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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가방이라고 해도 155만원 짜리가 있는가 하면, 단돈 1만원 짜리도 있다. 150원짜리 커피한잔이 있는가 하면, 밥값보다 비싼 커피 한잔도 있다. 왜 이렇게 다른 걸까? 무엇이 그 가격을 다르게 만드는 걸까? 항상 궁금하지만, 달리 그 이유를 알 방도가 없었던 그 속내를 알아보자!
# 왜 그렇게 비싼가?
최고급 브랜드 제품에 대한 소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런 명품 브랜드의 상품은 수백만원이 넘은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비슷한 디자인에 비슷한 용도로 쓰이는 같은 종류의 상품이 비교할 수 없는 비싼 가격의 상품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고가 명품들은 그 상품의 희소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고가 제품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닌, "나만" 이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은 적기 때문에, 그 가격이 더욱 오르게 된다. 두 번째로 브랜드의 일관성이다. 다시 말해 브랜드가 갖고 있는 오랜 전통은 상품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그 가격도 함께 올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165년의 역사를 가진 '에르메스'는 국제적인 위상을 달성했고, 아직까지 장인정신의 전통을 이어오면서 전통적인 기술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일관성과 전통이 가져온 브랜드의 고급 가치는 가격으로 직결된다. 세 번째로 단순한 제품이 아닌 이미지와 서비스의 결합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랄프로렌'은 미국 상류층의 자연스러운 품위와 전형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준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옷을 한 장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갖고있는 미국 상류층의 라이프 스타일을 산다고 할 수 있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입하는 것이다.
광주 시내 한 명품 매장의 숍마스터는 "상품의 품질에 있어서도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정작 고가 물건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상품의 브랜드 이름이 갖는 가치만을 보는 경우가 많다. 가격이 비싸지는 원인은 이러한 고가 브랜드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과시적 소비형태가 가져온 결과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나친 광고비 사용도 그 이유가 될 수 있다. 광고의 영향력이 그 무엇보다도 높은 현대 사회에서 좋은 광고는 상품의 판매와 직결된다. 상품의 제조업체들은 더 이상 상품의 질 하나만 높여서는 살아남기 힘들어 진 것이다. 그래서 늘어난 광고, 홍보비용은 결국 물건 값으로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 왜 이렇게 싼가?
최근 저가 상품 바람이 거세다. 개당 3300원 하는 화장품을 판매하며 브랜드를 구축한 화장품 브랜드 '미샤', 모든 물건을 1000원에 판매하는 '1000원마트' 등이 그 예이다. 이러한 저가 상품들은, 보기에는 물론 사용할 때도 별반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렇게 저렴한 가격이 가능할까?
원래 화장품 원가는 소비자가의 5%도 채 되지 않는게 보통이다. 여기에 광고비와 회사 운영비 등 각종 비용이 포함돼 공장 출고가가 정해진다. 그러나 공장 출고가도 소비자의 30~40%선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보통 2~3단계를 거치는 중간 유통채널의 마진이 된다. '미샤'는 이 중간 유통마진을 대폭 줄였다. 이게 가능했던 것은 미샤의 근본 태생이 온라인 전용 화장품이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공장에서 직접 상품을 가져와 판매하는 방법을 통해 저렴한 가격이 가능하게 되었다.
대량매입 저마진 판매 방법도 저렴한 가격의 이유이다. 이것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신 판매기법이라고 일컬어진다. 대량매입을 통해서 가격은 한번 저렴해지고, 여기에 마진을 적게 남기면서 가격은 두 번 저렴해 지는 것이다. 판매자는 저렴한 상품을 그만큼 많이 판매함으로써 이익을 남기고자 한다.
1000원 쇼핑몰 '해피1000' 사장의 말에 따르면, "공장직영으로 물건을 가져오고, 대량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판매 할 수 있다. 싼 값에라도 보다 많은 물건을 판매하면 그만큼 이윤이 남기 때문이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싼게 비지떡'이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에 대해서 "싼 값의 물건이 질적으로 떨어진다는 의견에 대해 일부 상품은 그럴 수도 있다. 값싼 중국산 제품을 들여올 때 종종 질이 나쁜 제품들이 함께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가격에 비교할 때 질적으로 아주 못 쓸 상품은 결코 아니다."고 밝히며 "가끔씩 진짜 국산 브랜드 제품까지 '가짜'가 아니냐며 따져 묻는 손님들을 볼 때, 좋은 상품의 질까지 의심받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저렴한 상품이든지 값비싼 상품이든지, 그 가격이 아무런 근거 없이 책정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근거가 타당한가 여부의 문제이다. 정말로 다양한 방법으로 판매와 소비가 이루어지는 현대사회에서 단순히 '싼 것은 나쁘고, 비싼 것이 제값을 한다'는 생각은 이제 과거의 사고방식에 불과하다. 싼값에도 충분히 질 좋은 상품을 구입할 수 있고, 똑같은 물건도 여건에 따라 그 값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한 상품의 가격을 책정할 때는 ·상품의 특성 ·회사 이미지 ·고객 프로필 (대상 소비자) ·부가 서비스 ·판매촉진노력 등의 요소들을 고려하게 된다. 이때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역할이다. 상품의 가격이 갖고 있는 공정성과 그 값의 가치에 대해서 좀더 적극적인 입장에서 소비하는 문화가 형성될 때, 가격의 거품도 사라지고 정당한 가격이 정해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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