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영화제 협의 결렬 ‘숨겨진 내막’

피판관계자-“특정인 심어 부천영화제 접수하려 했다”.영화인회의-“이사진 사퇴 등 일관성 없는 태도로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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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승(igen)등록 2005.05.04 13:34
지난 4월 25일 영화인회의 측의 협의 결렬 통보로 무산된 피판과 영화인회의 양측간 협의 과정 배후에 모종의 파워게임이 있었음이 드러났다.

(사)영화인회의 측이 부천영화제 정상화를 위한 노력 보다는 피판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그간 협의과정에 나타나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결론부터 밝히면 (사)영화인회의 측은 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이미 모 인사를 내정해 놓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집행위원장의 힘을 축으로 한 영화제를 이끌어 가기 위해 새로운 집행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의 해촉을 책임 문제로 삼은 조건부, 피판 이사회 총사퇴를 요구한 것이 협의 결렬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과정을 살펴보면, 피판 정상화를 위해 지난 4월 9일 정오 부천시내 한 일식집에서 홍건표 시장, 이장호 감독, 영화인회의 이춘연 회장, 유창서 사무국장 등이 모여 간담회로 시작된 양자간의 협의는 피판 측이 영화인회의 쪽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으로 입장이 모아지면서 급물살을 타고 진행, 부천영화제의 정상화에 대한 예측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순항하던 협의는 돌연 4월 15일 영화인회의 유창서 사무국장과 부천시 문화예술과 최인용 과장이 참석한 실무자회의에서 (사)영화인회의측이 “김홍준 집행위원장 해촉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사회가 총사퇴할 것과 영화인회의에서 추천하는 인사로 집행위원장을 위촉하며, 이를 전제로 집행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하는 무리한 안이 대두되면서 난항을 겪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회의 참석자 중 한사람은 “그동안 영화인회의에서 요구한 내용에 대해 피판은 모든 문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는 기본 입장에서 합의점에 도달하려 했으나 4월15일 영화인회의 유창서 사무국장이 갑자기 ‘모대학 J 교수’를 집행위원장으로 위촉해 줄 것을 요구하는 카드를 들고 나왔으며, J 교수를 중심으로 한 집행위원회 구성을 요구해 왔다”고 말했다.

(사)영화인회의 유창서 사무국장은 지난 2일 <부천타임즈>와의 전화통화에서“신임 집행위원장 추천은 피판 조직위원장이 집행위원장을 추천해 보라는 권유에 따라 ‘이런 사람도 있다’라는 측면에서 소개한 것 뿐”이라며 “영화제는 영화인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 과정을 지켜본 관계자는 “유창서 사무국장이 먼저‘모대학 J교수’를 집행위원장으로 위촉할 것을 요구 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또다른 관계자는 “왜 이날 갑자기 ‘J교수’를 집행위원장으로 위촉해 달라고 요구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하고 또한 “(사)영화인회의가 이사회 총사퇴의 조건으로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의 해촉을 문제 삼아 피판 측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굴복시키려 한 것은 협의의 원칙도 모르는 영화인회의 측의 일방적 횡포”라고 덧붙여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판 측은 한 발짝 물러서 “집행위원장 문제는 추천만 하고 결정은 조직위원회에서 하도록 하자”는 기본안을 확인하면서 추천권 부여 등의 방법론과 함께 개정 정관에 따를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한 영화 관계자는 “(사)영화인회의의 요구는 지나친 내정간섭으로 결국 피판을 영화인들이 좌지우지하겠다는 뜻으로 생각되었으며, 피판 정상화를 위한 순수한 의도가 아닌 또 다른 의도로 협상에 임했음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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