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 얘기하면 회담이 깨진다고?

북핵문제 다루지 않는 회담이 진정한 남-북간 회담이라니..

검토 완료

이충현(intellect)등록 2005.05.19 11:06
지난 16일부터 북한 개성에서는 실로 오래간만에 남북 차관급 회담이 열리고 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진통을 겪고 있다. 애초 17일 오후 4시께 끝날 회담이 19일까지 연장됐다고 한다.
우선 합의사항을 살펴보면 남한 정부는 애초의 남북 관계 정상화, 북핵 문제, 비료 지원 등의 목표를 설정했다. 일단 예년 수준의 비료 20만t 지원은 합의됐고 남북 장관급 회담도 6월중 열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이뤘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한 걸음도 진척되고 있지 않은 북핵 문제다.
우리 쪽은 북핵 문제에 대한 남북한의 합의된 입장을 공동 보도문에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근본적으로 핵 문제는 북·미 간의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북한의 어불성설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비료만 지원했다는 비판이 아니라 무엇보다 핵문제는 남북 당사자간의 합의가 중요하다.
북한에서 언급한 북미간의 입장이라는 것도 맞지만 핵은 어디까지나 한반도가 구속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만약 북핵문제가 논의되지 않는다면 차라리 회담이 깨지는 것이 낫다. 물론 극단적인 표현일 뿐 오랫동안 대치되었던 상황에서 그 누가 회담이 깨지기를 바라겠는가? 그러나 북한의 언행을 들어본다면 아마 누구나 한번쯤은 이러한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실무협의에 임하고 있는 북측 대표단은 북핵문제를 외무성이 다룬다고 해서 자기네 들이 언급할 것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북한도 아무리 김정일 1인의 독재국가라고 하지만 엄연히 업무를 공유하는 정부가 있을터인데 자신들의 임무를 외무성에서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대표로서의 책임있는 자세도 아니고 할 이야기도 아니라고 본다.
최소한의 명시적 언급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는 조-중-동과 일부 보수세력이기 때문도, 북한을 압박해서 실익을 얻으리라는 주장을 가진것도 그 어느것도 아니다.

우리 정부관계자가 밝혔듯이, 통일도 아니 민족공조도, 화해도 한반도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는 이상은 의미가 없다.
솔직히 우리나라도 핵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는 아니 적어도 한국은 핵을 갖기가 현재는 어렵다고 봐야 하지 않는가..

북한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은 정말 비료나 타가려고 하는 속셈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비료떨어지니까 회담하자고 나왔나?
아직도 20세기의 화전양면전술을 취하고 있는 것인가?
비료를 주었으면 그에 따른 성의를 반드시 보여야 할 것이다.
물론 비료 20만t에 대한 대등한 성의를 보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군사용이 아닌 정치적 외교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런 대량살상무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좋은 것인가? 위험을 담보로 한 협상은 벼랑끝 전술의 또다른 버젼일 뿐이다.

하지만 인도적인 지원은 우선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고 본다.
김정일이 아무리 나쁜 놈이라고, 제거해 버려야 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무관하게 북한 주민은 일단 먹이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진정 민족을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본다.
따라서 이번 비료지원을 통해서 북한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개성에서 자리를 털고 일어나기 전에 우리는 북한의 핵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민족을 위한 길이 아닐까?

따라서 우리대표단은 북한의 핵문제를 꼭 의제안에 포함시켜야 하며 진전된 결과를 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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