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 살고 싶어요. 아이들 때문에라도...”

말기 암 환자와 그 가정에 이웃의 온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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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응(ycnpd)등록 2005.02.01 18:56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고 살기가 힘들어졌다고 하지만 죽어가는 사람을 그냥 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양산시 어곡동 삼성파크빌 주민들이 꺼져가는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아파트 관리실 사무실에 모였다.
이들은 모금함 마련과 함께 호소문을 아파트 각 입구에 붙이고 딱한 사정을 이웃에 호소하고 나섰다.

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한 가정의 딱한 사정이 설을 앞두고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 부인은 겨우 몸을 일으켜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만진다.

초췌한 모습으로 연신 눈물만 흐른다. “여보 나 살고 싶어요. 아이들 때문에라도...” 부인의 머리위에 걸린 결혼사진이 그때의 짧은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8년전 결혼해 지금은 여덟 살과 여섯 살짜리 남자 아이만 둘을 낳아 행복을 만들어가며 살아왔다는 남편 김모(45세)씨는 척추탈골증, 사실상 장애인으로 수입이 전혀 없다.

4년 전 다니던 직장에서 장애로 인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이파트 입구에 천막을 치고 과일 행상에 나섰다.

이 마저도 주변 상가의 시기와 고발로 쫓겨 다니길 수십 차례, 이젠 다 포기하고 부인의 병 수발과 어린 아이들의 뒷 치다꺼리로 하루가 부족하다.

함께 의지하며 과일 노점상을 운영해왔던 부인 김모(36세)씨가 유방암 말기로 생사를 헤메고 있다.

부인 김씨는 유방암 진단을 받고도 돈이 없어 남편에게까지 숨기고 1년을 살아왔다.
힘든 병과 혼자서 싸워 왔지만 이미 온 몸으로 전위된 상태다.

생활비는 고사하고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마당에 병원 갈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남편 김씨는 “3천만원짜리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으니 기초생활 수급자 대상에 포함될 수 없고 사실상 겉모습으로 보아 장애인이 아니라고 스스로 포기 했던 것이 우리 가족과 내 삶에 얼마나 큰 오판이었는지, 이제 와서 무지를 탓해야 하는 내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김씨는 한없이 눈물로 대답한다.

그러나 4년전 3천만원의 은행 빗으로 아파트에 입주 할 수 있었다.
이 사실을 접한 양산시 관계자는 의료비지원, 어린이 보육료 와 생계비 지원을 설 전까지 지급하겠다고 기자와 약속했다.
또 양산시 가정폭력상담소(소장 최연화)에서도 생필품 지원을 약속했다.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하루빨리 완치돼서 두 아이의 엄마로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와 이웃의 따뜻한 온정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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