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섬 '소록도'에서의 3박 4일

"그래도 먹는거 보면 진짜 귀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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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skor)등록 2005.03.09 09:59

희망의 꿈떡 (2005 입학식) ⓒ 강민구


성지송학중학교는 입학식과 함께 ‘희망의 학교’라는 주제로 나눌 수 있는 마음을 담아 소록도 봉사활동을 바로 떠나게 되었던 것이다. 버스에 몸을 싣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님들께선 혹시나 다치지 않을까 어린 자식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셨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들뜬 표정이 역력했다. 마치 희망의 꿈떡을 당장 소록도에 배달을 해야할것 처럼 말이다.

소록도를 위해 만든 카드섹션 ⓒ 강민구


소록도에 도착한 아이들의 봉사활동은 그야말로 많은 것을 남겼다. 2학년 한 여학생의 공책에는 “작지만 큰 섬 소록도! 따뜻한 마음과 훈훈한 할머니, 할아버지들... 그리울거에요. 오래오래 건강히 사세요. 다음에 다시 뵐 수 있을때까지... 초록빛 섬 소록도에서 3박 4일간에 봉사활동을 마치면서...”라는 문구에서도 그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소록도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한 카드섹션 ⓒ 강민구


이제 갓 입학한 신입생을 글을 읽어보았다. (1학년 이정희 학생)
"5병동에 도착했다. 내가 생각한 만큼 그렇게 생기지는 않으셨다. 내 생각은 정말 징그러운줄 알았는데 너무나도 귀여웠다. 기저귀 받고, 침대에 올려드리는 일들을 했다. 내가 먹여드리는 할머니는 눈을 못 뜨신다. 그래도 먹는거 보면 진짜 귀여워요^^. 그 옆에 도널드덕 닮은 할머니! 너무 귀여웠어요. 양지마을이라는 곳에서는 잇몸이 없는 할아버지 집에서 봉사하다가 말을 못 알아들어 호되게 혼나기도 했다. 마지막 날 선생님께서 인사하러 간다고 가자고 하셨다. 할머니 안녕히 계세요. 건강하시구요. 우리는 다른 할머니들께도 인사하고 소록도를 뒤로하고 학교로 향했다. 오면서 눈이 내렸는데 걱정이 되었다. 혹시 감기는 걸리지 않으실는지, 혹시 몸이 편찮으시지 않은지, 걱정이 되었지만 다른 봉사자들이 더욱 잘 할 것이라고 믿고, 잠을 청했다. 할머니·할아버지 아프지 마시구 건강하세요.”

모든 사람들이 천사같은 마음이 되길 빌며 ⓒ 강민구


소록도에서 만난 한 봉사자는 격려의 말을 남기시기도 하셨다. 처음에 난 놀랐다. “아니~중학생들이 어떻게? 벌써 3년 전부터 이곳으로 (봉사활동) 왔다고. 새마을에서 함께 3박4일 봉사했던 천사들과 목승균·김봉미 선생님 그 모습들에서 난 새로운걸 배우고 왔어요. 할아버지·할머니들의 그 생강손, 그리고 발과 얼굴을 어루만지며 말벗하고, 쓸고 닦고 참~아름답고 성숙된 모습들이었습니다. 대안학교 프로그램이 정말 매력 있어요. 성지송학중학교 미래의 꿈과 희망을 위하여 아자아자 화이팅!"

봉사활동을 마치고 소록도에서 마지막 한장 ⓒ 강민구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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