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회, 사이트 게시판 실명제 전환 놓고 '시끌'

"자유게시판 실명제 전환은 클린인터넷운동 일환"...네티즌 "건물 매입 관련 언론 봉쇄"

검토 완료

이철용(withnews)등록 2005.04.04 15:43

모금회는 건전한 나눔문화를 위해 게시판을 실명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 이철용

회관 매입과 관련해 지난 1월부터 비난을 사고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아래 모금회)가 이번에는 비실명제로 운영하던 자유게시판을 4월 1일부터 실명제로 전환해 네티즌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모금회 간의 공방과 관련한 보도 이후 모금회 사이트(chest.or.kr)에는 모금회를 비난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이런 와중에 지난 3월 31일 모금회가 갑자기 4월 1일부터 비실명으로 자유롭게 운영하던 게시판을 실명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모금회가 공지문에 밝힌 글은 다음과 같다.

"현재 국내 인구의 70%이상이 이용하고 있는 인터넷은 중요한 통신 및 생활수단이지만, 유해 사이트, 스팸 메일, 무분별한 비방 및 근거 없는 소문 유포 등으로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으며 각별한 주의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공동모금회에서는 정보통신부와 클린인터넷 운동본부에서 적극 추진 중인 '클린 인터넷 운동' 에 동참하고자 게시판 실명제 전환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게시판 실명제 전환으로 홈페이지의 Q&A, 자유게시판, 웹진 독자한마디 게시판은 실명으로 가입하신 회원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모금회가 제시한 '유해 사이트, 스팸 메일, 무분별한 비방 및 근거 없는 소문 유포' 가운데 모금회에 해당하는 것은 비방과 관련한 내용이다. 모금회의 게시판에는 유해 사이트, 스팸 메일 등은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최근 회관 매입 이후 모금회를 비난하는 내용이 100여건 이상 올라왔기 때문이다.

모금회의 게시판 실명제 전환과 관련해 네티즌들은 '자성보다는 질책의 원천봉쇄가 우선인가?', '게시판 글쓰기를 방해하는 치졸한 모금회' 등의 글을 게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무분별한 인터넷 사용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인터넷 실명제'의 사회적 합일이 없는 상태에서 모금회의 실명제 전환이유는 궁색해 보이기만 하다.

무엇보다도 회관 매입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실명제 전환은 투명성을 강조하고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모금회의 답변과는 거리가 먼 것이 아닐까?

복지부 - 모금회 공방

▲ 논란이 일고 있는 중구 정동의 모금회 회관

보건복지부 감사관실은 사회적으로 모금회의 회관 매입과 관련해 물의가 일어나자 지난 2월 17일부터 25일까지 특별감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지난 3월 31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감사결과 발표에서 모금회가 정부의 승인금액인 220억원보다 47억원을 초과한 267억원의 회관을 매입하면서 정부의 기본재산처분 추가 승인여부가 결정되기 전에 양해각서(가계약)를 체결하고 추가 승인 불허 통보에도 계약을 해지 하지 않고 건물매입을 계속 추진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부족분 40억원을 불우이웃돕기성금 중 지정기탁 형식으로 기부 받아 매입비용에 충당했다는 문제를 제기하며 40억원을 환원조치하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특별감사에서 회관 매입과 관련한 내용뿐만 아니라 모금회의 운영전반에 관한 감사를 벌여 13개 부문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이와 관련한 책임자의 문책도 요구했다.

그러나 모금회는 보건복지부의 감사결과에 대해 3월 31일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자료를 통해 전면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러한 모금회의 대응은 피감기관이 감사기관에 대해 이례적으로 공개 반발한 것이어서 향후 보건복지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 이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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