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를 아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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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수(ghomsol)등록 2005.01.12 16:08

분수를 알려고 ⓒ 김요수


제분수를 알고 산다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살면서 제 몫을 해 낸다는 것이 참 힘듭니다.

다만 분수를 알려고 애를 쓰고 몫을 해내려 힘쓸 뿐입니다

마음으로 느끼고 몸으로 부대끼면서

분수를 알려하고 몫을 이루려는 모습은 마땅합니다.

흐르는 것에서 ⓒ 김요수


雲過知禪意(운과지선의)

泉流見道心(천류견도심)

蕙泉(혜천)선생이 붓글씨로 정갈하게 써준 글귀입니다.

<구름이 흐르는 것에서 선의 뜻을 알고

흐르는 물에서 도의 마음을 본다>

잘은 모르지만 이런 뜻이 아닌가 봅니다.

구름이 흘러가는 자연의 흐름에서

깊은 뜻을 안다는 것이 가당찮은 말이지요.

저같은 꼬마인생살이에서는.

물이 졸졸 흐르는 자연의 법칙에서

도의 마음을 본다는 것이 어디 말이나 되겠습니까.

저 같은 하루살이 삶에서는.

어렵기만 합니다. ⓒ 김요수


하루하루 살아갈수록 어렵기만 합니다.

하나하나 알아갈수록 힘들기만 합니다.

털어내면서 ⓒ 김요수


그래도

생각을 하나씩하나씩 털어버리니까

마음이 조금씩 홀가분해집니다.

주위를 정리정돈하여 제자리에 두니까

몸이 조금씩 넉넉해집니다.

머리 속을 간단히 하여 말을 줄이니까

삶이 조금씩 깊어집니다.

제자리에 두니까 ⓒ 김요수


봄볕의 따사로움도 잠깐입니다.

물이 하늘에서 흩날립니다.

꽃 진 자리엔 조그마한 열매들이 맺힙니다.

열매가 익을 때까지

나무들은 많은 비바람과 햇볕에 놓이겠지요.

자연은 그들의 몫을 꾸준히 해 갑니다.

마음 다듬어서 분수를 알고 몫을 해낸다는 것이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비온 뒤 흰 구름이 무등산을 타고 넘습니다.

무등산을 넘는 흰구름 ⓒ 김요수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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