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홈플러스 김치 수입에 대한 옹호

우리가 막아야 하는 것이 외국의 수입농산물이 아니라 성장만을 지향하는 삶이 아닐까요?

검토 완료

조태용(runkorea)등록 2005.05.27 10:25

(주)삼성테크원이 중국에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수입한 김치 ⓒ 조태용


삼성 같은 대기업이 김치를 수입한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하는 것이죠.
삼성 홈플러스같은 대형마트에서 자기 상표로 붙여 중국김치를 판다면 일반 소비자들이 삼성을 믿고 구매 할 것입니다.
더구나 중국산 김치임을 작은 글씨로 교묘하게 위장하여 삼성이 보증하는 국산인 것처럼 판매하는 것에 분노합니다.
김치는 연관된 농산물이 많아 김치를 수입하면 다른 농산물(고추,파,마늘)들의 연쇄적으로 무너질 위험이 높습니다.

삼성이라는 대기업이 앞장서서 농산물을 수입한다면 잘못된 것입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기업이니 말입니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생명의 기본인 농업을 파괴하는 일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대한민국은 정상은 아닙니다.
삼상도 정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의 또다른 생각은 이렇습니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니것이 목적이니 수입은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나오는 논리입니다.

우리 기업이 해외 수출을 하지 않으면 우리경제는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한국은 세계수출 12위(2004년 기준)입니다.
그리고 GDP에 대한 무역의존도는 1980년대에 60~70%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초반에 50% 수준까지 낮아졌다가,
다시 높아져 1997년에는 63.5% 수준으로, 1998년 이후에는 거의 70%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은 수출 비중이 약 18%이고 미국은 약 20%입니다.
두 나라에 비하면 놀라운 의존도입니다.
이렇게 수출비중이 높다 보니 대한민국은 수출을 하지 않고는 살지 못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경제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돌아가는 거대한 거미줄과 같습니다.
어디선가 흔들리면 전체 거미줄에 반드시 파장이 일어나는 것이죠?

그래서 농민역시 수출과 절대 무관하지 않습니다.
연결고리는 이렇습니다.
수출이 준다.
경기가 침체된다.
소비가 위축된다.
농산물은 생필품으로 소비가 위축되어도 판매가 유지된다.
하지만 친환경 농산물은 저렴한 일반농산물이라는 대체제가 기다리고 있어
더욱 줄어든다.
친환경 농산물은 소수 부자들에게만 팔린다.
친환경 농가들끼리 경쟁한다.
가력이 하락하다.
농가가 준다.
어느 정도 가격이 유지된다.
이런 현상이 일어날 것입니다.
지나친 일반적인 도식일지 모릅니다만 대부분의 상품이 이런 생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생각엔 이것을 농민들이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외면하고 있거나 대체제가 아닌 농산물이 수입하거나 공산품등을 수입하라는 것이겠죠?

왜 "성장"이 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수출은 하면서 수입은 하지 않겠다는 것은 국제 사회에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팔기만 하고 사주지 않는 것이니 좋아할 리 없겠죠?
그러니 삼성이 김치를 OEM으로 수입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삼성홈플러스 국내 대형 할인마트 시장에서 이마트에 이은 2위 업체입니다.
세계경영, 일등경영, 천재경영등을 외치며 경쟁을 최고로 치는 기업정신을 가진 삼성이라는 이름이 붙은 삼성홈플러스입니다.
무엇 보도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고, 이마트를 이기고 1위가 되는 것이
목표일 것입니다.
그러니 수입김치가 문제겠습니까?
성장 할 수 있다면 다른 일도 할 것입니다.
이런 일들의 내면에는 “성장 제일주의” 의라는 괴물이 있습니다.

농업도 비슷합니다.
농장을 늘리고 싶고,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누군가를 이겨야 하고 성장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성장한 사람이 인정 받습니다.

그러니 기업이나 농부나 학생이나 모두가 성장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IMF라는 혹독한 겨울을 거친 대한민국 국민들이라면 경제성장율이 몇%를 유지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불안감을 가지고 삽니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에게 성장을 유지하는 것이 제일 목표입니다.

내 농사도 내년에 더 "성장"했으면 좋겠고, 돈도 늘어나면 좋겠고, 자식들 공부도 남보다 잘해야 하고, 국가도 잘살았으면 좋겠고, 그래서 주가는 1000포인트를 넘고, 경제성장률은 5%를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죠.

결국 삼성홈플러스에게만 성장할 기회가 있는데 “하지마” 라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사실 농업의 문제는 “국가가 성장을 위해 농업을 포기하려고 하는 것"이 핵심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린 여기서 암담한 함정에 빠지고 맙니다.
나 역시 “성장이 좋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가가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하는 것은 반대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경쟁성장이 안되었다고 정부를 질타하는 것은 보았지만 성장이 줄었다고 칭찬하는 경우는 이제까지 없었습니다.
결국 모두가 “성장”이라는 것에 찬성합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가 막아야 하는 것이 외국의 수입농산물이 아니라 성장만을 지향하는 삶 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부터 성장을 멈추고 유지나 긴축하는 삶의 자세를 가진다면 어떨까요?
모든 국민이 성장을 멈추기를 바란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럼 모두 참혹한 결과가 나올까요?

성장이 아닌 행복을 추구하면 어떨까요?
반도체, LCD 같은 성장동력이 아닌 즐거움, 웃음이나 사랑 같은 행복동력을 찾으면 어떨까요?

우리 주변의 자연이 이렇게 파괴되는 것도 결국 성장 때문 아닙니까?
우리 논밭이 농약과 화학비료에 시름하는 것도 성장 때문입니다.
성장하면 행복해진다는 것은 거짓입니다.
성장만을 위해 살았던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설사 그들이 행복했다고 해도 그것은 성장한 몇몇 일뿐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삶에서 행복을 가로막는 가장 못된 단어가 “성장”인지 모릅니다.
지금은 성장이 가장 좋은 것으로 꾸며진 빛나는 단어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성장은 성장일 뿐 행복이 아닙니다.
"성장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성장은 최고의 선입니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는 의미의 성장을 버려야만 행복이란 역에 가까워 질 수 있습니다.

행복은 행복을 추구하는 삶에서만 찾아오는 특별한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성장을 멈추면 행복해 진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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