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찌가 익을 무렵

검토 완료

김요수(ghomsol)등록 2005.01.24 16:49

버찌가 익을 무렵 ⓒ 책표지


버찌가 익을 무렵이라는 책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어느 시골 학교 교장 선생님이 버찌를 따먹지 말라는 조회로 시작되는 글은

오래 앞서 우리 나라에 있었던 풍경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교장선생님의 지루한 목소리를 듣는 아이들의 모습도 그대로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그대로 따르려는 김충실선생님의 모습도 그대로

가로막힌 일에 어린 아이들의 움직임도 그대로

자연의 힘에 무너지는 교장선생님의 뜻도 그대로.

억지로 해서 안 되는 일을 억지로 하려는 마음이

어쩌면 지금의 우리 정치꾼들의 모습 같기도 합니다.

그 억지가 얼마나 많은 아픔을 주는지 우리는 이제 느껴야 할 때인 듯도 합니다.

이태호 선생님의 꼼꼼한 그림은 책을 더 맛있게 읽도록 해 줍니다.

살구나무, 까치, 진돗개, 참새가 그대로 잘 나타나서 좋습니다.

고즈넉한 옛 학교 풍경, 지루해 하는 아이들의 모습, 소나무 아래 모인 사람들의 모습,

버찌를 따 먹는 교장선생님의 얼굴, 우리가 가꾸고 살아야 할 우리 메의 모습도

정말 흐뭇한 마음이 들도록 그려져 있습니다.

사람이 다투며 (경쟁하며) 살다 보면

사람답지 못한 마음으로 살아가게 되는 모양입니다.

사람이 자연을 떠나 살다 보면

사람답지 못한 몸짓을 하게 되는 모양입니다.

사람을 2시간 만난 뒤에는 자연과 4시간은 함께 해야

마음이 포근해지는 이유도 알 듯 합니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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