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삼성회장에게 철학박사를 수여하는 의미

고려대 소동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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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덕(digi)등록 2005.05.04 17:14
2일에 있었던 고려대의 삼성 이건희 회장의 철학박사 학위 수여에 대한 소동을 바라보며 경제학을 전공하고 세계적인 기업의 CEO에게 고려대에서는 다른 여러 가지 학위를 줄 수 있을 것인데 왜 하필 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하고자 하였을까? 하는 호기심으로 불미스런 소동과는 다른 관점에서 방관자로서 나름대로의 생각을 해 본 결과 숨은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감지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는 눈부신 성장을 해 오면서 오직 경제적 가치와 결과에만 매달려 사회적 도덕적 가치는 무시되어 왔으며 이로 인해 많은 부정과 부패로 존경과 모범의 대상이 사라진 사회가 되었다. 특히 노동자의 희생을 바탕으로 성장하였다고 생각하는 일반 국민들은 기업은 돈이 되는 일만 하는 바른 일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조직이라는 생각이 의식의 밑바닥을 지배하고 있다. 사실 그렇게 성장하였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제 사회는 바꾸었고 또한 급속하게 바꾸어 가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 및 확산으로 기업의 투명성이 날로 증대되고 일반대중의 기업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대되어 시민단체 등의 활동을 통해 공적 감시가 심해져 앞으로 기업은 자신들의 활동을 위장하거나 숨기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며 따라서 많은 학자들은 다가올 미래에는 정부나 교육기관 보다 기업이 더 큰 사회적 윤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금도 느낄 수 있다. 세계가 글로벌화 되면서 관세 등의 장벽이 사라지고 단일 경제권으로 묶으려는 시도가 확산되어 세계는 경제 시스템에 의해 좌우되고 시장을 토대로 한 기업 활동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한 기업이 자신의 국가는 물론 지구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커지고 있다.

기업의 잘못과 오류는 기업만의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전반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과 기업가들의 윤리의식은 이제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기업 활동은 지역과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올바른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활동하여야 하며 그렇게 할 때 안정적인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기업가는 지금까지의 정치지도자들 못지않은 철학적 리더쉽이 요구된다. 기업의 리더는 경제 뿐 만 아니라 문화와 환경 등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와 포용력을 가추고 미래를 바라보는 올바른 윤리의식과 철학을 가져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고려대에서 이건희 삼성회장에게 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며, 이건희 회장을 비롯하여 모든 기업가들은 이 학위가 갖는 의미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다.

비롯 이런 깊은 뜻은 모르는 어린 학생들의 소동으로 대기업 총수로서 자존심이 크게 상하였겠지만 고려대가 우리나라 최고 기업인인 이건희 삼성회장에게 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것은 의미가 여기에 있으며, 우리 기업의 미래를 염려하는 깊은 충정이 내포되어 있음을 이해하고 삼성과 이건희 회장은 대승적인 자세로 학생들의 작은 소동에 마음을 두기 보다는 철학박사 학위에 더 큰 의미를 마음에 새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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