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목사의 회개와 목회자의 부(富)

목사의 부를 부끄러워 않는 세태...조 목사 회개 ‘경종’ 역할해야

검토 완료

이승균(seunglee)등록 2005.04.19 08:31
잘 먹고 잘 입고 잘 사는 목사가 넘치는 세상이다. 요즘 청빈은 목사의 삶과 크게 연관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목사가 누리는 경제적 풍요는 교회 규모와 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전북 J 교회 담임목사 연봉이 2억 원에 이른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준바 있다. 그런데 이 교회 담임목사는 이 사실을 보도한 언론사와 제보자를 상대로 모두 6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목사의 연봉을 2억 원이라고 보도한 것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소송의 주된 이유다. 이 교회가 목사에게 투자(?)하는 돈은 2억 원에는 못 미치지만 적어도 1억 원이 훨씬 넘는다. 사실 따지고 보면 2억 원의 액수는 크게 과장한 것도 아니다.

지방 소도시 목사가 자신이 누리는 부의 정도를 조금 뻥튀기(?)했다는 이유로 문제를 제기한 측을 제소하는 것은 성직자의 윤리와 양심의 문제다. 그가 자신의 부에 대해 ‘잘 먹고 잘 입고 잘 살아서 미안하다’고 공개적으로 회개하는 것이 순서일지도 모른다.

이런 측면에서 조용기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가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월례회에서 말로만 사랑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이중적인 삶을 회개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 목사는 또 "잘 먹고 잘 입고 잘 살아서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조 목사는 적어도 목회자의 삶이 부를 누리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입술로 고백한 것이다. 또 동료 목사와 기자들 앞에서 담담하게 자신의 과오를 고백하는 용기를 보여줬다.

진실한 회개에는 행동이 따른다. 조 목사가 소외된 이웃이 누리지 못한 부를 누렸다고 고백한 후 어떤 행동을 보일지는 그 만이 알 것이다. 적어도 조 목사의 회개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조 목사가 J교회 목사와는 차원이 다른 행동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