논술 및 구술 시험을 치른다.

서울대학교 총 지원 경쟁률이 4.98대 1을 기록한 가운데, 접수 마지막 날인 지난달 24일에는 강남권 및 특목고 학부모들의 항의가 있기도 했다. 이 항의의 주된 내용은 위 학교의 학생들의 내신성적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6일 실제 합격자들을 보면 상당수의 외고생들이 불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신성적의 경우, 서울대 내신 100점 만점으로 환산시 외고생들은 일반고생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1~2점 뒤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서울대학교의 경우에는 동점자 계산 방식이 적용되어 내신성적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득점자 중에서도 동점자가 많은 외국어 고등학교 학생들은 낮은 점수를 얻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외고 내에서의 내신은 일반계고등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화된 문제를 다룰 수 밖에 없으며, 또 이 안에서 학생들은 대학교 진학을 위한 또하나의 경쟁을 하게 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고득점 러시 및 그 안의 동점자의 수는 여전히 많다. 이같은 사정을 알지 못하는 몇몇 언론이나 외부 학생들은 "외고의 내신 부풀리기"를 걸고 넘어지지만 실상 현실은 그렇지 않다.

특히 올해와 같이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지는 경우, 수능고득점자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상위권대학에 진입하려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아지게 되고 그 결과 내신이 상대적으로 모자라는 특목고 학생들은 비평준화 고교나 강남권 고교의 경우 보다도 훨씬 더 불리한 적용을 받게 된다.

논술이나 구술면접을 통한 선발을 대학마다 강조하는 추세이나 여기에도 어느정도의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 결과 올해 서울대학교를 진학하고자 했던 많은 외고생들이 떨어짐으로써 상대적으로 내신의 비중이 약한 연대, 고대 등에 특목고생의 집중이 예상되는 바이다.

이와 같은 올해 외고 3학년생들의 피해는 지난 2학기 수시모집에서도 마찬가지로 찾아볼 수 있었다. 올해 불거져나온 고교등급제 논란으로 인해 진정으로 높은 수준의 외고 학생들이 대거 불합격 하는 등,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2학기 수시모집에서의 학교장 추천이나 내신성적 관련 지원은 특목고에서도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사실 각 중학교에서 손꼽히는 학생들이 모여있다 보니 일반계 고등학교에 비해 성적에 대한 압박감도 엄청난 스트레스로 적용하여, 3년동안 이들이 겪은 맘고생은 겪어보지 않는 자는 짐작도 할수 없을 정도이다.

그 정도의 각오는 하고 들어간 학교려니 하고 그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사회의 섣부른 실책이다. 게다가 외고에 진학하면 아무리 못해도 연고대는 가지 않느냐는 주위의 시선들 또한 외고생들을 괴롭히는 또하나의 요인이다. 물론 외국어 고등학교가 특수한 목적에서부터 약간은 벗어난 채 입시위주의 교육을 한 것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또한 대학진학에 있어 제대로된 외고에 대한 특별 전형이 부여되지 않는 이상 매우 힘들었던 바이고, 당시 사회 분위기를 보았을 때에도 엘리트는 외고로 가야한다는 의식이 파다할 때이므로 외고측에만 모든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일이다.

내년부터 내신 적용 방식에도 변화가 있고 올해 외고 신입생의 경우에는 어문계열진학에 혜택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와같은 몇가지 제도의 변화가 사회 전체에 스며들어 있는 우리교육의 문제점을 해소해 주지는 못한다. 수월성 교육이 실시된다고는 하지만 현 교육제도는 오히려 하향평준화를 가져오는 데에 일등공신으로서 군림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특성화된 고등학교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과 이에대한 사회의 뒷받침이 매우 필요하며 대학입시에 치우친 교육이 아닌 학생 적성에 맞는 적절한 교육의 시행이 절실하다. 또한 가까이 봤을 때 대학 입시에서도 내신성적과 수능이라는 형식에서 벗어나 좀 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 낼것을 적극 권하는 바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의 교육에 대한 올바른 관심과 사회에 내재된 잘못된 분위기 시정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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