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632억?

효능이나 부작용 감소 효과에 비해 터무니없는 약가로 국민의료비만 증가

검토 완료

이병도(rheebd)등록 2005.03.25 16:53
심평원이 최근 발표한 2004년 의료보험 청구액 상위품목을 보면 항혈소판약인 플라빅스가 아마릴을 제치고 청구액 633억원으로 혈압약 노바스크에 이어 청구약 순위 2위에 올랐다.

2004년 한해 동안 290만정이 사용된 것이다. 그런데 이를 바이엘 아스피린 100mg으로 대체하였을 경우(아스피린을 290만정 사용 시 비용이 6,095만원) 산술적으로 한해 632억이 절약된다.

이에 대해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윤영철 정책위원은 " 아스피린에 비해 별로 특이한 효능효과가 있거나 부작용이 적은 것도 아닌 제품이 아스피린에 비해 약 100배 가까운 가격이 책정되어 있고, 불합리한 약의 사용에 이렇게 많은 재원이 낭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 아래 자료(http://www.rxlist.com/cgi/generic/clopidog_ad.htm)를 보면 플라빅스는 티클로피딘과 유사한 약제로 아스피린과 같이 항혈소판약인데 이미 너무나 잘 알려진 아스피린의 효과에 비해 별 특이점도 없고 부작용 역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부작용 자료(약 10,000예의 빈도수 %로 비교)에 의하면 플라빅스와 아스피린의 부작용이 설사 4.5 : 3.4, 두통 7.6 : 7.2, 피로 유발 3.3 : 3.4, 흉통 8.3 : 8.3, 오심 3.4 : 3.8, 기침유발 3.1 : 2.7, 피부발진 4.2 : 3.5, 비뇨기계 부작용 3.1 : 3.5 등 대동소이하거나 어느 경우는 플라빅스가 더 심하게 나타난다.

윤 정책위원은 "플라빅스 제조사의 설명서를 살펴보아도 아스피린을 사용하지 않고 그 비싼 약을 사용할 하등의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하지만 플라빅스를 이렇게 많이 사용하게된 이유도 역시 그 비싼 가격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비싸면 비쌀수록 더 잘 팔리는 이 아이러니는 보건경제의 특성 중에 하나이다. "다국적 제약사의 고가정책과 이를 막을 수 없는 보건당국의 무력함, 고가에 의해 발생하는 판촉자금으로 전문가들에 뿌려대는 로비들, 그 로비로 마치 좋은 약을 처방하고 있다는 자기최면에 빠져있는 전문가들의 망상적 작태" 등을 문제의 핵심으로 뽑았다.

문제는 플라빅스만이 아니다. 이른바 혁신적 신약이란 이름으로, 효과를 높였다거나 부작용을 낮추었다는 각종 명분의 또다른 신약의 이름으로, 초국적 제약사들의 전세계 동일약가 논리로 오히려 비싼 약으로 대체된 것을 되돌린다면 년간 보험재정 절감액은 수천억에 달할 것이다.

전문가에 의한 무분별한 처방을 막기 위해서는 적정한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다. 아울러 다국적사의 고가정책을 억제하고 지나치게 비싼 약가 책정으로 인한 국민의료비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약가 산정 시 약효나 부작용감소 등에 따른 비용편익 등의 경제성 평가가 시급히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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