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날에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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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렬(hisabisa)등록 2005.03.14 22:22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로즈데이, 삽겹살데이

참 무슨날이 그렇게 많은지.....

아내는 말한다. "당신 참 낭만도 없고.. 센스도 없고...."

그렇게 변해 가나 보다. 이전엔 안그랬는데. 아니 이전에도 그랬나.
잘 모르겠는데. 이세상 다준다 해도 바꾸지 않을 사랑하는 아이들이 태어난 뒤부터 당신에게 서운하게 하는게 많은거 같다.

솔직히 맛있는거 봐도 그렇고, 이쁜거 봐도 그렇고 당신보다는 범휘, 건우 생각이 더난다. 그렇다고 서운해 하지는 마. 당신을 많이 사랑하는거 그맘은 언제나 변함이 없으니까. 늘 당신 처음 봤을 때 그 느낌 그대로 아니 더 많이 사랑하고 있어.

알고 있니. 누군가 그러더라. "아이들을 아내보다 더 많이 사랑하면 그건 문제가 있는거라구". 그런데 난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아. 왜냐하면 당신과 내가 서로 사랑해서 얻은 귀중한 神의 선물이니까.

그러니 아이들이 당연히 이쁘고 사랑스러울 수밖에.

오늘이 화이트데이라며. 어제 마트에서 당신 사탕 사준다고 하니까 싫지 않은 가보더라. 그런 모습 처음이었는데..... "사탕은 무슨...." 그럴 줄 알았는데.... 당신도 천상 女子인데 내가 그동안 너무 몰랐다.

여보 난 당신이 너무 좋아. 어쩜 그렇고 이쁘고 사랑스러운지. 어제 당신이 이전에 썼던 편지 보여줬지. 참 많이 주고받고 그랬는데. 그치? 우리 늘 초심으로 돌아가 사랑하며 사는 부부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몇일 안남았다. 뭐? 이사가는 날.

아파트여서인지 전세로 들어가는 건데도 마치 내집을 사서 들어가는 것처럼 기쁘다. 아이들이 좋아라 할 것을 생각해서인지 그냥 하루 하루가 기다려질 뿐이다. 남들이 보면 웃을지도 몰라. 그래도 집을 늘려 간다는 사실에 어젯밤은 잠을 못이루었다. 하루빨리 3월 18일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여보 오늘도 마감 때문에 늦을 거 같다. 사탕을 하나 준비했는데.... 그냥 주기 뭐해서 당신에게 편지를 쓰는거야. 당신 또 그럴거잖아. "편지한장 없네." 꼭 그래서 편지 쓰는 건 아니니 서운해 하지말고. 종종 멋있는 남편이 되도록 노력할게. 여보. 사랑해.

2005년 화이트데이 날 무뚝뚝한 남편으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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