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시간의 비행 지구 반대편으로

포루투알레그레 5차 세계사회포럼 후기

검토 완료

이병도(rheebd)등록 2005.03.08 08:25

인도양과 대서양을 건넌 남아공항공 소속 비행기 ⓒ 이병도

15세기 포르투갈 스페인 선원들이 더 이상 남하를 거부하고 선장을 죽이고 되돌아갈 만하다.(진짜 바다 끝 절벽이 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망망대해 대서양을 건너 이제 브라질이다. 24일 저녁(한국은 25일 새벽) 상파울루 국제공항에 도착. 다시 국내공항으로 버스 편으로 이동한다. 러시아워라 엄청난 교통체증이 있을 거라는 선발대의 엄포와 달리 40분 만에 상파울루 국내공항에 도착했다.(선발대는 2시간 이상 걸렸다 함)

상파울로시는 해발 800미터의 고원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로 치자면 대관령 고개 언저리쯤에 도시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예수회 신부들이 식민지 개척자들과 함께 내륙개발과 선교를 위해 해안지방에서부터 험준한 해안 산맥(Serra do Mar)을 넘어와 이 고원지대에 첫 선교 마을(Colegio Sao Paulo)을 건설한 것이 1532년의 일로 상파울로시의 출발점이 되었다. 지금은 이 예수회 선교마을의 예배당(capela)만이 역사적인 유물로 남아 과거의 흔적을 보여 주고 있을 뿐이다.

상파울로시의 중심부에 위치한 쎄광장 (Praca da Se)에서 좁은 찻길을 따라 조금 들어가면 회백색 칠로 말끔하게 단장된 조그만 카펠라를 만날 수 있다. 지금은 도시의 건물 속에 파묻혀 그 지형적 특색을 잘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검은색 대리석 돌을 촘촘하게 깔아놓은 예배당의 정원에 서서 고층 건물들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상파울로 시 전경을 눈짐작으로 이어보면 이곳이 높은 해안 산맥을 올라서자마자 내륙 고원지대가 한 눈에 내리다 보이는 요지였음을 알 수 있다.

이 고도에서 지평선 너머로 펼쳐지는 광활한 브라질 내륙을 바라보며 진취적인 식민지 개척자들이 품었을 야망과 예수회 신부들이 가졌던 종교적인 신념이 어떠했으리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금과 인디언 노예를 찾기 위한 내륙 개발의 시발점이 된 상파울로는 그 뒤 북동부 지방에서부터 이전되어 온 커피 경작의 중심지가 되면서 브라질의 새로운 부의 원천이 되었다. 커피 경작의 호황에서 얻은 부를 바탕으로 이룩한 산업화는 오늘날 남미의 가장 번영 된 도시로 탈바꿈하게 해주는 근간이 되었단다.

아래로부터 세계화 참가단 숙소인 호텔 하다르 ⓒ 이병도

브라질 국내항공은 수시로 바뀌기로 악명이 높다. 게이트 바뀌는 것은 다반사고 비행시간도 미뤄지기가 보통이고 심지어 취소되는 일도 흔하단다. 그런 일을 이과수에서 상파울루로 돌아오는 길에 톡톡히 겪었다. 아무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상파울루에서 포루투알레그레까지 브라질 국내 항공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2대항공사인 VARIG-TAM항공편(표도 서로 팔고 비행기도 서로 섞어서 태운다)으로 2시간을 비행하여 밤 12시에 포루투알레그레 공항에 도착했다. 선발대가 환영플래카드를 들고 우리를 반겨주었다. 우리는 현지 브라질인 들에게 '보아 노이찌'(Good evening)를 외치며 전세 버스편으로 숙소인 Hotel Radar에 도착 여장을 풀었다.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