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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강국이라는 말은 이제 지겹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주는 말이 몇가지 있다. '디지털 왕국' 또한 그 범주 것 중 하나 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우리나라는 디지털 왕국이라는 칭호가 어째 영 이상하다. 단지 공장에서 반도체 팍팍 찍어내고 PDP, LCD TV 많이 팔고 있어서 디지털 왕국이라는 얘기란 말인가?
- 디지털 TV는 아직 시험 중 -
우리나라의 디지털 TV 방송은 2010년에 완성된다. 2000년 처음 시범방송이 있은 후 이제 8년째 무엇이 과연 바뀌었나? 작년에야 오랜 소모전 끝에 비로서 디지털 방송 방식이 확정되고 전국으로의 송출을 시작하고 있다. 즉 오래전부터 팔고 있는 디지털 TV는 실상 지방에서는 공중파로는 볼 수 없었던 방송이었고, 지금도 많은 지역에서는 지역 유선방송 업자에 의한 재전송에 의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디지털 방송 6년차에 이르는 올해까지도 반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공중파 4사는 겨우 일주일에 십여시간만을 HDTV의 형식으로 내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HDTV로 제작되고 있는 방송의 종류를 보노라면 기가 막히다.
방송 3사 모두 정해진 시간을 떼우기위한 HD 편성이 눈에 띈다. 중계차 나가야되는 스포츠나 야외촬영은 철저히 배제하고 세트 내에서 가능한 것들 위주로 HDTV 방송을 하고 있다.
HDTV 고정인 프로그램 몇개를 살펴보자. 아침방송인 KBS1의 '아침마당', KBS2의 이홍렬,박주미의 여유만만', MBC의 '생방송 정보토크 팔방미인', SBS의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은 모두 토크쇼이다. 약속이나 한듯이 하나씩 집어 넣고 있다.
KBS1은 이외에 고정편성으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편성하고 있으나 이는 실내 세트에 한정되어 있으며 야외 촬영분은 일반 촬영분으로 HD로 컨버젼해 레터박스(Letter Box)형태로 송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KBS2의 '생생 건강테크'또한 마찬가지로 HD방송이라 하기에는 실제로 HD 카메라를 사용한 시간은 절대적으로 적다. 이 중에서 아침드라마인 SBS의 '여왕의 조건'이 오히려 눈에 띈다.
오후 방송시간대도 마찬가지여서 토크쇼나 오락프로그램에 집중되어 있어 방송편의주의적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만하다. HDTV의 위력이 돋보이는 것은 다큐멘터리나 드라마, 영화, 콘서트와 같은 것인데 실제로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현재 드라마로는 MBC의 '논스톱 5', SBS의 '패션 70s', KBS2의 '부활'정도만이 HD촬영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 '웃찾사', '코메디클럽'등의 오락프로나 '즐겨찾기', '놀러와'등 토크쇼에 한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제외한다면 영화와 같은 경우 사오는 외화의 종류에 따라 HD의 방송 여부가 결정되고 있고 국내 방화와 같은 경우도 HD-Telecine의 경우 제작업체의 DVD의 소스로의 필요에 따라 방송되고 있는 실정이다.
-디지털 TV가 돈값 하는 날은?-
작년부터 시작된 디지털 TV의 가격 하락과 더불어 올한해 엄청난 수의 디지털 TV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2010년 완전히 디지털 방송으로 변경되는 그 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흑백TV에서 컬러TV로 바뀔때보다 훨씬 더 큰 쇼크가 있을 것이라는 디지털 방송은 방송국의 철저한 무시와 제작행태로 인해 소비자는 아무것도 모른채 비싼 티비만 벽에 걸어 놓는 과소비를 조장당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방송이 아니라면 아무짝에도 쓸모 없을 대형 HDTV를 과연 누가 돈값하는 기기로 만들어줄 것인가? 지금과 같이 HD소스가 절대적으로 빈곤한 상황이라면 비싼 HDTV보다 훨씬 저렴하고 큰 티비를 더욱 싸게 만들 수가 있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왜 알리지 않는가? 결국 비싼 티비를 만들어서 많은 마진을 남기는 것은 생산자의 몫이지만 그렇다고 필요도 없는 티비의 소비를 조장하는 것이 정부와 언론의 몫은 아니지 않는가?
결국 정부는 남극에서 생선을 더욱 맛있게 먹는 냉장고를 개발했다고 떠벌리고 있고 생산자는 그 덕에 남극에서 냉장고를 팔고 있다. 하지만 그토록 맛나게 먹을 수 있다던 냉장고에 넣을 생선의 공급은 아직 요원한 상태인 것이다. 생선 안주는데 어떡하랴 얼음이라도 넣어두었다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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