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자신의 블로그에 노 대통령의 독일방문에 대한 내용의 글을 실었다. 전 의원은 인터넷에서 서핑을 하다 발견하였다며 한 독일 유학생의 ‘독일교민-노무현에게 분노하다’란 제목의 글을 소개하고 있다.
전 의원이 소개한 독일 유학생의 글에 따르면, 빌트 프랑크푸르트 4월13일자에는 ‘그가 대동한 사람은 145명이며, 개인요리사 그리고 가지고 온 물, 호텔방에는 특별히 만들어진 화장하는 방…. 65명의 기자를 대동을 하였으며 80개의 가방에는 온갖 산해진미를 가지고…인터콘티호텔에서는 그만의 국을 끓일 수 있는 그의 부엌을 준비했으며…’라는 기사가 나오는데, 여기서 ‘그’가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전 의원에 따르면 ‘독일 유학생은 글에서 독일의 이민1세는 대부분 아직도 힘들게 사는 이들이 많고 좀 형편이 나아도 아주 검소하게 살고 있다며, ‘한국대통령의 호화외유’는 교민이에는 물론 독일인들에게도 비웃음거리라고 썼다’고 한다.
전 의원은 독일 유학생의 글을 인용하면서, 노 대통령이 진짜 서민대통령이냐고 묻고 싶다며 이 나라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잠을 이루기가 어렵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 지었다.
다음은 전 여옥 의원이 올린 글의 전문이다.
오늘 인터넷서핑을 하다 눈길을 끄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독일에서 공부하는 이성우란 이름의 한 유학생이 쓴 글입니다.
‘독일교민-노무현에게 분노하다’란 다소 충격적인 제목의 글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노무현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했던 중에
‘빌트 푸랑크푸르트(Bild Frankfurt)’란 한 신문에 난
기사 때문에 한마디로 열받은 이야깁니다.
이 신문은 독일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신문이라고 합니다.
빌트 푸랑크푸르트 4월13일자에는 대충 이런 기사가 실렸다고 합니다.
그대로 옮겨봅니다.
‘그가 대동한 사람은 145명이며, 개인요리사 그리고 가지고 온 물,
호텔방에는 특별히 만들어진 화장하는 방(단 하룻밤을 위하여
방을 따로 필요로 하여 호텔수리를 하였으며--???)
65명의 기자를 대동을 하였으며 80개의 가방에는
온갖 산해진미를 가지고---
인터콘티호텔에서는 그만의 국을 끓일 수 있는
그의 부엌을 준비했으며—‘
언뜻 봐서는 석유가 펑펑 쏟아지는 중동왕실의 호화나들이를
빗대 글 같습니다.
그런데 그 유학생의 글에 따르면 ‘그’는 노무현대통령입니다.
글을 쓴 유학생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런 식의 기사가 줄줄이 오르내리며 교민들의 낯을
뜨겁게 하고 있다.
이곳 독일교민들은 미국교민들과 달리
교민들의 이민1세가 대부분 광부나 간호원들로 이뤄져 있다.
--한국인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인 시절, 그들은
이역만리 타국인 독일에 와서 광산과 병원에서 일한
대가를 송금했으며, 한국정부는 그들의 몸값을 담보로
이곳 독일에서 사정사정해서 융자를 해갔다.
그 돈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기초를 닦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을 그분들을 늘 자랑스럽게 여긴다.
또 과거 한국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 교민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던 일을 다들 어제 일처럼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젊은 날 대부분의 돈을 송금한 탓인지 이민1세는
아직도 힘들게 사는 이들이 많고 또 좀 형편이 나아도
아주 검소하게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대통령의 호화외유’는
교민에게는 물론 독일인들에게도 비웃음거리라고 썼습니다.
저도 Tv에서 노무현대통령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제 우리도 살만하니까 초라한 모습으로 구질구질하게
대통령이 다닐때는 아니라고 봅니다.
또 나랏돈을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언제나 영부인도 동반하지 않고
혼자 외국에 갔던 이승만대통령처럼 하라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그러나 한국안에서 TV를 보면서 보란듯이 모자란 것없이
넘치는 여행이란 느낌은 충분히 들었습니다.
또 권양숙여사가 입은 ‘구중궁궐 풍의 한복’도
그 옛날 이순자여사가 한번 입었다가
‘장안의 비웃음을 샀던 기억’이 떠올라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노무현대통령이 되도록이면 더 많은 나라를 가보고
더 많은 것을 배우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현장학습’을 하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대통령의 외유비용이 많을때는 하루에 수십억원은 한다고 합니다.
다소 그 ‘공교육비용’이 국민이 대기에 버겁긴 하지만
외교는 국력이고, 노무현대통령이 그대로 외국에 한번 다녀올때마다
조금씩 변하는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하곤 했습니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는 ‘가본만큼 아는 시대’라고도 했으니까요.
그러나 오늘 독일유학생의 글을 읽으니
읽는 저도 낯이 뜨거워지네요.
굳이 화장을 할 방을 호텔측에 따로 만들게 한 이유는 뭘까요?
또 물까지 공수해 갈 정도로 독일물이 문제가 있을까요?
(저도 독일에 가본 적있지만 독일생수도 괜찮습니다.)
외국을 가면 그 나라 음식을 맛보는 것도 ‘학습’의 하나인데
굳이 우리 음식을 ‘산해진미’까지 바리바리싸서
‘현지 한식당’을 차릴 필요가 있을까요?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네요.
또한 노무현대통령은 진짜 서민대통령이냐고
묻고 싶습니다.
혹시 무늬만 서민이지 그 속은 ‘사치스런 귀족’이 아닌가-
‘야누스적 정치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노무현대통령의 취미가 한때 요트였던 것은 세상이 다아는 일이죠.
요트는 서양사람들 사이에
‘살때 기뻐하지만 팔때는 두배세배로 기뻐한다’고 합니다.
워낙 유지비가 많이 드는 귀족스포츠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요트놀이가 취미였던 노무현대통령은
서민이란 가면을 쓴 귀족아닌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나라 형편이 어렵습니다.
이른바 상류층 소비는 움직이는데
서민층 소비는 꿈쩍도 안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물가는 치솟아 과일하나 사기도
지하철 타기도 부담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 절대권력을 지닌
조선왕조때도 임금은 반찬 찬수를 줄이고
불편한 잠자리를 하며 민심을 조심스럽게 살폈습니다.
이 어려운 시절에 독일신문에 ‘호화나들이’로
가십거리가 됐다니 참 기가 막히지 않을수 없습니다.
언제부터 우리가 제대로 먹고 살게 되었다고—
또 잘 살게 되었다고 해도 더 겸손하고 더 검소한 모양새로
독일을 왔다면 삼성이 광고를 하지않아도 더 환영받고
더 존경을 받았을 것입니다.
절대로 이런 가십의 대상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보고싶은 가족을 뒤로 하고 이를 악물고
석탄가루를 마셔가며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이를 악물었던
광부였던 60이 넘은 교민들이 어떤 심정이었겠습니까?
참 답답하고 암담합니다.
이 나라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요즘 엄청 피곤한데도 쉽게 잠들수가 없습니다.
오늘 밤은 더 잠을 청하기가 힘들겠습니다.
2005년 4월 16일 전여옥
|
|
|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