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댄서의 순정'은 올 상반기 흥행에 가장 성공했던 '말아톤'보다 사람들의 입에 더 자주 오르내렸던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그만큼 '국민여동생'이라는 새로운 닉네임까지 대중적이 된 그의 네임벨류는 이미 국민배우에 버금가고 있는 느낌이다.
성공한 여배우중 유일하게 안티팬이 존재하지 않았던(있어도 상대적으로 미미한) 문근영이 대중적으로 폭발적인 지지도를 얻어낸 후 첫작품이었던 만큼 만인의 시선이 집중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그 첫번째 결과물로서는 개봉 50일이 지난 현재 220만명이라는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 일단은 성공적이었다 할 수 있겠다.
- 충무로에서 그토록 애타게 기다렸던 대형 여배우가 탄생한 것인가?
한국 톱여배우의 계보는 60년대 엄앵란 70년대 김지미 80년대 강수연 90년대 심은하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2000년대 아직은 그들과 견줄만한 여배우가 딱히 없는 것이 사실이다. 전도연이 왕성하게 활동은 하고 있지만 흥행보증 수표로서의 네임파워는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와중에 작년말부터(정확하게는 연예계 X-File 공개시점부터) 폭발적인 인기 몰이에 나선 배우가 바로 문근영이다. 물론 문근영을 배우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수많은 TV 단역과 더불어 영화쪽에서도 장화홍련을 비롯한 몇편의 전작에서 역량을 키워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하게도 아직 그녀는 대형 여배우도 아니고, 본인 또한 그런 호칭을 생각치도 않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변의 돌아가는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어린신부'를 통해 짭잘한 재미를 보았던 영화판에서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그녀의 추종세력을 만족시킬만한 대형 스크린에서의 CF가 필요했다.
- 또 하나의 '여.친.소' 탄생. 그녀는 제2의 전지현이 될 것인가? -
'댄서의 순정' 개봉 이후 모든 언론은 극도로 자제된 리뷰를 싣고 있다. 단지 별점이라든지 20자평과 같은 그리 임팩트가 심하지 않은 공간을 통해서만 비판을 하고 있을 뿐 적나라한 비판과 난도질을 한 기사를 보는 것은 쉽지 않다. 또한 비판적인 기사 또한 그 포커스는 '문근영'이라는 주연 여배우가 아닌 제작사라든가 한국 영화판이라든가 감독과 같은 측면 공격에 대부분의 힘을 할애하고 있다.
영화판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댄서의 순정'이 2005년 가장 화려하게 포장된 초등학생용 영화라는 것을 다 알고 있다. 이 불량식품을 사먹는 주소비층은 분명히 로우틴에이저일 것이고 기성 세대는 외면하고 있다. 과연 이것은 무슨 현상인가?
2005년 가장 충성도 높은 팬을 보유한 '문근영'이라는 배우에게 감히 싫은 소리를 못하겠다는 말인가? 왜 이 이와 같은, 후에 자신의 필모그라피에 올리기도 부끄러울 영화에 출연했느냐고 묻지 못하느냔 말이다.
우리들이 하는 것이라곤 고작해야 '감독이 배우의 역량을 살리지 못했다'라든지 '문근영이라는 배우를 담기에 시나리오의 그릇이 작았다'라는 비겁한 우회적 비판으로 대신하고 있느냔 말이다.
모름지기 배우란 그 기본이 연기에 있다면 그 두번째 필요충분조건이란 '작품을 고르는 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의 능력과 색깔 그리고 배우적 역량을 가장 잘 투영시킬 수 있는 작품과 감독을 찾는 것 또한 배우의 능력이란 뜻이다. 단지 영화를 쉬는 동안 CF를 찍거나 몸매를 가꾸는 것만이 배우가 할 일은 아니란 뜻이다.
-충무로는 불량식품 공장지대인가?-
멀티플렉스의 확장과 각종 이동통신 업계의 할인 서비스까지 이어지면서 이제 관객 1000만명이라는 4천만이 조금 넘는 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관객의 동원이 가능해졌다. 따라서 이러한 관객동원의 실적은 헐리우드식 블럭버스터라는 인스턴식 영화의 제작을 가능케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 오래되지도 않은 10여년전 서편제가 그 대단한 인기 몰이를 하면서 처음으로 관객 100만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이제 관객 100만이 든 블럭버스터라면 큰 적자를 면치 못할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의 질이 올라갔느냐 하면 그것 또한 아니다.
서편제의 그 시리도록 아름다웠던 경치와 댄서의 순정에서 나왔던 '반딧불'이 비교나 되는가? CG의 발달이 갖고 온 새로운 세상의 창조인가? 아니면 서편제의 눈물나도록 아름다웠던 '창'과 싸구려 무대에서 조명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촬영 기술 또한 엉망이었던 댄서의 순정에서의 '댄스 경연대회'와 비교나 되느냔 말이다.
왜 돈은 수십배가 들면서 겨우 어린이들이나 좋아한 달짝지근한 맛의 불량식품 박에 못만드는가 말이다. 아니면 문근영이나 제작자를 비롯한 감독과 스태프들은 성숙해진 초,중,고 학생들의 헐거워진 지갑 여는 데에만 관심이 있는 것인가?
-앞으로의 문근영은?-
문근영의 네임파워에 의한 관중동원능력은 200만이라는 숫자를 통해 확인되었다. 박건형이라는 배우나 댄서의 순정이 갖고 있는 영화 자체의 위력이 아닌 순수 문근영을 보고 온 관객이 몇 퍼센트 정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아마 조금씩 그 숫자가 틀리겠지만 대다수가 인정하는 최소 마지노 선은 50%가 넘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가장 대단한 관중동원능력을 갖고 있는 흥행배우를 우리는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 단지 성공할 짝퉁 '댄서의 순정'을 찍어내는데에 머리에 쏟을 것인가? 단지 그녀의 유아틱한 팬들이 원하지 않기 때문에 '벗지도', '욕하지도', '싸움질'도 못하는 착하디 착한 여동생의 이미지로 남겨 놓을 것인지 궁금하다.
문근영 또한 차기작은 이번과 달리 많은 고심을 하게 될 것이다. 소속사의 입장이 어떤지 소속사가 문근영에게 어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입장에서는 최소한 이번과 같은 선택 보다는 좀 더 낳은 선택을 하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대다수의 팬이 바라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될지도 모른다.
문근영이라는 배우가 CF 스타로서 '국민여동생'과 같은 어줍잖은 닉네임에나 만족하며 살든지 진정한 배우로 태어나든지 다음 작품까지만 지켜볼 생각이다. 어찌됐건 어린신부를 비롯해 이번 댄서의 순정까지 그녀는 적어도 작품을 보는 눈만큼은 최저급 여배우에 다름 없다.
|
|
|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