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가 되다!

중국 교장선생은 원래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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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식(asadal99)등록 2005.05.17 16:06

중국인 여선생이 가져온 그 쪽지입니다. 1년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좀 질기죠? ⓒ 최광식



그래! 어쩐지 계약당일 낮술 안먹는 나에게 줄창 술을 권하더니! 이런 음모(?)였나?

사실은 긍정적으로 이해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내 잘못이고, 문화적 차이이거나 통역상의 미숙이다 등등등

하지만, 평소 이 인간같지도 않은 이 교장이 중국인선생님들에게 하는 걸 보면 알수있습니다. 두 달도 안되는 짧은 기간이 '일본어선생'이 두 번이나 바꼈습니다. 이유는 선생들에게 월 1,000위안씩 준다고 해놓고 월급을 안주거나 아니면 월급을 계약과 달리 절반정도만 주니 누가 있겠습니까? 이런 학교에..

거기에다 일본어반 학생들중에서 친하게 지내던 2학년 학생이 그러더군요. 이 교장은 상습범이다. 월급을 그렇게 떼어먹는다. 어쩌고

야! 너 나한테 위약금 받던가 말던가 해! 어쩌고 하고 짐싸서 갈려는데 '중국인여선생'와서 울먹이며 제가 가면 학생들 또 몇개월 한국인선생없이 공부해야 되요 이러지요. 학생들중에서 또 친하게 지내던 여학생도 와서 울지요. 어떻합니까. 한국사람은 정(情)에 약하기 마련아닙니까? 짭! 거 중국교장이 사기친 비용이라야 한국편의점 아르바이트 이삼주 정도되는 금액이라..

휴! 그래! 그래! 기차가 선로에 있는 X 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별로 아름답지 못한 격언을 떠올리며 참기로 했습니다.

재 계약을 하기로 했지요. '중국인여선생'에게 어떤 조건을 걸던 오케이 하겠다고 했지요. 그래서 계약은 '비행기표없이 월 1,600위안'으로 또 내려갔습니다.

그 후로도 월급날 기분 좋게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 이후 한 차례도.. 늘 월급내놔라! 어쩌고 수업거부하고 그런 '생쑈'를 해야만 마지못해 내놓을 뿐였지요.

해가 바껴서 2005년이 됐습니다. 계약을 연장해야 하는데 이 교장이, 비자연장을 위해 산동성 청도에 보냈던 제 여권을 몰래 가지고 있던 것이 들통났습니다. '여행사'에서 여권을 우편으로 보냈다는데 며칠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것 아니겠습니다.

'계약서에 왜 사인 안하냐?' 하길래 '여권받아보고 비자확인하고 할꺼다' 라고 하니 '여권'을 내놓더군요. 우편으로 왔을 제 '여권'을 포장을 뜯어서 보고 버리고 그 알맹이인 '여권'을

어이가 없다보니 허탈해지더군요. 혹시나 제가 너무 그 인간에게 데인 것이 많아서 오해하는 가 해서 다른 중국선생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중국에서는 남의 우편물 뜯어보는 것 괜찮은거냐? 한국에서는 범죄에 해당된다'고.

역시나 아니다 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올해 3월에 그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원래는 올 7월까지 할 작정였는데 지금 막 중국어실력이 붙는 상태라.. 제가 가르치던 3학년 학생들도 취직해서 거의다 나갔고, 저도 도저히 그 교장하고는 일을 할 마음이 없어서..

마지막에도 그 몇백위안 안 내놓을려고 '한국대사관에 가서 알아봐라!'어쩌고 하는데 정말 중국에 와서 가장 크게 화를 냈습니다. 그 돈 한국돈으로 몇만원정도 제가 학교다닐때 이삿짐 아르바이트 하루할때 금액과 비슷한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정말 그 인간에 돈 떼이는 것이 아까워서.. 얼굴볼때 마다 외쳤습니다. 학교에서. '내 돈 내놔!!' 하고 한 일주일 지나니 내놓더군요. 그 걸 그 인간 면상에 던질려다 휴우~ 괜히 잘 못하면 육탄전 벌어질까봐..

제가 근 1년 있었던 그 중국교장의 외국어 학교입니다. ⓒ 최광식



중국 산동 평도에 있던 총각도 중국교장이 월급 떼어먹는 바람에 한 3달 고생해서 받았다고 하던구요.

위에서 말한 산동 유방의 방직학교도 한국인 선생들 마지막 달 월급 떼어먹는 건 당연한 관행처럼 한다고 그 학교 다니던 한국인 선생 2분한테 들었습니다.

아! 중국인은 원래 그래! '중국교장은 다 그래!' 식의 해석은 원치 않습니다. 이런건 인간이 인간에게 행하는 추악함 중의 일부이지. 어느 국가, 어느 민족의 특정한 관습은 아닙니다.

다만, 제가 한국 뉴스나 신문에서 봤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나 인권탄압'등등등 그냥 활자나 머리속으로만 이해되던 것이 '가슴'으로 이해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역시 당해보니 잘 알겠더군요.

단, 제가 중국에서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그 중국 교장에게 이리 저리 당하면서 자기가 원해서 '사회적 약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가 되어지는 거구나 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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