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 신채호 선생님이 두렵습니다

[니네들의 대한민국-2]

검토 완료

윤은호(이솝003)등록 2005.02.04 15:50
어제(3일), 전철을 타고 가다 조선일보를 보았습니다. 조선일보의 1면에는 지율 스님에 대한 내용이 큰 비중으로 실려 있었습니다. 갑자기 조선일보가 왜 그런 내용을 1면까지 내놓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한겨례를 들고 계시는 한 노인분을 바라보면서 해답이 풀렸습니다.

한겨례에도 1면에 지율 스님이 있었습니다. 역시 큰 비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잠시만 생각해보면, 조선일보가 본심으로 게재한 것인지, 한겨례가 본심으로 게재한 것인지는 금방 드러납니다. 왜냐하면, 조선일보는 평소에는 그런 기사를 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연도는 기억난적이 없지만, 조선일보에 언젠가 갑자기 어느'딴지일보 논설위원'이라는 사람의 글이 한 섹션의 1면을 다 차지한 적이 있었습니다. 조선일보는 '딴지일보'가 진보쪽으로 계속해서 '좃선일보'를 공격하는 것을 보고, 생각이 보수쪽에 가 있었던 그분을 영입했던 거지요. 그리고 나서 써먹었습니다. 이 기사는 '딴지일보'에서 내부적으로 투고를 중단 시킨 후에야 끝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02년 6월호이었던가요, 잠시 볼 수 있었던 월간 조선에는 월드컵에 대한 특집이 매우 크게 올라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국가를 사랑하는 'W세대'가 출현했다며 특집 내내 월드컵 응원에 참여한 애국인(?)들을 별별 말들을 꺼내어 칭송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칭송은 곧바로 중단되게 됩니다. 그해 겨울, 조선일보는 곧바로 태도를 바꾸었습니다. 대통령을 이회창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에서, 'W세대'는 곧바로 공격을 당했습니다. 아니, 곧장 '필요없는 국민' 수준까지 내려갔습니다. 조선일보는 계속해서 노사모에 대한 공격을 가했고, 이제는 청소년들과 청년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노무현의 당선으로 절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태도는 바뀌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보다는 더욱 강경책으로 나아간 것이지요. 곧바로 그들은 계속해서 정부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셀수 없는 노무현 정부의 정책들은 다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여겨졌고, 그들의 신문에는 반대의 글이 이어졌습니다. 쉴 새도 없었죠. 그들은 계속해서 정부와 젊은 세대를 공격했습니다. 그건 탄핵때 더 심했고, 수도이전 문제때 더 심했습니다. 그들은 '헌법을 지켜라'등의 발언을 하면서, 그들의 말이 옳다는 주장만 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반대 주장은 실어주지도 않았지요. 그리고 어쩌다 보수층의 시위는 1면에 대문짝하게 실어주고, 진보층의 촛불시위는... 글쌔요? 한번이라도 '4단 이상' 실어주었나요?
결국 그들은 써먹을 것은 써먹고, 필요없으면 버리는 기회주의자인 것입니다.

그래서 신채호 선생님이 두렵습니다. '조선혁명선언'에서 기회주의자들, 외교주의자, 개량주의자들을 비난하셨던 신채호 선생님. 아마, 지금 살아계셨더라면, 우리에게 어떠한 일갈을 퍼부으셨을까요. 나름대로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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