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 연례행사의 날?

[니네들의 대한민국 3]

검토 완료

윤은호(이솝003)등록 2005.04.21 09:42
어제(20일)는 장애인의 날이었다. 매스컴 곳곳마다 장애인을 사랑하고 다시 아껴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오늘 하루를 위하여 뉴스와 텔레비젼은 그 귀한 지면과 시간을 들여서 모든 국민들이 장애인에게 가지고 있는 차별을 없애기를, 또한 환경개선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출(?)했고, 대학교에서도 크지는 않지만, 대자보를 띄워놓아서 장애인에 대한 문제 해결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런데, 이렇게 장애인들을 온전하게 위해도 모자를 날에, 두가지 안타까운 사건이 TV를 통해 알려졌다. 첫번째 사건은 장애인 성폭행 사건에 대하여 무려 고등법원에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건이었다. 정신지체 3급 장애인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가한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더군다나 그 이유가 더 웃겼다.

뭐, 그정도 되면 13-4살의 지능을 가지고 있으니까, 아이가 이러한 성폭행을 할수 있도록 인정했고 판단할 수 있다고 해서 무죄를 선고한다는 요지였는데, 정말 그랬을까? 더군다나 범죄자조차도 자신이 '죄를 저질렀음'을 인정한 상태에서 말이다.

그런데, 두번째 사건에는 더 기가 막혔다. '장애우 이동권 보장'을 위한 시위를 하고나서 마포대교를 통해 이동하던 장애인들이 갑자기 화나서 차도로 들어간걸 가지고 갑자기 경찰 몇부대가 꽈악 둘러싸고 그들을 무작정 무력을 동원해서 해산시켰다. 아니, 장애인이 화나면 안되냐?

더군다나, 사고력이 더 떨어질 수 있는 장애인의 정신상태를 이해를 못하고 그렇게 공권력을 동원해서 두시간씩이나 퇴근길 방해하며 설득하지도 못하고 무엇이 그리 켕겨서 해산시켜야 했는가? 왜 그들을 잡아들여야 했는가? 그렇지 않더라도, 그 '장애우 이동권 보장' 때문에 시위한지 벌써 몇년 이상이 지났는데, 아직도 그러한 소리를 '참여의 정부'라고 불리우는 우리 정부는 들어줄 여력이 없는것인가?

솔직히 말해서 지금까지 밝히고 다니지는 못했지만, 나도 장애인이다. 더군다나 내가 가지고 있는 장애는 최근에 '말아톤'이 뜨기 전까지 사각지대에 있었던 자폐증이다. 더군다나 장애인등록 3년전에 했다. 그때까지 뭐했냐고? 등록하고 싶어도 자폐증을 장애로 인정 못해줘서 못했다. 더군다나 장애등록 인정해 주어서 장애인증 등록하러 검사하러 갔더니, 뭐, 지능수치가 높아서 장애인증을 준다고? 어이가 없었다. '지능수치가 낮아야 자폐인'이라는 이상한 관념이 어디서 나온건지.

도대체 '큐브'에서 수학에 매우 능한 자폐인은 안 봤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더군다나 등록시기와 초기 상태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 아마 내가 태어났을 적에 등급을 매겼으면 분명히 1등급 나왔을 거다.

그나마 지금 3등급으로 내려간(?) 것도, 우리집에 태어나고 나서 열심히 나를 길러 주시던 어머니가 그나마 이 못난 아들 더 나은 상태로 만드시겠다고 열심히 조기교육기관인 베데스다에 한달 월급이 45만원이었던 시대에, 매달 15만원씩 부어가면서 열심히 교육을 받은 후에, 일반학교로 곧바로 진입해서 그나마 상태가 많이 나아진거다. 결국, 몇년후에 인천 통합학부모회와 관계가 있는 한 병원에서 간신히 장애인증 등록에 필요한 검사를 무사히 마칠수 있었다.

그런데, 그 이후로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의 눈초리가 달라졌다. 옛날에 내가 정상인의 신분이었을 때에는 그나마 사정이 낮더니 (왕따, 혹은 은따를 당했던 때이기 때문에), 장애인 등록을 하고 난 후에는 아예 그 공격의 강도가 심해졌다. 심지어 어떤 애는 "너는 못생긴 장애인하고나 결혼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야. 비장애인하고 결혼할 수 있겠냐?"라고 까지 말한 적이 있었다.

더군다나 대학교를 들어가려고 했더니 왠만한 수도권 장애인 전형에는 정신지체아가 포함되지 않거나, 장애인 전형이 입시요강에 아예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다음회에 자세히 서술하겠지만, 서울대학교를 들어가려다 '자폐인'으로서의 리스트를 감당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입학기회 자체를 박탈하지 않기도 했으니.

그래서 결국 경희대, 중앙대, 인하대 일반전형으로 제출했다가 둘다 떨어지고 지금 들어간게 인하대다. 이러할 정도로 사람들이 장애인들에게 배려가 없다는 것이다. 나조차도 이러한데, 그날 마포에 모여서 시위하면서 차도로 나갈 정도로까지 나간 사람들의 분노와 한은 또 얼마나 더했을까.

요즘 말아톤 때문에 장애인에 대한 호응도가 꽤 높아졌다. 그러나, 진정한 장애인을 위한 환경은 솔직히 말해서 아직 아니다. 우리 사회가 아직 언행일치의 삶을 걷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적으로, 노무현 대통령께서 친히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인 배형진씨를 만나서 장애지원법을 확충하겠다고 이야기를 하신거 같은거나, 소위 장애를 극복한 사람들 이야기나 그들에 대한 지원 이야기가 과연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미치고 있는가?

내가 생각했을 때에는 그렇지 않은것 같다.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미국처럼 어느정도라도 동등하게 대우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언제일지, 이젠 지겨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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